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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현장] 30대 민지 In The 민지맨션
[마케팅 현장] 30대 민지 In The 민지맨션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1.06.10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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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입구역 부근 팝업스토어 오픈한 중앙일보
1960년대 구옥 MZ향 브랜드 공간으로 탈바꿈
리러브(Re:Love) 주제 아래 협업, ‘지속가능’ 스토리텔링
민지맨션을 상징하는 캐릭터가 곳곳에 위치해 있다. 사진: 정수환 기자

[더피알=정수환 기자] 30대 초반. 누군가에겐 아주 젊은 나이일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화석처럼 느껴지는 나이일 수 있다. 당사자인 기자는 그저 앞자리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믿기 싫어 나이 이야기를 회피하고 있다.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었지 싶은 생각을 종종 하는 요즘, 그나마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단어가 있다면 ‘MZ세대’다. 이 한 단어 안에 얼마나 많은 나이대가 포함돼 있는지, 그 덕에 10대와도 20대와도 맞먹을 수 있다. 가끔 염치가 없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이 역시 나름의 특권이니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는 생각으로 당당한 소속감을 느끼며 살고 있다.

하지만 이내 ‘이런 세대 구분에 민감해진 게 진짜 나이가 든 증거겠지’라는 회의감이 적셔올 때쯤, 회의감의 원흉인 ‘세대’란 단어를 빼고 MZ를 ‘민지’라 칭하겠노라 선언한 중앙일보의 한 기획에 눈길이 갔다. ‘민지맨션’이란 MZ 취향저격 브랜드 공간을 만든다고.

김민지 괴담 혹은 ‘민지 와쪄염 뿌우’부터 떠올린 고루한 스스로를 외면한 채, 한층 젊어진 기분을 느끼며 관련 기사를 썼고 언제 오픈하나 기다리다 마침내 방문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아래 기사와 더 아래에 있는 영상을 참고하시길. 

▷관련기사: 중앙일보가 ‘민지’를 모은 사연

홍대입구역에 내려 지도에 적힌 대로 가보니, ‘홍대입구에 이런 집도 있나’ 싶은 의외의 공간이 나왔다. 1960년대 말, 김중업 대한민국 1세대 건축가가 설계한 2층짜리 집이다. 지금까지 허물어지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뉴트로한 분위기가 MZ를 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어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입장 전 다양한 물품을 제공받았다. 기념 포스터, 엽서 등 와디즈 펀딩 참여자 전용 리워드부터 리필스테이션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병, 그리고 스탬프 투어 용지도 받았다. 7개의 공간에 배치된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추후 룰렛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스탬프는 총 7개를 모아가면 된다. 사진: 정수환 기자

방역 수칙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라텍스 장갑을 나눠준 것이다. 장갑을 껴야만 참여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이 공통된 물품들을 만지기에 코로나 시국에 필요한 배려라 느껴졌다. 손은 불편했지만 마음은 편안해졌다. 함께 간 후배 기자와 “라텍스 장갑도 착용했으니 이 공간을 꼼꼼히 해부해보자”며 너스레도 떨었다.

입장 후 1층에 대략적인 짐을 놓고 공병과 스탬프투어 용지만을 든 채 2층부터 향했다. 올라가자마자 코오롱몰의 ‘위두(weDo)’라는 브랜드가 보였다. 인간, 환경, 동물을 생각하는 바른 제품을 선보이는 지속가능한 편집숍이라고. ‘내일 라이브러리’라는 코너가 있었는데, 이곳에서 위두가 큐레이션한 지속 가능한 브랜드의 이야기와 제품, 그리고 내일을 위한 도서들 만나볼 수 있었다. 코오롱에 대해 기사로 몇 번 다룬 적이 있어 웬만한 소속 브랜드는 알고 있다 생각했는데, 위두는 또 처음이었다. 새로운 브랜드 인지와 함께 다음 공간으로 넘어갔다.

코오롱몰의 위두와 함께한 내일 라이브러리. 사진: 정수환 기자

각 공간에는 직원들이 한 명 이상씩 있었다. 간섭을 싫어하는 MZ세대를 위해 평소엔 가만히 있지만 손님들이 궁금한 걸 물어볼 경우 답해주는 존재들이었다. 게임의 NPC 같은 느낌이랄까. 이들은 모두 중앙일보가 선발한 MZ세대 자문단인 민지크루 소속이었다. 기자는 모든 직원에게 궁금한 점을 하나 이상씩 물어봤다.

다음은 스웨덴 SPA 브랜드 H&M의 공간이다. 이 역시 지속가능을 이야기하는 콘셉트. 새로운 소재와 혁신 과정을 통해 나온 제품들이 주를 이뤘다. 옷을 입어보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웬만하면 체험을 다 해보자 싶었지만, 옷 갈아입고 사진을 찍는 일련의 과정이 너무나도 귀찮았기에 바로 다음 공간으로 걸음을 옮겼다.

H&M의 공간.
H&M의 공간. 사진: 정수환 기자

계속 들고 다니느라 힘들었던 공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아로마티카의 공간 차례였다. 주방세제, 바디워시, 샴푸, 수딩젤 중 하나를 받아갈 수 있었다. 세제나 바디워시가 가장 살림에 보탬이 됐겠지만 ‘지성 두피’라는 글자를 예전부터 그냥 못 지나쳐왔던 기자는 이미 집에 지성 두피를 위한 샴푸가 쌓여있는데도 결국 샴푸를 선택했다(그것 참 TMI). 나눠준 태그(Tag)에 제품 이름과 유통기한을 함께 적었다.

바로 옆에 조그맣게 마련된 코너도 아로마티카의 공간이었는데, 컬러 아로마 테라피가 진행되고 있었다. ‘오늘 당신은 어떤 색에 끌리시나요?’라는 주제였는데, 직원에게 물어보니 평소 좋아하는 색이 아닌 오늘 당신이 가장 끌리는 색을 고르라고 당부했다. 평소에는 좋아하는 노란색을 선택했겠지만, 왠지 그날은 빨간색이 끌렸다. 빨간색 카드를 선택하니 뜻이 ‘열정’이라며 지금 당신은 매우 열정이 부족한 상태라고 일러줬다. 과연. 각 색에는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아로마들이 준비돼 있었는데, 열정을 좀 더 채우기 위해 빨강에 해당하는 향을 열심히 맡았다. 살짝 생기가 돌았다.

아로마티카의 리필스테이션.
아로마티카의 리필스테이션. 사진: 정수환 기자

리러브(Re:Love)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테마를 담는다는 사전 정보를 깔고 방문했는데, 너무 지속가능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닐까. 다른 주제는 없을까. 이런 의문을 품고 1층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건 또 지구를 위한 카페. 발트글라스라는 브랜드와 협업을 해 카페 공간을 만든 건데, 재활용이 어려운 병들을 활용해 업사이클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동물 모양을 한 향초들은 참 예뻤다. 더 나아가니 폐방화복을 업사이클해 제품을 만드는 ‘119레오’의 아이템들이 보였다.

요즘 사회적으로 중요한 화두이고, MZ세대들 역시 지대한 관심을 갖는 게 ‘지속가능’이라지만 7군데 중 4군데가 지속가능을 표방해서 그런지 도돌이표를 연주하는 느낌이라 아쉬웠다. 또 공간 밖에는 리사이클링존, 풀무원 샘물의 친환경 생수를 담은 바스켓인 워터바 등이 있었다. 차라리 주제가 ‘지속가능’이었으면 모를까, 리러브라면 좀 더 다양한 테마를 담을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물론 다양함에 대한 갈증은 다음 공간에서 조금 해소되긴 했다. ‘작업실’이라는 공간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에 대해 탐구해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고, ‘하비룸’에서는 펩시의 레트로한 제품을 만나고, 레트로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특히 하비룸의 경우 탐나는 물건들이 정말 많았는데, 전시를 위해 당일 구매는 어렵지만 이중 일부는 오는 20일 ‘플리마켓’을 통해 판매한다고 한다. 충분히 참여할 의향을 밝히며 밖으로 나왔다.

펩시로 꾸려진 뉴트로한 공간. 사진: 정수환 기자

보고 느낄 건 정말 많아서 1시간 정도 이것저것 체험하며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나이트 살롱’이 진행되니 자리에 착석해달라는 멘트가 들려왔다. 또 어떤 프로그램일지 기대하며 앉았는데, 잘생긴 신인 배우이자 민지 크루인 직원분이 진행을 시작했다.

나이트 살롱 프로그램은 위스키 브랜드인 ‘네이키드 그라우스’의 브랜디드 콘텐츠 같은 느낌이랄까. 해당 시간에 민지맨션을 방문한 사람들끼리 자기소개를 통해 통성명을 하니, 이내 칵테일 만들기 키트를 1인당 1개씩 나눠주었다. 50ml짜리 위스키 한 병과, 진저에일, 꿀, 레몬주스 등을 셰커에 넣고 섞은 후 얼음 잔에 붓고, 마시는 형식이었다. 본래 위스키가 너무 써서 잘 먹지 못했던 기자는 두 모금을 끝으로 더 마시진 못했지만, 칵테일을 만들어보는 꽤 유쾌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준비된 칵테일 만들기 키트.
준비된 칵테일 만들기 키트. 사진: 정수환 기자

위스키 한 병을 걸고 빙고를 진행하기도 했다.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선물용으로 괜찮겠다 싶어 열심히 참여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간절히 바라지 않아서 그런 걸까. 그런데 안타까워할 새도 없이 바로 스탬프를 바탕으로 한 룰렛 돌리기가 진행됐다. 역시나 그렇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 뽑혔다. 허무함과 아쉬움이 2배로 밀려왔다. 그래도 로또가 아닌 다른 곳에서 심장에 쫄깃함이 부여된 건 오랜만이라 그런지 생의 감각을 또 깨우친 순간이었다. 인생에는 충분히 재미있는 요소가 많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함께 참여한 후배 한나라 기자는 “서로 간섭하지 않는 적당한 선에서 교류할 수 있는, 재미있는 살롱 느낌이었다”며 “중앙일보라는 브랜드가 공간에 너무 드러나지  않아 아쉬웠지만, 한편으론 드러나지 않아서 더 편안하게 탐방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혀 생각지 못했는데, 후배 말을 듣고 보니 코로나로 인해 배제돼있던 낯선 사람과의 만남이 새로움을 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MBTI I로 시작하는 극내향성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하도 이런 만남을 못하다보니 어느새 그리워하고 있었나 보다.

3줄만 빙고를 완성시켜 상품을 타지 못했다.
3줄만 빙고를 완성시켜 상품을 타지 못했다. 사진: 정수환 기자

아무쪼록 대략 30분간의 살롱 타임을 마치고, 술을 더 마시고 싶은 사람은 지인들과 함께 술을, 공간을 둘러보고 싶은 사람들은 좀 더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술이 입맛에 맞지 않았던 우리는 좀 더 둘러본 뒤 이내 민지맨션을 빠져나왔다.

그런데 집에 가는 길에 공간을 다시 회상해보니 약간의 애로사항이 존재했다. 모든 구성의 볼륨이 커서 그런지 어느 하나 머리에 뚜렷하게 남는 느낌이 없었다. ‘강(强)’과 ‘약(弱)’의 조화가 아닌, ‘강’만이 존재한 느낌이랄까. 잡지로 따지자면 모든 페이지가 기획으로 구성돼 있어 읽기 부담스러운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항상 질 좋은 콘텐츠를 고민하는 언론사에서 만든 공간이라 그런 것일 수도. 또 제한시간이 있는 상황이라 더 버겁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이는 코로나가 끝나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 싶다.

물론 재미있고 유익한, 그리고 매우 예쁘게 잘 꾸며놓은 공간이다. 전통 언론사가 이렇게까지 높은 퀄리티의 공간을 꾸린 것도 정말 신기했다. 다른 언론사를 넘어 다른 기업에도 충분한 귀감을 줄 수 있는 시도임은 분명하다.
 

지난 1일 문을 연 민지맨션은 오는 13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이후 이틀은 펀딩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체험할 수 있도록 전면 개방한다. 다만 첫 공간에 그치지 않고 2호, 3호를 넘어 계속 민지맨션을 가져갈 것이라 밝혔기에 다음 공간은 좀 더 다양한 주제와 여유가 갖춰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무쪼록 2호와 3호를 기다린다는 것은 결국 기자가 민지맨션의 ‘찐팬’이 됐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2호와 3호 공지가 뜬다면 그 누구보다 빠르게 펀딩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 언론사답지 않은(?) 중앙일보의 이같은 시도가 다른 언론사에도 영향을 끼쳐 다채로운 공간이 생기는 자극제가 되길 바라본다. 이참에 더피알도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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