네이버는 왜 브이라이브를 빅히트에 팔았을까?
네이버는 왜 브이라이브를 빅히트에 팔았을까?
  • 임성희 (thepr@the-pr.co.kr)
  • 승인 2021.04.1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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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희의 AI 마케팅 네비게이션]
빅히트 위버스, 네이버 브이라이브 플랫폼 통합
합작사 설립해 개발 인프라 내재화
빅히트가 운영하는 위버스(왼쪽)와 네이버가 만든 브이라이브 화면.
빅히트가 운영하는 위버스(왼쪽)와 네이버가 만든 브이라이브 화면.

지난해 국내 증시 상장에 성공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새 사명 ‘하이브(HYBE)’에 걸맞게 체질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테크놀로지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는 행보를 2회에 걸쳐 분석합니다.   

[더피알=임성희] 올 초 엔터테인먼트 판을 들썩이게 하는 대형 뉴스가 나왔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 현 사명: 하이브)가 네이버로부터 4000억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고, 빅히트가 운영하는 위버스(Weverse)과 네이버의 브이라이브(V LIVE)를 통합한다는 것이었다.

두 서비스는 모두 K팝 아티스트와 팬 간의 커뮤니케이션, 아티스트 공식 굿즈를 판매하는 커머스와 먹방, 눕방(누워서 방송) 등의 일상적인 라이브 스트리밍, 온라인 공연과 같은 아티스트 콘텐츠 퍼블리싱 등을 망라하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플랫폼이다. 쌍벽을 이루던 국내 굴지의 플랫폼이 합쳐진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네이버가 애지중지 키워온 브이라이브 사업을 포기한다는 사실은 경악에 가까웠다.

브이라이브는 2015년 9월 서비스 개시 이후 2021년 현재 1600개 이상의 아티스트 팬 커뮤니티가 있고, 월 방문자 수가 3000만명이 넘는 세계 최대의 K팝 팬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네이버는 브이라이브를 키우기 위해 2017년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에 1000억원을 투자했고, 2020년에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에 또 1000억원을 투자했다. 2019년 하반기 방탄소년단(BTS), 여자친구 등 빅히트 소속 아티스트들이 위버스로 이동할 때까지 브이라이브는 대부분의 인기 K팝 아티스트 팬 커뮤니티를 보유하며 성장했다.

그렇기에 네이버가 공들여 만든 브이라이브를 전격 포기하고 거금을 들여 빅히트 자회사 주식 49%를 확보한 이유가 궁금한 건 당연지사다.

공시를 통해 확인한 양사의 최종 거래 내용은 이렇다. 네이버는 위버스를 운영하는 빅트의의 자회사 비엔액스(BeNX)에 3548억원을 투자하고 49% 지분을 확보한다. 비엔엑스는 투자받은 자금으로 네이버의 브이라이브 사업을 약 2000억원에 양수해 두 서비스를 통합할 예정이다. 비엔엑스 사명은 ‘위버스컴퍼니’로 바뀌고, 네이버에서 브이라이브를 개발하던 인력들은 위버스컴퍼니로 이동해 2022년 통합 서비스를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빅히트는 네이버의 개발자와 선진적인 개발 인프라를 내재화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빅히트에게 왜 파격적인 투자를 했을까? 답은 쉽다. 네이버가 위버스 사업 가치를 높게 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질문의 방향을 바꿔보자. 네이버가 크게 투자할 만큼 위버스 사업의 미래가 밝다면 빅히트는 왜 소중한 지분 49%를 내주면서 네이버와 피를 섞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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