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와 매드몬스터, 그리고 브랜드 저널리즘
BTS와 매드몬스터, 그리고 브랜드 저널리즘
  • 변유진 (eugene@domo.co.kr)
  • 승인 2021.05.31 16: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팬들과 세계관 안에서 소통하며 ‘월클’ 반열
팩트 주입식보다는 해석 유도형 접근 필요
Mnet(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컴백 스테이지까지 진행한 ‘매드몬스터’. 사진: 엠넷 유튜브 
Mnet(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컴백 스테이지까지 진행한 ‘매드몬스터’. 사진: 엠넷 유튜브 

[더피알=변유진] 2021년 대중문화계의 중심 ‘방탄소년단(BTS)’와 ‘매드몬스터’의 공통점을 아는가? 태생의 차이는 있어도 독특한 세계관과 어마무시한 팬덤의 두 가지 측면에서 비교가 가능하다.  

BTS가 세대를 아우르며 인기를 끄는 명실상부 세계적 아이돌이라면, 매드몬스터는 국내 MZ세대에 ‘월클’(월드클래스의 준말)로 통하는 일종의 부캐(부캐릭터) 아이돌이다. 개그맨 2인조가 유튜브에서 아이돌을 패러디한 콘텐츠로 인기를 끌다가 급기야 현실 세계까지 진출해 음악전문 방송에서 컴백무대까지 가졌다.

모든 콘텐츠에 MZ 세대가 즐겨 쓰는 눈코입, 피부를 보정해주는 필터를 덧씌워 데뷔한 이 아이돌의 인기가 수직곡선을 그리고 있다. 각 콘텐츠 댓글마다 월클 아이돌을 향한 ‘주접’성 댓글이 적게는 수천에서 많게는 수십만까지 달린다.

리얼과 가상의 차이가 있지만, 이들 인기의 중심은 뭐니뭐니 해도 ‘세계관’과 ‘팬덤’이다. 이들을 추종하는 팬들은 세계관 안에서 융합되고 소통하며 즐거움을 나눈다.

특히 팬덤 문화는 시초가 된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넘어서서 이미 많은 산업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팬들의 힘은 주체를 가장 잘 이해하면서 독보적인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것에 있다. 몇 년 전부터 팬덤 문화의 효용이 인정받으면서 이론화되며 마케팅에도 속속 활용돼왔다.

▷관련기사: 브랜드에도 필요한 ‘세계관’

브랜드의 팬덤 마케팅 사례는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팬들로 하여금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캠페인을 선보이는 ‘나이키’부터 차디찬 메탈로 가득한 전자기기에 따스한 감성을 불어넣은 ‘애플’ 그리고 한국에서는 B급 감성을 양지로 끌어올리고 팬덤 ‘배짱이’를 만든 배달의민족이 좋은 예다.

지난 기고에서 언급한 ‘코카콜라’와 ‘토스’도 일례가 될 수 있다. 코카콜라는 ‘따라 할 수 없는 맛’이라는 가치로 팬덤을 형성하고 있고, 토스는 내부 임직원과 투자자 등 관련인들을 통해 단단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브랜드 팬덤의 중심에는 브랜드의 보이스를 신뢰하게끔 하고 전파하도록 만드는 브랜드 저널리즘이 자리 잡고 있다.

브랜드 저널리즘에 대한 오해와 편견

흔히 저널리즘이라고 하면 사실만을 전달하는 거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벤자민 프랭클린은 “저널리즘은 의견(Opinion)을 전달하는 비즈니스”라고 정의했다. 팩트만을 전달하기보다는 저널리스트의 의견을 기반으로 일정한 방향성과 프레임을 가진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저널리즘의 본뜻이다. 다큐멘터리나 탐사 보도가 좋은 예다.

브랜드 저널리즘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브랜드가 가진 기정사실을 전함은 물론이고 브랜드만의 의견, 즉 스토리를 담아 브랜드 저널리즘을 형성해야 한다. 이러한 브랜드 저널리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연계성 있는 스토리가 이어지다 보면 세계관도 자연스레 만들어지게 된다.

앞서 언급한 BTS와 매드 몬스터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 보자. 이들 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매우 부지런하다는 점에 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주체의 표면적인 팩트는 물론이고 숨겨진 면을 발견하고 싶어 한다. 마치 신대륙을 발견하기 위해 끝없는 항해를 이어가는 개척자처럼 남들은 모르는 나만의 무언가를 찾기 위해 연구와 연구를 거듭하는 사람들이다.

‘BTS 세계관’으로 검색해보면 앨범과 콘텐츠에 담긴 세계관 해석부터 트리비아 등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영화나 소설, 드라마에 대한 것처럼 촘촘하고 경이롭다.
 

매드몬스터의 유튜브 댓글에는 영상만 봐서는 알 수 없는 새로운 스토리가 팬들의 댓글을 통해 양산되고 있다. 간혹 브랜드의 메시지와 콘텐츠가 너무 많아서 소비자로 하여금 혼란을 주거나 등 돌리게 하는 경우와는 대조된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설명할 필요가 없다. 중심 콘셉트는 유지하되, 부지런한 팬들에게 나만의 무엇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필요 이상으로 차린 식탁의 결과는 처치 곤란한 음식물 쓰레기 또는 소화불량인 것처럼, 브랜드 저널리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도 과유불급은 불변의 진리다. 미술관의 작품들을 더 돋보이게 하는 것도 여백의 미를 만드는 하얀 벽이 아니던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