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만 유튜버 ‘계향쓰’에 물었다…“‘애니 먹방’ 인기비결이 뭔가요?”
120만 유튜버 ‘계향쓰’에 물었다…“‘애니 먹방’ 인기비결이 뭔가요?”
  • 한나라 기자 (narahan0416@the-pr.co.kr)
  • 승인 2021.06.1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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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먹방 단점 보완하며 인기 콘텐츠로 부상
‘짧은 길이, 캐릭터 친근감, 댓글 통한 소통’ 강점
애니메이션 먹방 세계에선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 유튜브 캡쳐

[더피알=한나라 기자] MZ세대를 중심으로 먹방계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유튜브 인기급상승 코너에 자주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먹방(이하 애니 먹방)이 그 주인공이다.

애니 먹방의 세계에선 등장인물도, 음식도, 상황도 모두 가짜다. 유명 게임 캐릭터나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그린 캐릭터가 짜장면, 햄버거 등 낯익은 음식부터 망치, 주사기, 구두 같이 음식이 아닌 물건도 먹어치운다. 시간도 실제 먹방보다 짧다. 한 자리에서 후후룩 음식을 먹어버리는 시간이 채 5분을 넘기지 않는다. 모두 현실이 아닌 애니메이션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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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특징 덕분에 애니 먹방은 실제 먹방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없다. 음식을 과소비하거나 일회용기 사용으로 일으키는 환경 오염도 적다. 사람이 아닌 캐릭터이기 때문에 인성 논란이나 ‘먹뱉’(음식을 먹고 몰래 뱉는 행위) 시비 등에서도 자유롭다.

MZ세대가 애니 먹방에 환호하는 이유도 이 때문일까. 혹시 또 다른 이유가 있지는 않을지, 또 어떤 음식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지 궁금한 마음에 구독자 122만명을 보유한 애니메이션 유튜버 ‘계향쓰 GH’S’ 운영자에게 애니 먹방 생태계에 대해 물었다.

조회수 1000만회 이상을 기록한 계향쓰 채널 '주사기 먹방' 영상의 한 장면 . 유튜브 캡쳐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계향쓰 GH’S 채널을 운영하는 PP입니다. 채널은 여자친구와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퇴근 후 함께 즐길 취미 활동을 찾다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습니다. 처음에는 국내 초등학생들을 타깃으로 영상을 만들었는데, 해외 구독자 반응이 좋아지면서 글로벌 MZ세대로 타깃을 바꿨습니다.

애니 먹방과 사람이 진행하는 기존 먹방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캐릭터에 이입하거나 현실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애니 먹방은 음식량과 종류에 제한이 없어요. 한 번에 10개씩 먹는 것도 가능하죠. 다만 일반 먹방과 달리 실제 음식이 아니다 보니 리얼리티가 떨어질 순 있어요. ASMR처럼 청각이나 시각적 자극을 주는 건 부족하지만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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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먹방을 보는 주 연령층이 궁금해요.

채널 유입 정보를 보면 가장 많이 들어오는 연령층은 30~40대인데요. 현재 10대들의 부모님 나이대가 이 정도입니다. 구독자들이 부모님 휴대폰으로 (채널에) 들어오지 않나 추측하고 있어요.

MZ세대가 애니 먹방을 보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요?

영상 길이가 짧아요. (MZ세대가) 숏폼 콘텐츠에 익숙하다 보니 저희도 보통 2분 내외의 짧은 영상을 만들죠. 또 다른 이유는 캐릭터인 것 같아요. 저희는 MZ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캐릭터를 등장인물로 정해요. 요즘 대세는 ‘프라이데이 나이트 펑킨’이라는 게임 캐릭터들인데요. 가장 인기가 많은 건 폭탄머리 위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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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통해 (시청자) 자신과 같은 캐릭터를 좋아하는 이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애니 먹방의 인기 요소라고 봅니다. 각 캐릭터의 개성을 반영해서 이들의 성격이 드러나는 장면을 추가하면 반응이 좋거든요. 댓글로 다른 캐릭터 영상을 요청하기도 해요.

인기 게임 캐릭터를 영상에 등장시키는데 혹시 저작권 문제는 없나요?

게임 캐릭터가 유행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2차 창작에 관대하다는 점이에요. MZ세대는 자신이 직접 (콘텐츠에) 참여하고 제작하는 데 익숙해요. 또 다른 이가 만든 2차 창작물을 보면서 열광하고 더욱 빠져들기도 하죠.

저희는 2차 창작이 가능한 게임만 콘텐츠 제작에 이용하고 있어요. 다만 게임 특성에 따라 조심해야 하는 부분은 있습니다. 음악 저작권이 문제 될 수 있거든요. 이런 경우엔 따로 제작자에게 연락해 동의를 구합니다.

계향쓰 GH’S 채널만의 캐릭터도 따로 있다고 들었어요.

3개의 자체 캐릭터가 있고 앞으로 늘려갈 예정입니다. 저희 커플과 직원의 실제 성격을 반영해 만들었어요. 펭귄을 닮은 캐릭터가 바로 저, PP고요. 모자 쓴 캐릭터는 계향쓰 GH’S, 여자친구 캐릭터입니다. 회색 캐릭터 DD는 저희 직원을 모티브로 삼았어요. 저희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상도 게임 캐릭터만큼 조회수가 잘 나와요.

계향쓰 GH'S 채널 자체 캐릭터, 왼쪽부터 DD, 계향쓰, PP.

제휴 문의나 광고 요청도 많이 들어올 것 같아요.

초반에는 해외 업체에서 많은 요청이 왔는데 당시에는 자체 캐릭터가 없어 거절했어요. 최근엔 국내 기업에서 제휴나 광고 제안이 들어와요. 이제는 저희만의 캐릭터가 생겼기 때문에 꼼꼼히 검토하고 있어요.

캐릭터가 먹을 음식을 매일 고르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음식 선정은 어떻게 하나요?

처음 ‘어몽어스’ 캐릭터로 애니 먹방을 시작했을 땐 한국의 편의점 음식을 다룬 영상이 인기가 많았어요. 특히 외국인들은 한국어를 몰라도 ‘불닭볶음면’(썸네일) 이미지가 보이면 바로 영상을 클릭하더라고요.

주로 등장하는 음식은 색깔이 화려하거나 매운 것들이에요. 면 종류나 햄버거들이 인기가 많고요. 다른 먹방 채널에서 유행하는 음식들도 참고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구독자들이 많아 보이는데, 국내 구독자와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요?

채널 초기부터 외국인 구독자가 많았는데요. 변동은 있는 편이지만 (대체로) 미국과 국내 구독자가 평균 10~20% 정도에요. 나머지 구독자들은 콕 집어 말하기 애매할 정도로 많은 나라에 분포돼 있어요. 그러다 보니 한국 구독자만 타깃으로 하는 채널에 비해 조회 수도 높고 구독자도 많은 편이에요.

애니메이션 특성상 언어적 한계가 있는데 구독자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궁금해요.

저희 영상은 언어가 없어요. 언어가 없어도 소통할 수 있게 작업하고 있고요. 최근에는 캐릭터의 표정이나 연기에 집중해 감정 표현을 디테일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어요.

커뮤니티나 댓글에서 소통할 때는 번역기를 이용해 10가지 정도의 언어로 공지를 합니다. 유튜브에 댓글 자동 번역 기능이 없는 점이 아쉬워요. MZ세대에게 댓글창은 일종의 놀이터거든요. 댓글을 달고, 답글을 확인하고 거기에 다시 댓글을 쓰면서 소통하는 게 그들의 놀이방식인데 이 부분이 활성화되지 못해 아쉽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애니 먹방 콘텐츠는 꾸준히 만들거예요. 다만 자체 캐릭터를 위주로 콘텐츠를 채워가려 합니다. MZ세대에 트렌드에 맞춰 이제까지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르고 파격적인 영상을 만들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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