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GS25 남혐 포스터 논란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GS25 남혐 포스터 논란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1.05.0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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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홍보 포스터 두고 남성비하 이미지 의혹 일어
여러차례 사과, 이미지 수정에도 비난 이어져
전문가 "구체적 조치안 담겨야 효과적...정확한 팩트 토대로 회사입장 공유해야"
논란이 된 GS25의 이벤트 포스터. GS25
논란이 된 GS25의 이벤트 포스터. GS25

매주 주목할 하나의 이슈를 선정, 전문가 코멘트를 통해 위기관리 관점에서 시사점을 짚어봅니다.

이슈 선정 이유

최근 젠더갈등 양상이 첨예해진 사회분위기 속에서 특정 기업이 남혐 혹은 여혐 논란에 휩싸이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치달을 수 있다. 다른 부정이슈도 그렇지만 더욱 민감하고 전략적이고 정확한 초기 대응과 커뮤니케이션이 요구되는 이유다. 또한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외부 못지않게 적절한 내부 커뮤니케이션도 필요하다.

사건 요약

GS25가 최근 진행한 ‘캠핑가자!’ 이벤트가 남혐 논란에 휘말렸다. 이벤트를 홍보하는 포스터에 삽입된 엄지와 검지로 소시지를 잡는 듯한 이미지가 극단적 페미니즘 커뮤니티로 분류되는 메갈리아에서 사용하는 남성 비하 포즈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포스터에 담긴 ‘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감성적 캠핑 필수 아이템)이라는 문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각 단어의 마지막 알파벳을 거꾸로 읽으면 ‘megal’이라는 조합이 된다는 것이었다.

문제가 지적되자 GS25는 손가락 이미지를 없앤 포스터를 다시 게재했지만, 포스터 하단에 새로 삽입된 달과 별을 조합한 이미지가 모 대학 여성주의 학회 마크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나오며 더 큰 논란이 일었다. 일종의 이스터에그(개발자가 숨겨놓은 메시지)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GS25는 논란이 된 이미지와 문구를 모두 제거한 2차 수정 포스터를 올리고 최초 게시일 하루만인 2일 자사 앱에 사과문을 발표했다. “디자인 일부 도안이 고객님들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을 수렴해 디자인을 수정해 게시했다”며 “이벤트 이미지 제작과 문구에 오해가 없도록 더욱 세심한 검토와 주의를 기울여 준비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자 GS25는 자사 SNS를 통해서 좀 더 구체적인 2차 사과에 나섰다. 회사 측은 “현재 논란이 되고있는 영어 문구는 포털사이트 번역 결과를 바탕으로 표기했으며, 이미지 또한 유료사이트에서 ‘힐링 캠핑’ ‘캠핑’이 키워드인 디자인 소스를 바탕으로 제작됐음을 확인했다”며 의도성이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현재 상황

GS25 측의 해명에도 이를 수긍하지 못한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과거 진행한 캠페인 포스터에까지 ‘남혐’ 의혹이 더해지는 데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내부 직원들의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새로 진행하는 이벤트에도 논란은 확전되는 분위기다. 4일 공개한 50주년 기념주화 홍보포스터에도 ‘손가락 로고’가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GS25 운영사인 GS리테일 측은 언론을 통해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한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가맹점주들은 매출하락 등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본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서기로 했고, 모바일 게임 ‘그랑사가’를 서비스하는 엔픽셀은 GS25와의 제휴이벤트를 중단하기로 했다. 청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의 군부대 PX계약을 전면 철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회사 이름이 가려지긴 했지만 글 내용이나 관련 기사 링크를 통해 GS25 관련 청원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해당 청원은 6일 현재 8만명을 돌파했다.

조윤성 GS리테일(GS25 운영사) 사장은 4일 점주들에게 사과문을 보냈다. 조 사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저를 포함한 관련자 모두 철저한 경위를 조사하고 사규에 따라 합당한 조치를 받도록 하겠다”면서도 의도된 이미지가 아닌 실수임을 강조했다.

‘GS25 사태’로 발화한 남혐 논란은 다른 곳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온라인 상에서는 기업이나 공공기관, 방송에 이르기까지 과거 게시물, 콘텐츠 등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른바 ‘남혐 미러링’이 이뤄지고 있다. 

주목할 키워드

젠더갈등, 불매운동, 초기대응, 사내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강함수 에스코토스 대표, 류효일 인사이트알앤컴 대표

코멘트

강함수 대표 : 젠더이슈나 갑질 논란처럼 온라인 상에서 제기되는 사회적 이슈들은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라 오랫동안 누적돼 있었다. (이번 케이스는) 그런 이슈들을 내부적으로 검토하지 못한 프로세스의 문제로 보인다. 이와 유사한 선행사례가 많이 발생한 바 있고 SNS에서의 커뮤니케이션과 실수, 오류에 대한 지적들도 많은데 프로세스가 정립되지 못한 것 같다.
 

이런 일들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상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고 파급력도 클 것이라는 인식속에서 신속·긴밀하게 대응해야 하고 깊게 들여다봐야 하는데 위기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진 것 같다. 사과가 거듭되고 이해관계자인 점주들이 움직이니 대표자가 공식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 내부적으로 위기를 검토하고 논의하는 프로세스가 미흡한 것 같다. 가이드라인이나 주의점 등에 대한 기준을 만들고 이를 학습하는 등의 사전 조치들이 프로세스 상에 있었어야 한다. 불매운동이 일어나거나 ‘변명이다’ ‘진정성 없다’는 반응이 나오지 않도록 커뮤니케이션 했어야 했다.

물론 온라인 채널 운영까지 최고위층이 의사결정을 할 순 없다. 보도자료나 기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라면 의사결정권자들이 주의 깊게 보고 메시지를 컨트롤 하지만 SNS자체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현장과 의사결정권자 사이의 갭이 있기 때문에 위기상황을 논의하고 토론하는 과정이 부족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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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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