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 행동주의’ 영향? 美 PR회사 CEO가 사임한 사연
‘고객사 행동주의’ 영향? 美 PR회사 CEO가 사임한 사연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1.07.0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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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왕자 부부 주최 자선 행사서 물의 일으켜
관련 보도에도 일주일 버티다 GM 등 대형 고객사 계약해지 결정타
“부주의하고 공개적이고 난처한 실수” 인정하나 음해 세력 주장
디클랜 켈리(Declan Kelly) 전 테네오 대표가 지난 1월 블룸버그TV에 출연한 모습.
디클랜 켈리(Declan Kelly) 전 테네오 대표가 지난 1월 블룸버그TV에 출연한 모습. 조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주력하는 핵심 분야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미국 유명 PR·컨설팅 회사 테네오(Teneo)의 의장이자 CEO인 디클랜 켈리(Declan Kelly)가 최근 음주 후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논란을 빚으면서 사임했다.

자신이 이사회 멤버로 있는 비영리단체의 자선 모금 행사에서 술에 취해 다수의 남녀 참석자들에게 부적절한 스킨십을 했다는 파이낸셜 타임즈(Financail Times) 보도가 있은 지 일주일만이다.

보도 이후 회사 측은 켈리가 치료를 받고 있으며 향후 몇 달간 업무를 줄인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입장만을 전했지만, 제너럴 모터스(GM) 등 대형 고객사가 이 일로 이탈하자 압박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9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사임을 공지하고 그의 프로필도 삭제했다.

GM이 테네오에 지불하던 리테이너피는 월 25만 달러(한화 약 2억8325만원) 가량이었던 걸로 알려졌다.

켈리는 제너럴 모터스(GM)의 CEO 메리 바라(Mary Barra)와 직접 협력해 온 관계다. 특별히 대관 및 PI(President Identity) 업무를 맡아왔다. 아일랜드 신문기자 출신으로, 힐러리 클린턴의 첫 대선 출마 당시 고문을 맡았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힐러리가 국무장관을 맡으면서 북아일랜드 경제사절로 임명되기도 했다. 비즈니스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GM 외에도 코카콜라, IBM, UBS 사장의 고문을 맡았다.

문제가 발생한 행사는 해리(Harry) 왕자와 부인인 메건 마클(Meghan Markle)이 주재한 비영리단체 글로벌 시티즌의 모금 행사로 지난 5월 개최됐다. 개발도상국에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바이든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 행사에서 지지 메시지를 발표했고 셀레나 고메즈, 제니퍼 로페즈 등의 유명 스타들도 참석했다. 이 사건으로 켈리는 글로벌 시티즌의 이사회에서도 해임됐다.

사건이 알려진 직후 켈리는 “부주의하고 공개적이고 난처한 실수”가 있었고 “직접적 피해자들과 동료, 고객들에게 사과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사에 대한 비방 캠페인의 희생자가 됐다는 주장을 펼쳤다. 세계 유수 기업 CEO와 고위 임원들의 고문을 자처하는 자사의 평판을 깎아내리려는 캠페인이 벌어졌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그러나 상황의 진실성과 별개로 회사 운영에 지속적인 방해가 되는 걸 원치 않는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테네오는 전세계 33개 사무소에서 125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글로벌 자문사다. 인수합병(M&A)·위기 커뮤니케이션, 경영컨설팅을 망라한다.

지난 2011년 켈리와 더그 밴드(Doug Band), 폴 키어리(Paul Keary)가 공동창업해 BC파트너스에 지분을 매각한 바 있으며, 지금은 영국계 사모펀드 CVC캐피탈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다.

켈리의 사임에 따라 공동창업자이자 최고운영책임자인 폴 키어리가 뒤를 이어 대표를 맡게 됐다.

회사 이사회는 켈리의 사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지난 10년 간 켈리의 리더십과 헌신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는 공지글을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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