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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심리테스트계의 넷플릭스’입니다”
“저희는 ‘심리테스트계의 넷플릭스’입니다”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1.06.16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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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上] 푸망 류승준 대표·이예은 운영총괄

[더피알=정수환 기자] MBTI 열풍이 거세게 불었던 작년. 자기소개에도 MBTI가 제일 먼저 나온다고 하니 말 다했다. 하지만 속절없는 시간의 흐름에 MBTI도 별수 있나. 점점 존재감이 사그라든다 했더니 웬걸. 예쁜 디자인을 입고, 좀 더 간소화된 질문, 풍부한 스토리와 테마를 앞세우며 여전히 MZ세대에게 소구되고 있었다.

▷관련기사: 유형 테스트, 산업이 되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에 맞춰 활발히 관련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다. 우리가 열심히 소비해온 심리테스트의 밑단에는 과연 어떤 노력들이 존재했을까. 대표 브랜드로 알려진 푸망의 공동창업자 류승준 대표와 이예은 운영총괄(Operations Director)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왼쪽부터) 푸망의 공동창업자 류승준 대표, 이예은 운영총괄. 푸망 제공

안녕하세요. 먼저 푸망을 잘 모르는 분들에게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레이블링 콘텐츠 플랫폼’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선 레이블링 콘텐츠를 설명하자면 혈액형, 별자리, MBTI 등을 통해 사람을 몇 가지 유형 중 하나로 분류하는 콘텐츠입니다.

저희는 이 레이블링 콘텐츠 중 심리테스트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국내에서 유행하는 다양한 심리테스트를 소개하기도 하고, 자체적으로 제작하기도 합니다. 기존 작품도 소개하고 오리지널 콘텐츠도 만드는 심리테스트계의 ‘넷플릭스’라고 보시면 돼요(웃음).

작년 12월 첫 출시 이후 6개월간 누적 사용자수 683만명, 5월 MAU(Monthly Active User, 한 달 동안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한 이용자 수를 나타내는 지표) 224만명에 이를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창업한 지 6개월밖에 안 된 회사일 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 했어요. 어떻게 회사를 설립하게 됐나요.

저(류승준 대표) 같은 경우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아 2017년부터 이런저런 스타트업을 다녔습니다. 그러다 창업을 해봤는데 잘 안 돼 번아웃이 왔죠. 잠깐 쉬자는 생각으로 복학을 했고, 다음 창업을 위한 좋은 동료를 찾고 싶어 서울대 창업동아리인 ‘스누스브’에 가입했는데 거기서 이예은 공동창업자를 만나게 됐습니다.

보통 창업을 할 때, ‘해당 산업에 문제가 있으니 내가 그걸 해결해야지’라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희는 좀 더 ‘우리가 어떤 걸 할 수 있을까’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작년 내내 심리테스트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더라고요. 왠지 이 아이템이라면 우리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바로 착수하게 됐습니다.

멋진 자신감입니다. 그런데 심리테스트의 어떤 점이 창업에 확신을 주었는지도 궁금하네요. 

심리테스트가 왜 이렇게 흥하고 있을까 계속 생각해봤는데요. 심리테스트가 포함된 ‘레이블링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굉장히 오래전부터 있었더라고요. 저도 많이 접해봤고요. 다들 한 번쯤은 혈액형별 성격에 맞춰 나를 대입해본 적이 있고, 또 요즘 웬만한 사람들이 MBTI가 뭔지는 알며 살고 있잖아요.

그래서 ‘레이블링 콘텐츠는 사람이랑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라 생각했죠. 우리에겐 정리하고, 유형을 나누고, 분류하고 싶은 본능이 존재하는데 이를 인간관계에도 적용하려 한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레이블링 콘텐츠는 없어지지 않는 수요라는 결론을 내리고, 사람들이 꾸준히 즐거워한다는 점을 보며 창업을 결심했죠.

푸망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다수 기업과의 협업 콘텐츠들이 눈에 띄어요. 협업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국내에서 매달 평균 1000만회 정도 심리테스트가 플레이됩니다. 계산해본 결과 저희 푸망의 테스트가 한 달에 200만-300만회 정도를 차지해요. 즉 푸망이 전체 플레이 수의 20-30% 정도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굉장히 많은 마케터들에게 ‘푸망이 이런 테스트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전파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선순환으로 인해 매달 50-60건 정도의 협업 요청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협업이 확정되면 이후 절차는 저희가 전담해요. 그래서 프로젝트 초기에 많은 부분에서 사전 합의를 해요. 저희가 자체적으로 만든 템플릿이 있는데 이를 통해 KPI(핵심성과지표), 오디언스, 톤앤매너(tone&manner), 엑셉션(수용도) 등을 조정하죠. 그렇게 도출된 결과와 기업의 요구사항에 따라 심리테스트 제작 경험이 풍부한 전문팀이 주제 선정부터 질문&답변 내용 설계, 디자인, 개발, 초기 유통까지 모든 과정을 풀(full)로 책임지고 있습니다.

또 저희는 테스트 플레이 횟수로 고객사에 제안드려요. 5만회가 푸망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플레이 횟수고, 5만회가 넘지 않으면 비용을 모두 돌려드리기로 했는데 웬만한 테스트가 10만회는 기본으로 넘어갑니다. 현재까지 저희가 약 40건 정도의 테스트를 만들었는데 평균 23만회가 플레이됐습니다.

AK몰과의 협업 콘텐츠, '나만의 브랜드 찾기' 테스트. 

사실 브랜드와의 협업 콘텐츠는 일종의 ‘광고’잖아요. 그런데 요즘 소비자들은 광고를 매우 싫어하죠(웃음). 브랜드를 어떻게 광고가 아닌 것처럼 심리테스트에 녹여내는지?

브랜드 노출은 최대한 뒤쪽으로 배치하려 합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저희 입장에서 물론 고객사도 중요하지만, 사실 제일 중요한 존재는 푸망 사이트에서 테스트를 플레이해주는 사용자들입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그분들은 광고를 싫어하죠. 광고로 느껴지는 부분은 무조건 뒤로 빼고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방식이 기업한테도 더 좋아요. 실험 결과 광고 티가 안 나는 테스트가 티 나는 테스트보다 2배 정도 플레이할 확률이 높더라고요. 추후 바이럴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차이가 벌어지게 되죠. 브랜드 노출이 적거나 은연중에 드러날 경우 메시지 전달이 더 용이하기도 합니다. 물론 ‘협업’이기에 마음처럼 안될 때도 있습니다(웃음).

아무쪼록 저희는 이 과정을 브랜드(의 메시지)를 테스트에 ‘넛징(Nudging)’시킨다고 표현하는데요. 대놓고 광고하기 보다는 테스트를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경험하는 걸 지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넛징이 잘 된, 기억에 남는 협업 콘텐츠들이 있을까요.

AK몰과 함께 한 ‘나만의 브랜드 찾기’ 테스트가 기억에 남는데요. 최근 AK몰에서 명품 전문 쇼핑몰을 새롭게 론칭하면서 저희와 손잡게 됐습니다. 사용자들은 3-5분 동안의 테스트를 통해 샤넬, 아르마니, 바비브라운 등 나와 맞는 다양한 브랜드를 탐색하며, ‘AK몰의 명품 전문 쇼핑몰에 이런 브랜드들이 새롭게 입점했구나’란 사실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습니다. 그 결과 AK몰 KPI의 125%를 달성하기도 했고요.

에이블리와 함께한 ‘어른이날 맞이 A(dult)BTI’ 콘텐츠도 넛징을 테스트 뒤편에 시도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최근 에이블리 캠페인에서 강조되는 ‘에이블리라 블리다’라는 태그라인을 ‘K-장녀/K-장남이라 블리다’와 같은 방식으로 테스트 곳곳에 은연중에 녹여내기도 했죠. 고객사도, 소비자도 모두 만족한 테스트였던 것 같습니다.

▷“메타버스에서도 레이블링은 계속된다”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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