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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7주기] 위기관리, 언론자성 그리고 공감소통
[세월호 7주기] 위기관리, 언론자성 그리고 공감소통
  • 더피알 (thepr@the-pr.co.kr)
  • 승인 2021.04.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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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기사, 전문가 제언 복기…우리사회 얼마나 달라졌나

오늘은 세월호 7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국민 모두에 크나큰 아픔과 고통을 안긴 동시에 수면 아래 있던 사회 문제들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기도 합니다. 반복되는 위기에도 반면교사 하지 못한 국가 관리체계의 무능이 드러났고, 저널리즘 정신을 잃은 언론보도가 얼마나 위험한 흉기가 되는지 알게 했습니다. 7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요?  7년 전 기사를 통해 직접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세월호 참사 7주기인 16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설치된 노란리본 조형물에 시민이 헌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세월호 참사 7주기인 16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설치된 노란리본 조형물에 시민이 헌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위기관리 실패요인 - 2014.04 전문가 칼럼

재앙이다. 많은 국민들은 또 인재라 부른다. 2014년 4월 16일 아침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부근 해상에서 세월호란 이름의 여객선이 침몰했다. 수많은 승객들이 허무하게 희생됐다. 여객선 침몰을 둘러싼 핵심 위기관리 주체들의 위기관리. 여지없이 대형 재난관리 체계의 수준을 그대로 드러내고 말았다. 세월호 침몰로 시작된 위기관리 그리고 큰 실패. 그 대표적 실패 요인 10가지를 꼽아본다.

선박회사의 안전규정 준수 부실
일단 위기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최초의 바리케이드가 무너졌다. 세월호를 운영하고 있는 청해진해운은 최초 몇 명의 탑승객이 승선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지도 못했다. 탑승객과 함께 실린 컨테이너와 차량들의 무게와 수 또한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선박 내 구명조끼는 충분하지 않았고, 배가 침몰할 위기에 사용할 선박 좌우편의 구명뗏목(구명벌)은 46개(25인승)나 달려있었지만 1~2개를 제외하곤 제대로 펴지지도 않았다. 탑승직원들의 안전 조치 실행 수준들을 보면 평소 진행했다는 사고대비훈련 조차 그 수준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선장의 오판과 커뮤니케이션 부실
차선책으로 사고 직후 커뮤니케이션만 정확했다면 사망자를 줄일 수 있었다. 기울어져 가는 선박 탑승객들에게 선장과 직원들은 “선내에 머무르라” 커뮤니케이션 했다. 침몰이 예상되면 취해야 하는 상식적인 승객들의 이동과 집합 조치들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많은 학생들은 선내에 머무르며 추가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기다렸다. 하지만 승객들의 인명구조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지휘해야 할 선장은 가장 먼저 선박을 떠났다. 커뮤니케이션 없는 사고는 곧 재앙을 의미한다. 세월호가 재앙이 돼버린 순간이었다.

구조 지원을 위한 정부간 커뮤니케이션 부실
이전 천안함 사건으로부터 배운 것은 결국 아무것도 없었다. 초기 출동을 통해 선박 위 흩어져 있던 승객들을 구조해 내는 상황관리 활동이 진행됐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진행돼야 할 대형 구조장비들의 입체적 동원은 즉각 이뤄지지 않았다. 국무총리를 비롯 해양수산부, 안전행정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해양경찰청, 소방방재청, 해군, 전라남도 등이 모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긴 했지만, 일사불란한 지원과 동원을 위한 상호간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은 지체됐다. 이때부터 흡사 운동회에서 바통 수백 개를 들고 뛰는 선수들의 규칙 없는 이어달리기를 연상케 하는 형국이 돼버렸다.

세월호 침몰 이틀째 전남 진도군 사고 해역에서 해경과 해군 등이 구조작업을 벌이는 모습. 뉴시스

정부 통합 상황 브리핑의 부실
이런 혼란 속에서 당연히 창구 일원화는 불가능했다. 어떤 정보도 정확하지 않았고, 모든 정보들이 각 참여 기관들에 의해 다뤄졌다. 중복되는 숫자들이 나타났고, 오락가락 번복과 번복을 거듭했다. 각 부처가 각자 브리핑 해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했다. 당연히 언론에서는 여기저기에서 다른 소식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언론은 창구 일원화가 이뤄지지 않은 부처들을 비판했고, 부처 관계자들은 정보 확인 이전에 계속 정정과 사과를 하며 시간을 허비 할 수밖에 없었다. 피해가족들과 국민들은 잘못된 정보들에 울고 웃었다.

피해가족 대상 커뮤니케이션의 부실
이번 사고의 핵심 이해관계자인 피해가족들에 대한 적극적 커뮤니케이션도 초기부터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교육청과 학교는 사고발생 직후 학생들이 ‘전원 구조되었다’라는 루머를 그대로 유가족들에게 발표해 두 번 상처를 주었다. 피해가족들은 지속적으로 구조상황과 정부의 구조 계획들을 알고 싶어 했지만, 적절한 정보제공과 업데이트는 되지 않았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창구 일원화 자체가 요원했으니 피해가족들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또한 일관성 있게 자주 업데이트 될 수는 없었다. 전혀 불가능했다.

민관구조 체계들의 협업 관리 부실
사고 직후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하는 군 및 해경 그룹과 민간 구조 그룹들의 지휘체계 통합도 부실했다. 민간 잠수부들이 표류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민간 잠수부들을 구조하느냐 추가적 노력들이 동원되기도 했다. 너무 많은 인력들이 선박 사고 지역 주변에 몰려들어 구조 현장 질서 관리가 어려울 정도였다. 수많은 현장인력들에게서 흘러나온 단편적인 소식들이 ‘카더라’가 되었고, 곧 여러 언론에 의해 기사화 됐다. 정부는 혼란스러워 했고, 피해가족들과 국민들은 흥분했다.

구조 체계 및 장비 개선 부실
전적으로 잠수부들의 인적 구조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천안함 구조 때와 달라진 점이 없었다. 유효한 대형 최신 장비들의 등장은 없었다. 미리 예상할 수 있었던 뻔한 상황이 펼쳐졌다. 즉, 유속은 강했고 날씨는 좋지 않았다. 물속 시야는 제로에 가까웠고, 수온은 차가웠다. 당연히 인적 구조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었고, 시간은 흘러갔다. 이 한계를 극복하는 최신 장비들은 보이지 않았다. 정작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최첨단 수상구조함도 구조 활동에 활용되지 못했다. 천안함 때의 교훈을 살려 1590억원을 들려 1년 7개월 전에 진수된 통영함은 아직도 시운전 중이다.

대통령 및 지도급 인사들의 대응 부실
대통령도 초기부터 정확한 현지 상황을 완전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구명조끼를 입었는데 어떻게 발견이 힘드냐” 묻는 대통령의 질문이 방송됐다. 일부 정치인들이 군용선박을 이용해 피해가족보다 먼저 현장을 둘러 봤다.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이 무력해 보이는 지자체장들이 피해가족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았다. 일부 장관은 빈소에 들어가면서도 욕설을 들어야 했다. 피해가족들이 모인 체육관에서 의전용 팔걸이의자에 앉아 라면을 먹는 모습이 찍힌 장관도 있었다. 이와 같은 대형 재해시 리더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세세하게 전략적이어야 하고 사려 깊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상황 관리&커뮤니케이션 관리의 공조 부실
피해가족들은 정확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하길 원했다. 이는 위기관리 주체인 정부가 일원화 된 창구를 구축하고, 신속 정확한 정보 입수와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를 완전 관리할 수 있어야 겨우 가능한 것이었다. 모든 재해 재난 관리에 있어 가장 존중 받아야 하는 쪽은 ‘현장’이다. 현장에서의 유효한 조치들을 위해 모든 지원 역량이 제공되는 시스템이 이상적 시스템이다. 현장에는 구조를 위한 인력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인력들이 함께 협업해야 한다. 현장 진행 활동들을 정확하게 확인 해 2선의 창구에게 지속 업데이트 해주는 인력들이 지정 파견되어야 한다. 즉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함께 현장에 있어야 한다. 오직 상황관리만이 위기관리가 아니었다는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통합정부차원에서의 루머 및 오보관리 부실
이번 사고에서 언론의 오보는 당연했다.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실패 한 정부 때문에 오보는 불가피 했다. 여러 언론들의 무책임한 속보 경쟁 또한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충분한 정보가 전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기반으로 하여 짜깁기 된 루머들과 음모론 또한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것들이었다. 문제는 또 이에 대응 하는 정부의 체계였다. 각 부처별로 해명을 시도했다. 각자 루머에 대한 사실규명에도 허둥댔다. 통합된 루머 대응과 정보 관리는 아마 끝까지 불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번 대형 참사에 대한 정부의 위기관리 행태는, ‘평소 무관심의 민낯’ 그대로였다. 위기관리 체계에 대한 평소 정부의 무관심을 감안한다면 이번은 너무나도 당연한 대응 방식과 체계였다. 천안함을 비롯 유사 위기들을 경험했음에도 개선하지 않는 그들의 무능함과 안이함은 경이롭다. 그렇게 아팠고, 슬퍼 울부짖었고, 곤란과 손해를 경험하며 힘들었어도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는 망각과 불감증의 우리들도 사실 이번 참사에 있어 일종의 조력범이 아닌가 한다. 우리 스스로도 다음에는 꼭 달라야 한다. 꼭.
 



언론문제 진단 - 2014.6 전문가 좌담  

“요즘 취재 현장에서 KBS 기자는 ‘기레기 중 기레기’다. 순간순간 비겁함이 모여 지금의 상황을 만든 것 아닌가. 반성한다.” 지난 5월 7일 KBS 막내기자 10여명이 사내 보도정보시스템에 올린 ‘반성합니다’ 글은 언론계 전반에 걸쳐 거대한 후폭풍을 몰고 왔다. 각종 오보와 자극적·선정적 보도, 인권 침해가 난무하는 언론계 곳곳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세월호 침몰과 함께 대한민국 언론도 침몰했다는 자조적인 한탄이 뒤따랐다. 진작부터 곪을 대로 곪아 있던 언론 상황이 세월호를 계기로 마침내 치부가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왔다. <더피알>은 대한민국 언론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개선을 위한 대안과 향후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와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 가나다순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한국언론정보학회장, 이하 김 교수)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이하 김 사무처장)배정근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전 한국일보 기자, 이하 배 교수)우장균 ytn 해직기자(전 한국기자협회장, 이하 우 기자)추창근 전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이하 추 실장)사회-최영택 더피알 발행인
참석자 가나다순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한국언론정보학회장, 이하 김 교수)
김언경 당시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이하 김 사무처장)
배정근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전 한국일보 기자, 이하 배 교수)
우장균 YTN 당시 해직기자(전 한국기자협회장, 이하 우 기자)
추창근 전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이하 추 실장)
사회-최영택 더피알 발행인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언론에 대한 비난 여론이 솟구치고 있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로 언론이 이렇게까지 비난 받은 적이 없는 듯하다. 언론의 어떤 문제가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지, 지금 대한민국 언론계가 처한 현실을 바라보는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먼저 듣고 싶다.

김언경 사무처장(이하 김 사무처장) 언론 문제는 세월호 참사 이전에도 있었다. 다만, 세월호가 계기가 돼 국민적으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오보 문제가 심각했다. 실제 상황과 언론 보도의 괴리가 너무도 컸다.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어 취재하지 않고, 정부가 주는 재료만 받아쓴 결과다.

잘못된 정부 대응에 대해 언론이 비판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SNS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여기에 선정적 보도도 큰 문제로 지적됐다. 재난상황에서 피해 당사자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기보다, 구경꾼(시청자)들을 위한 보도를 일삼았다. 매체 간 치열한 속보경쟁 속에서 시청률을 올리고 클릭수를 높이기 위한 눈물샘 자극, 흥미 위주의 보도가 너무 많았다.

김서중 교수(이하 김 교수) 요즘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근본적으로 저널리즘이라는 말을 더 이상 쓰기 어려운 상황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언론사가 잘했고 못했고를 떠나 전반적인 경향이 그렇다. 무엇보다 언론계 전체를 이끄는 ‘선도 언론’이 사라졌다.

신문의 경우 정파적 대립구도가 10여년 간 지속되면서 각각의 주장들이 정파적인 것으로만 해석돼 왔다. 그러면서 신문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졌고 저널리즘적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기 어려웠다. 방송은 최근 6~7년 사이 공영방송 및 준공영방송이 큰 갈등을 겪을 정도로 정부 침해가 반복돼 왔다. 저널리즘 가치를 따질만한 상황이 아니었단 얘기다. 종편의 등장도 무시할 수 없다. 종편은 강력한 선정성을 앞세워 지상파가 낮게나마 지켜왔던 저널리즘 수준을 아예 붕괴시켰다. 언론계의 이런 척박한 토양에서 오래 간만에 세월호와 같은 큰 재난상황을 준비 없이 맞았고, 결과적으로 여러 보도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추창근 전 논설실장(이하 추 실장) 앞서 김 사무처장이 지적했지만, 세월호로 그동안 언론계에 잠재됐거나 단편적으로 드러났던 문제, 심각한 위기의 실체가 까발려진 느낌이다. 재난시 언론은 정확한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게 급선무다. 물론 취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보를 장악하고 있는 정부기관을 통해 중계보도를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야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오보에 오보를 거듭했다는 점은 국민 입장에선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일이다.

언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정확한 취재를 통한 보도에 만전을 기해야 했는데 속보경쟁, 단독보도의 욕심, 낙종에 대한 두려움에 함몰돼 서로서로 부정확한 보도를 양산했다. 과정상 상당한 인권 침해도 이뤄졌다. 수백개 언론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아무나 붙잡고 취재하고, 확인되지 않은 부분까지 검증 없이 진실인 냥 포장해 전파시켰다. 그 모든 것들이 어찌 보면 한국 언론의 고질병, 치부라고 할 수 있는데 세월호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배정근 교수(이하 배 교수) 전적으로 공감한다. 세월호가 우리나라 시스템 문제의 결정판이듯, 세월호 참사에서 불거진 언론 문제도 그간 내재해왔던 구조적 문제가 표출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은 속보 지향이다. 기본적으로 언론이 가장 중요시하는 가치가 속보다. 여기에 포털과 종편 등이 등장하면서 트래픽을 높이기 위한 언론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고, 언론계의 고질적 문제가 개선되기보다 악화됐다. 그러다 보니 이번과 같은 대형 사고에서도 빨리 보도하려고 서두르면서 대형 오보를 냈다.

또 하나 한국언론의 문제가 관변주도의 보도 행태다. 많은 언론사가 정부부처나 기관이 발표하면 사실 검증을 위한 노력 없이 거의 그대로 보도한다. 세월호 사태 때도 마찬가지였다. 언론은 정부발표를 근거로 엄청난 장비와 인력이 투입돼 대대적인 구조가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현장에서 피해 가족들이 체감하는 바는 전혀 달랐다.

언론사 내부로 보면 경험 없는 기자들을 현장으로 내보내는 관행도 문제다. 재난상황이나 대형사고 시 대부분의 언론사가 입사한 지 몇 년 안 된 기자들을 보낸다. 경험이 없는 기자들로선 가서 무엇을, 어떻게 취재해야 할 지 모를 수밖에 없다. 유사한 재난 때마다 비슷한 보도문제가 똑같이 반복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설사 재난을 경험했다 하더라도, 몇 년 뒤엔 새로운 막내기자들이 재난현장에 출동하는 상황이 벌어지니 계속해서 같은 실수다. 한국 언론의 이런 구조적 문제들을 보면 세월호와 함께 언론도 침몰했다고 하는 세간의 이야기가 상당히 타당한 비판이라고 느껴진다.

우장균 기자(이하 우 기자) 기자들이 샐러리맨화 되면서 기자정신을 저 멀리 어디 깊숙한 곳에 던져놓지 않았나 싶다. 세월호 초기 전원구조 오보만 해도 그렇다. 방송사 데스크급 정도라면 정부 발표에 대해 한 번쯤은 합리적 의심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아무도 그러질 않았다. 사견(私見)이지만 방송 종사자들이 자리보전에 급급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언제부턴가 방송사 40대 이상의 시니어 기자들 사이에선 권력에 추종하면 적어도 자기 자리는 지킬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노골화된 것 같다. 세월호 사고에서 그 어떤 합리적 의심 없이 정부발표를 곧이곧대로 믿고 전원구조로 보도한 것도 정권과 대통령이 흔들리면 내 자리도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 일말이라도 작용하진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여러 차례 지적됐듯 특히 국민들 사이에선 공중파 방송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크다. 오죽하면 KBS, MBC 기자들마저 자사 보도에 불만을 갖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개선을 위한 행동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태에서 드러난 방송보도의 문제는 무엇이고,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김언경 사무처장. 

김 사무처장 기본적으로 재난시엔 방송을 많이 보게 된다. 사태 추이 파악에 있어 생중계되는 방송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문제는 세월호 사태에서 방송보도 내용이 백화점 식으로 나열됐다는 점이다. 가장 중요한 구조 활동에는 집중하지 않고 겉핥기식 보도를 했다. 한 마디로 방송이 초기 대응,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을 못줬다. 대대적인 구조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보도 내용이 사고 현장의 분위기와 완전히 괴리된 사실도 방송에 대한 국민 불신을 높인 결정적 이유가 됐다. 많은 유가족들이 처음부터 제대로 방송만 했더라도 생존자가 한 명은 있었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리는 것도 과언이 아니다.

우 기자 KBS는 국가재난주관방송사임에도 사고 초기 전원구조라는 오보를 냈다. 공영방송인 MBC 역시 마찬가지다. 그 이후에는 또 어땠나.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은 교통사고 사망자수와 세월호 희생자수를 비교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결과적으로 사퇴까지 했다. 박상후 MBC 전국부장은 민간잠수부 사망과 관련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작업을 압박하는 등 한국 사회의 조급증이 빚어냈다는 내용의 보도로 비판받았다. 이런 보도 행위를 개인적 실수나 단순 해프닝이라고 보지 않는다. 방송이 권력과 유착되면서 빚어진 불가피한 일이라고 판단된다.

법으로는 KBS 사장만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비공식적으론 그 외 MBC, YTN, 연합뉴스 등도 결코 정부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게 현실이다. 방송사 인사권이 사장으로부터 보도본부장, 보도국장, 부장, 시경 캡 등으로 라인을 타고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KBS 내부의 반성도 최초 막내기수를 통해 불거졌듯, 방송사 상부로 갈수록 권력과의 깊은 유착관계가 의심된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적 채널들이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지 않고 권력에 대한 눈치 보기로 곪아있던 상황이 세월호를 계기로 터진 듯하다.

김 교수 실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의 주장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당일 ‘전원구조가 오보일 수 있다’는 현장의 문제제기를 MBC가 묵살했다고 한다. 하나의 사례지만 이후 왜곡보도들을 보면 데스크에서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문제를 짚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김 사무처장 지난달 21일 최민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세월호 전원구조 오보는 MBC가 최초였고 이후 YTN, SBS, 채널A 등 다른 방송사들로 오보가 쭉 전파됐다. 더 결정타는 KBS 보도였다. 재난주관방송사이고 영향력이 가장 큰 채널인 KBS가 가장 늦게 똑같은 오보를 낸 것이다. 심지어 그 시기가 SBS 등 다른 방송사에서 전원구조는 오보였다고 정정한 이후였다. 방송사들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겠지 이해를 하려고 해봐도 해도 너무한 일이다. 통신사나 다른 방송사 보도를 베끼고, 그대로 따라가는 언론계 관행이 세월호 줄오보 사태에도 면죄부로 작용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번 기회에 잘못을 명백하게 밝혀 책임자들에 대한 강력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보 낸 기자들, 방송사들도 거기에 책임을 지우는 상징적 선례가 있어야 할 것이다.

배정근 교수께선 한국일보 기자 출신이기 때문에 언론의 생리를 잘 아신다. 지금은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지만 언론계 출신 학자로서 여러 가지 답답함을 느끼실 텐데, 현재 언론계가 당면해 있는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나. 과거와 비교해 기자정신이랄까 이런 부분에서 크게 달라진 점이 있는 것인지.

배정근 교수. 

배 교수 앞서 얘기한 대로 언론사 속보경쟁은 늘 치열했다. ‘사스마리’(경찰서출입기자) 같이 기수가 낮을수록 그 압박은 더 심하다. 여기에 포털을 기반으로 엄청나게 매체가 늘었고, 언론이 시시각각 생중계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속보경쟁이 점점 더 가속 붙었다.

이제 방송이건 신문이건 기자들이 기사에만 신경 쓸 수 없는 구조가 됐다. 공영방송이 근본적으로 지배구조 문제 때문에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지 않다면, 신문 등 대다수 상업언론은 광고 수익 악화로 경영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예전엔 간부급 정도에서 광고유치나 경영에 신경 썼지만, 지금은 일선 기자들까지 나서고 있다. IMF 이전까지만 해도 기자가 기사 외의 것을 생각해야 하는 일은 상상조차 못했다. 방송 내부는 정파적 이해관계로 얽혀 있고, 신문 등은 상업적 이해관계가 기자들의 뇌를 지배하는 상황이다. 언론환경이 달라졌고, 그 가운데서 기자정신이 과거와 같을 수가 없다.

김 교수 언론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선 100% 공감하지만, 언론에 그 어떤 외부 간섭이 가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언론보도가 나아질 수 있을지? 안타깝지만 그렇진 않을 것 같다. 실제로 우리나라 언론들 윤리강령, 실천요강 등 많이 있다. 지켜진 적이 별로 없어서 문제다. 모 언론사 신입 교육에 가보니 윤리강령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부분을 가르치는 시간이 전혀 없더라. 그저 사스마리하면서 선배들이 했던 전철을 따라 밟는 게 한국 저널리즘의 현주소다. 그래서 언론보도에 장애가 되는 근본적 원인들이 제거돼도 우리나라 언론이 제대로 발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보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투쟁도 좋지만,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언론계가 풀어야 할 또다른 과제다.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는 것과 동시에 뉴스타파 등의 대안매체가 부상했다. 앞으로 언론계에 미칠 영향을 전망하신다면.

김 교수 사실 대안매체는 여러 조건이라든지 영향력에서 제한이 있기 때문에 주류매체가 될 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처럼 대안매체가 힘을 발휘한 적은 없는 듯하다.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언론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대안매체 중에서도 뉴스타파의 등장은 꽤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간의 대안매체는 주류언론이 메우지 못했던 빈 곳을 채워주는 역할을 했는데, 뉴스타파는 출발과 경영구조에선 대안매체 성격이 강하지만 그 안에서 나오는 콘텐츠들은 주류매체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런 측면에서 대안매체의 콘텐츠를 확실히 평가하고 그것을 소비하는 것이 주류매체에 대한 견제구를 던지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세월호 사태에서 JTBC 뉴스가 보여준 보도행위도 지상파 등을 견제하는 역할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뉴스 소비자(수용자)들이 뉴스의 질을 갖고 선택하는 수준까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소비자운동 차원에서라도 좋은 뉴스 소비하기, 좋은 언론 소비하기 등의 운동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의 언론이 권력과 자본에 종속 돼 있기 때문에 언론으로서의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큰데, 언론개혁을 위한 단체에 속해 있는 입장에서 김언경 사무처장께선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우리나라 언론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

김 사무처장 세월호 참사를 통해 국민들이 조금씩 언론문제를 알아가면서 개선에 대한 일종의 희망은 보인다. 지금까지는 언론이란 말 자체가 일반 시민들에게 쉬운 말이 아니었다. 대다수 사람들이 언론문제를 ‘내 문제’로 느끼지 않았다. 나와는 상관없는, 그저 언론시민단체나 몇 개의 언론종사자들의 고민쯤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세월호를 겪으면서 언론문제가 너무 심각하게 드러나다 보니 국민들도 이제야 조금씩 알게 됐다. 한 번도 언론문제에 고민하지 않던 주변 지인들까지 전화해서는 놀랬다, 언론이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을 전해온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국민 인식이 바뀌었다고 해도 언론이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된 정도지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여전히 잘 모른다. 권력이 자발적으로 방송 장악력을 내려놓고, 언론이 자본과 스스로 거리를 두는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 시민들이 언론에 대해 잘 알고, 개선시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 결국 언론도 바뀔 수 있다고 본다. 언론운동도 앞으로는 좀 더 대중적으로 다가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더피알은 매달 주요 이슈에 관한 전문가 좌담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 2월엔 ‘갈등관리’를, 3월 ‘위기 반복, 관리의 부재, 4월 ‘한국적 자살문제, 5월엔 ‘기업홍보 현황’을 주제로 각각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그런데 매달 주제는 달랐어도 공통적으로 언론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부채질하고 확산시킨다고 지적됐다. 속보경쟁, 클릭유도에 몰두하며 언론으로서 역할을 망각하고 있다는 데 각계 전문가들이 대단히 쓴소리를 냈다. 어쩌다 언론 신세가 이렇게 됐을까.

배 교수 언론사들의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언론은 환경이 뒷받침돼야 좋은 보도,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미국언론의 경우 60~70년대엔 돈도 많이 벌면서 사회를 견인하는 역할도 하는 그야말로 황금기였다. 언론이 강했다. 그런데 지금은 재정상태, 광고수익이란 자본논리가 기자 개개인의 머릿속에 스며들 정도로 굉장히 어렵다. 그러다 보니 언론이 광고주(자본)와의 관계에서 광고성 기사나 은밀한 관행 등을 자발적으로 제시하는 지경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봐도 그렇다.

김 사무처장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사를 제외하곤 언론이 자본으로부터 독립한다는 건 대부분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공영방송과 같은 지상파의 역할이 중요하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여태 우리사회에 일어난 큰 사건들을 보면 소수자들, 취약계층 중심으로 머무르며 표면화되지 않고 있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분출된 경우가 많다. 곪아서 터지기 전에 언론이 미리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을 촉구해야 한다.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 등을 통한 사회고발이 대표적이다. 형제복지원 문제만 해도 10여년 간 계속 문제제기를 해왔지만 해결되지 않고 지지부진하게 있다가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다루니까 늦게나마 여론이 형성되고 기관 개입의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이처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제일 힘을 받아야 할 곳은 방송사다. 영향력이 큰 만큼 문제제기와 대안제시를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요즘 방송사들 시사 프로그램을 보면 ‘시사’가 빠져 있다. 대부분 범죄나 사건 중심의 가벼운 사회문제들을 다루는 데 그친다. 언론으로서 기대되는 역할을 안 하고 있는 게 큰 문제다.

김서중 교수 

김 교수 적어도 선도 언론만큼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회가 지원을 해줘야 한다. 우리나라도 언론의 상업주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들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과거 신문의 위기를 예측하고 지원사업정책을 사회적으로 논의한 적 있다. 그런데 그 자체가 정파적으로 해석되면서 무산돼버렸다. 우파 정부인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도 전국 언론인들을 모아서 언론 생존에 대한 대토론회를 연 바 있다. 그 자체가 유럽 전체의 중요한 화두이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언론의 요건을 갖춘 신문사들은 생존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 방송도 마찬가지다. 경영의 상당 부분을 광고수익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얻는 게 적어지다 보면 지상파들도 이전투구로 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종편이 등장하면서 기존 업계로 보면 엄청난 자금 압박을 받게 됐다. 이런 언론 실태를 단순히 언론계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추 실장 좋은 의견이시지만 현실적으로 국민세금으로 언론사를 지원한다는 게 가능할 지 의문이다. 한 예로 금융위원회 직원수가 220여명 정도인데 출입하는 등록기자가 그 숫자에 맞먹는다는 얘길 들었다. 인터넷매체를 포함해 국내 언론사가 4000여개에 육박하고, 국회등록기자수만도 1400명에 달한다. 정파적 해석을 배제시킨다 하더라도 지원 언론사를 분류한다는 자체가 물리적으로 힘든 일이다.

김 사무처장 지금은 언론이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최소한의 인식이 생산자인 기자에게도 없고 소비자인 국민에게도 없는 듯하다. 이번 세월호 사고가 터졌을 때에도 유가족이나 실종자 가족들을 클로즈업하면 안 된다, 피해자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보도를 해야 한다는 자성이 나왔지만 사실 이 문제는 과거 고(故) 최진실씨 자살보도에서도 많이 지적됐던 내용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개선이 안 되고 있다. 사건 터지면 그때그때 반짝 논의하는 분위기에서 벗어나, 언론이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가야 한다. 설령 자극적·선정적 기사로 돈 벌고 싶어 하는 언론이 많다 하더라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묵시적 동의가 사회적으로 되어 있으면 언론들도 신중히 보도할 수밖에 없다.

배 교수 세월호 앞에 온 국민이 아픔을 느끼는 동시에 죄의식을 가지고 있다.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놓고 정부도, 언론도, 국민도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인식이 더 이상 이런 재난이 반복돼선 안 된다는 강한 열망으로 나타나고 있다. 몇몇 언론들도 자사 보도에 대해 반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상당히 드문 일인 만큼 세월호가 언론의 윤리적·도덕적 판단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교편을 잡고 있는 학자로서도 스스로를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지금껏 가급적이면 많은 학생들을 언론사에 (취업시켜) 보내려고만 했지, 언론인이 돼서 지켜야 할 윤리, 가치에 대한 부분을 제대로 가르치진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근본적으로 중시해야 할 부분을 경시해 오진 않았나 하는 자기반성을 해 본다.

기업 홍보 임원(담당자)들을 만나보면, 언론이 돈을 쫓아 장사 개념으로 지면을 사고파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들 토로한다. 광고/협찬을 위한 무리한 기사, ‘조지는’ 내용을 앞세우는 ‘기사 폭력’, ‘기사 왜곡’이 심해 급기야 광고주(기업)들이 나서서 ‘반론보도닷컴’까지 만들었다. 

추창근 실장

추 실장 돈벌이에 급급한 건 소위 얘기하는 사이비매체나 신생언론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금은 주류 언론들도 거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게 현실이다. 아무리 황당한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한 번 기사화되면 사실인 것처럼 급속히 확산되는 인터넷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근본적으로는 거대 포털의 문제도 크다. 사실 확인이 안 된 자극적 기사, 제목이 그대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기사를 유통시키는 포털의 책임을 강화하는 논의와 실효성 있는 방안들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김 교수 반론닷컴이 잘 되길 바라지만 과연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을까, 일반 대중들이 반론을 보기 위해 반론닷컴을 찾을까, 접근성 면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담보될까 하는 의문이 든다. 결국은 기업들의 반성이 뒤따라야 할 일이다.

부도덕한 기업이라면 그 어떤 반론을 한다 하더라도 하이에나 같이 작정하고 덤벼드는 언론들을 결코 막을 수 없다. 당장은 약간 손해를 보더라도 부당한 기사 공격엔 저항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기건강성을 기업들이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고로케닷컴’이라고 낚시제목이 많은 언론사 순위를 노출시키는 사이트가 있었다. 개인이 운영했다. 기업들이라고 못할 것이 없다. 문제 있는 기사에 대해 저항하면 충분히 사회적으로도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 법적 호소도 현실적 방안이다.

국민 입장에선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중도의 매체를 기대하는데, 한국 언론은 이념을 떠나 각자 진영에서 한쪽으로 쏠려 있는 듯하다. 중도를 지향하는 매체가 대한민국에 존재한다고 보는지, 없다면 등장 가능성은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우장균 기자

우 기자 전 세계 어느 국가를 봐도 개인별로 사안에 따라 OX가 갈린다. 10가지 기준을 놓고 봤을 때 자기 생각이 5대5면 중도고, 6대4면 보수고 하는 식의 논리는 기본적으로 성립될 수가 없다. 다만 우리나라는 미국과 다르게 정파주의가 너무 심각하다. 지금 2000일이 넘도록 해직기자 신분인데 개인적으로도 이 정파주의 때문에 해직이 됐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보수하기가 너무 쉽다. 반공만 하면 된다. 길환영 KBS 사장도 사퇴 못하는 이유가 종북좌파 노조에 맞서기 위해서라고 하질 않았나. 정파주의가 이렇게 만연한 사회 분위기 속에선 언론인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가 결코 쉽지 않다.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이 담보되기 위해서라도 레드컴플렉스 같은 정파주의부터 반드시 극복돼야 한다.

김 교수 전 세계를 놓고 봤을 때 우리사회에 진보가 있느냐 하는 물음에 대해선 동의하지만, 다른 차원에서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우리사회는 주장은 있지만 토론은 없다. 언론이든 개인이든 각자 생각에 따라 해석하고 주장하는 건 표현의 자유다. 다만 동일한 사안에 대해 다른 쪽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비교해서 검토하는 정도의 일관성은 갖고 있어야 하는데, 오로지 자기 기반에서의 주장만 전달하고 스스로 만족하는 수준에 그쳐버리니깐 문제가 생긴다. 서로 다른 의견이나 주장들을 소통할 수 없는 구조, 권력들이 보여주는 그런 정파주의에 언론 자체도 매몰돼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한국 언론이 바로 서기 위해선 무엇부터 달라져야 할까. 변화와 개선을 위한 출발점을 어디에서부터 찾아야 할지, 좌담을 마무리 하며 한 말씀씩 해 달라.

김 사무처장 무슨 일이든 필요한 모든 것을 다 갖춰 놓고 시작할 순 없다. 일단은 공영방송부터 정권이나 자본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도록 당근과 채찍이 동시에 가해져야겠다.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 언론이 나의 삶과 밀접하다는 사실을. 정치를 혐오해서 무관심한 국민이 많을수록 민주주의가 후퇴하듯이, 언론문제도 관심을 갖고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썩었다 비판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언론문제가 나의 문제, 국민의 삶과 직결된다는 점을 알 수 있도록 우리 같은 시민단체도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 기자 언론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뛰다 보니 해직이라는 경험도 하고 여기까지 왔다. 언론 내부적으로 아무리 윤리교육을 한다고 해도 현장에서 기자가 바로 서지 않으면 관철되기 어렵다. 무엇보다 기자로서 최소한 얼굴에 먹칠은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자기반성을 통해 양심을 지키는 노력들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배 교수 세월호 사고에서도 중요한 내용은 언론취재 보단 희생된 아이들의 SNS를 통해 대부분 알려졌다. 이제는 언론이 사회 전체를 계도하고 권력을 파헤치고 무엇을 리드해 보자 하는 식의 큰 목표를 갖기보다, 언론 자체의 프로페셔널리즘을 갖춰야 할 것이다. 프로페셔널리즘에서 제일 중요한 건 팩트 체크(사실 확인)다. 무엇이 사실이고 사실이 아닌지, 수많은 주장 속에서 무엇이 더 사실인지를 발굴해 내는 일만 정확히 해도 언론의 역할은 충분한 일 아닌가. 팩트체킹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지금 언론계에 필요한 일이고, 기자들도 그런 인식을 가져야 한다.

추 실장 윤리문제를 강조하고 싶다. 어느 언론사에나 기자 윤리강령이 있는데 대개 정확한 보도, 공정한 보도, 취재원 보호, 개인 사생활 존중, 취재원으로부터 금품이나 특권을 제공받지 않는다 등의 금과옥조가 다 모여 있다. 하지만 기자들 중에서 그런 내용을 제대로 잘 알고 지키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언론으로서, 기자로서 윤리문제를 지키는 게 제대로 된 언론이 되는 첫걸음이다.

김 교수 거듭 얘기하지만 사회의 기준점을 제시하는 선도 언론이 있어야 할 것이다. 방송에선 공영방송이 그 역할을 당연히 해야 하고, 신문도 보수 진보를 떠나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언론이 되기 위한 노력들을 해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하게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시민의 역할이다. 좋은 언론이 살아남게 하려면 무엇보다 사회 구성원들의 의식 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좋은 언론을 소비하기 위한 의도적인 운동이 전개될 필요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공감 커뮤니케이션 - 2014.7 기획기사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를 방문해 실종자 가족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는 정홍원 국무총리. 뉴시스

세월호 당시 정홍원 국무총리가 유임 직후 첫 일정으로 향한 곳은 진도 실내체육관이었다. 세월호 참사 발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국무총리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로 인해 지난달 26일 유임이 결정됐고, 바로 다음날(27일) 실종자 가족을 만나러 간 것이다.

이날 정 총리는 실종자 가족을 끌어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같이 이겨내자”고 다짐하듯 말했다. 아울러 “마지막 한 명의 실종자까지 수색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여러분 곁에서 늘 함께 할 테니 용기를 잃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정 총리는 “4월 16일을 대한민국 국민이 영원히 기억하고 세월호 사고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게 나라를 확실히 바꾸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73일째. 사고 발생 초기 집중됐던 세간의 관심이 조금씩 식어가는 상황에서 이제는 몇 명 남지 않은 실종자 가족들도 정 총리와 함께 울었다.

이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오고 있는 정부를 향한 국민 불신, 정부 대처에 대한 유가족 불만에 대한 일종의 ‘참회’의 눈물로 풀이됐고, 지금껏 자식을 찾지 못하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모습으로도 비쳐졌다.

“커뮤니케이션, 공유와 공감 의미 내포돼”

‘터키의 국부’로 칭송받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1922년 터키에 공화정을 수립한 이후 지속적인 개혁안을 내놓았다. 그 중 하나는 이슬람 여성들의 머리두건인 ‘히잡’을 금지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히잡을 금지시킬 경우, 이슬람 사상에 물든 당시 터키 여성들의 반발은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아타튀르크는 묘안을 내놓는다. ‘창녀는 꼭 히잡을 써야한다’는 내용의 법을 만들어낸 것. 결과는 어땠을까. 창녀로 비쳐질 것이 두려웠던 여성들은 아타튀르크의 뜻에 따라 하나 둘 히잡을 벗었다. 자신의 권력을 앞세워 강제로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지 않고 터키여성들의 입장을 배려하고 공감한 방식을 사용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대사전이 정의한 ‘설득’의 의미는 이렇다. “상대편이 이쪽 편의 이야기를 따르도록 여러 가지로 깨우쳐 말함.” ‘설득’의 한자어에도 ‘말(說)로 얻어낸다(得)’는 뜻이 담겨 있다.

여기서 ‘말’을 ‘메시지’라는 단어로 치환시킨다면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갖가지 설득의 과정을 통해 움직인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정치인은 권력을 얻기 위해 유권자들을 설득하고 기업들은 이윤을 얻고자 광고와 마케팅 활동, 협상을 통해 소비자와 다른 기업을 설득한다. 대학교나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면접관에게 자신을 어필하는 것도 “나를 뽑아달라”는 의미의 설득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설득’의 사전적 의미에 담겨 있지 않은 요소가 있다. 바로 ‘공감’이다. 다른 사람을 움직이려면 그 사람이 내 말에 공감하고 동의해야 한다. 그런데 누군가를 설득할 때 사람들은 상대방이 공감해 주기를 바라는 데에 더욱 비중을 둔다. 그러나 상대방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그 사람에게 공감하려는 노력, 즉 ‘공감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따지고 보면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라는 말 자체에는 ‘공감’의 의미가 녹아 있다. 박지원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난 2012년 발표한 ‘커뮤니케이션의 걸림돌, 자기중심성’이라는 글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의 어원인 ‘communicare’는 라틴어로 ‘공유하다’, ‘함께 나누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며 “즉 커뮤니케이션에는 어떤 경험을 함께 나누어 공유하고 공감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이어 “따라서 일하는 과정 중에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의미는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이해하며 더 나아가 확산적 사고를 통해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을 말한다”고 덧붙였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설득에 있어서 공감이 필수적이라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이진로 영산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상대방의 뜻을 충분히 듣고 파악하고 듣고 상대방의 뜻에 맞춰 나도 행동이나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쌍방향적이고 균형적인 커뮤니케이션일 때 설득과 공감이 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설득의 목적을 너무 강하게 내세울 때는 공감을 얻어내기 어려운 점도 있다”며 “너무 목적지향적인 면이 설득 대상의 방어시스템을 강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듣는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

오미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는 ‘설득’과 ‘선전’의 차이를 이야기했다. 오 교수는 “선전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 생각을 (상대방에게) 주입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설득은 공생과 상생의 의미를 갖고있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공감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설득은 기본적으로 물리적 힘을 가하지 않고 말로서 상대방에게 내 의견을 전달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설득을 하기 위해서는 공감은 필수적 요소”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인간은 너무 다른 존재지만 인간으로서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그 부분에서 공감을 이뤄내는 것이 설득에는 상당히 큰 힘을 발휘하게 된다”며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내가 생각하는 대로가 아니라 상대방이 나에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에 맞닿아 있을때 설득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그러나 공감커뮤니케이션을 누구나 실현하기는 쉽지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기심, 그리고 첨예한 입장차이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는 시위와 집단간의 물리적 충돌, 이념과 종교의 대립이 이를 증명한다.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을 상상해보라”는 존 레논의 노랫말은 사실 이상향에 가까워 보인다.

이와 관련, 박지원 연구원은 앞서 소개한 글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오류의 원인 중 하나로 ‘자기중심성’을 언급하면서 “자기중심적 커뮤니케이션은 커뮤니케이션의 단절과 소외를 야기한다. 또한 지적 협력이 일어나지 않고, 편협된 시각 속에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게 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자기중심적 커뮤니케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사람마다 생각의 틀이 다름을 인지하고 나만의 단단한 틀을 깨고 나와야 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또한 다른 사람의 틀에 맞추며 내 틀을 확장할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며 무엇보다 진정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정성’이야말로 공감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박 연구원은 “상대방을 진심으로 위하고 아끼는 진실함이 있다면 자연스레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어떻게 하면 저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데서 이미 시각이 나에서 타인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미영 교수도 진정성에 주목했다. 오 교수는 “이제는 기득권층이 말을 하지 않고 들어야 하는 시대다. 대중들의 말에 그들이 공감하고 공감하면서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 것을 진심으로 찾아야 한다”며 “그냥 한 번 들어주거나 비위를 맞춰주는 식으로 지나가는 것은 안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오 교수는 “결국 듣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듣는 사람은 기득권자면서 지도층이어야 한다”며 “예전에는 지도층이 주로 말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는 구조다. 그런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도 아니다”고 충고했다. 

김태호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2014년 4월 22일 세월호 순직 소방관 영결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해 물의를 빚었다. 뉴시스
김태호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2014년 4월 22일 세월호 순직 소방관 영결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해 물의를 빚었다. 뉴시스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 뿐만 아니라, 일부 정부 인사들의 ‘공감능력 결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2014년 4월 20일, 진도 팽목항에서는 누가 봐도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안전행정부의 송 모 국장이 상황본부의 사고 사망자 명단 앞에서 다른 공무원과 사진을 찍으려고 한 것. 국민에게 봉사하고 사고를 수습해야 할 정부 중앙부처 고위공무원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에 피해자 가족들은 물론 국민들도 크게 분노했다.

같은 달 18일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이번 사고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의 빈소를 찾았다. 그런데 서 장관과 동행한 한 수행원이 유족에게 살짝 “장관님 오십니다”라고 귓속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그래도 가족을 잃은 슬픔에 잠겨있던 유족이 크게 반발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이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던 5월 9일,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순수 유가족’이라는 표현을 써 논란을 자초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유가족 분들이 와 계시는데 순수 유가족 분들의 요청을 듣는 일이라면 누군간 나서서 그 말씀을 들어야 한다고 입장이 정리됐다”고 발언한 것이다. 이 역시 피해자 가족의 가슴에 자칫 생채기를 낼 수 있는 발언이라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피해자 가족들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듯한 이들의 행동은 사고 이후 미흡했던 정부의 대처와 맞물려 국민들의 지탄을 받기에 충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는 “이런 사고에서는 피해자 관점에 선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공직자들의 행동이 피해자 관점에서 어떻게 비쳐질지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한 김 대표는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공개적으로 많은 대중에게 비쳐지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 이번 사고를 겪으면서 (정부) 부처 여기저기에 있던 것들이 한꺼번에 끄집어져 나온 것”이라고도 말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정치하는 분들이 기본적으로 국민정서를 파악하거나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그만큼 정치가 국민들과 괴리돼 있고 민심에 대한 일상적인 소통이 부재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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