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팩트체크 여론’ 부른 정육각 비교광고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팩트체크 여론’ 부른 정육각 비교광고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21.04.2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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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 ‘초신선 삼겹살 vs 일반 삼겹살’ 기름 광고 집행
업계 안팎서 반발, 고기전문 유튜버 저격영상 게재…정육각 측 “의욕 앞서 광고 선 넘었다” 사과
전문가들 “파스퇴르우유 생각나…부메랑 될 수도“ “모두가 예스일 때 노? 사과에도 신념 엿보여”
정육각이 인스타그램상에서 집행한 기름 비교광고.
정육각이 인스타그램상에서 집행한 삼겹살 기름 비교광고.

매주 주목할 하나의 이슈를 선정, 전문가 코멘트를 통해 위기관리 관점에서 시사점을 짚어봅니다.

이슈 선정 이유

신생 브랜드에게 비교광고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전략적으로 잘 구사하면 자사의 우수성을 임팩트 있게 전달하는 훌륭한 마케팅이 되지만, 자칫 선을 넘게 되면 논란에 휩싸여 시장의 반감과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상대를 특정하지 않고 업계 전체를 적으로 돌려세우는 메시지나 이해관계자들을 자극하는 접근방식은 경계해야 한다.

사건 요약

‘초신선 고기’를 내세우는 온라인 정육점 정육각의 인스타그램 광고가 과장 마케팅 논란에 휩싸였다. 정육각 삼겹살과 시중에서 파는 일반 삼겹살을 구웠을 때 나오는 기름의 색깔을 비교해 자사 제품의 신선함을 강조하는 것인데, 정육업계의 반발을 산 것은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입길에 올랐다.

이를 계기로 정육각의 비즈니스 콘셉트를 ‘팩트체크’하려는 여론이 형성된 가운데, 한 고기 전문 유튜버는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방지책을 요구하며 정육각을 저격하는 영상 콘텐츠를 시리즈로 올리기 시작했다. 

현재 상황

논란이 확산되자 정육각 측은 해당 광고를 내리고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며 인스타그램에 입장문을 올렸다. “광고 소재 관련해 소비자와 업계 관계자 분들께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전달”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사과 게시물 뒤로 ‘기름비교 광고’ 이미지를 덧붙여 일부에선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번 마케팅 논란에 대해 정육각 이소해 CMO는 “해당 콘텐츠는 동일한 조건에서 촬영했고, 광고효과 극대화를 위한 연출은 없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체를 부정적 방향으로 일반화했다는 부분은 명확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정육각 제품이 좋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던 의도였지만, 의욕이 앞서 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잘못이 있는 부분에 대한 (업계 안팎의) 코멘트는 당연히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부적으로도 충분히 반성하고 있고, 재발방지를 위해 정육각이 지향하는 초신선의 가치를 보다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에서 깊이 있게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더피알에 입장을 전했다.

주목할 키워드

비교광고, 노이즈 마케팅, 프레임, 동화효과, 사과문

전문가

황부영 브랜다임앤파트너즈 대표,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  

코멘트

황부영 대표 : 고기기름 비교광고를 보고 예전 파스퇴르우유 사례가 생각났다.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하기 위해 업계 전체를 깎아내리는 메시지를 냈다는 것이 공통적이다. (*1995년 10월, ‘유방염에 걸린 젖소에서 고름 섞인 우유가 나온다’는 MBC 보도 이후 ‘파스퇴르에서는 고름우유를 팔지 않습니다’는 카피의 광고를 집행했다. 유가공협회가 “파스퇴르우유 역시 체세포가 검출돼 고름우유”라고 맞대응하고 법적 공방을 벌이는 등 고름우유 파동으로 한동안 파장이 컸다)

기본적으로 마케팅이 상대적 비교우위를 절대적인 경쟁우위 혹은 절대적 강점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이때 자신들이 좋다는 것을 강조하는 가장 제일 편하고 쉬운 방법 중 하나가 상대를 깎아내리는 것인데, 문제는 그러한 접근이 치명적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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