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벤트 효과, 與 대선주자 국민면접이 野 대변인 선발배틀에 밀려
정치 이벤트 효과, 與 대선주자 국민면접이 野 대변인 선발배틀에 밀려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21.07.0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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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유튜브 계정 업로드 영상 조회수서 ‘토론배틀’이 앞서
여러 악재 감안해도 여당 입장에선 뼈아픈 일
컨벤션 효과 기대 앞서 진정성과 낮은 자세 필요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에서 최종 결승에 오른 4명의 참가자들. 뉴시스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에서 최종 결승에 오른 4명의 참가자들. 뉴시스

[더피알=문용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준비한 대변인단 선발 토론배틀이 5일 결승전을 끝으로 종료됐다. 주류 정당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20대 청년 2명이 제 1야당의 새로운 스피커 역할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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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의 공약이라고는 하지만 취임 한 달도 안돼 실시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론 제대로 진행될지 의구심을 품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결과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힘 유튜브 계정 ‘오른소리’에 올라온 생중계 영상 조회수를 보면 16강전은 40만뷰를 넘었고 8강전도 30만뷰를 찍었다. TV조선을 통해 방송된 결승전은 시청률 5%를 넘겼다. 단순 수치로 모든 걸 평가할 순 없겠지만 이 정도면 성공적이라고 볼만 하다.

비슷한 시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정치 이벤트가 열렸다. 당내 대선 주자들이 이른바 ‘국민면접관’의 질문을 받는 콘셉트였다. 현직 도지사만 3명에 국무총리 출신 2명 등 기라성 같은 당 대선주자들이 총출동한 경선 레이스이기 때문에 중량감에 있어서는 국민의힘 토론배틀보다 묵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흥행 성적은 그리 신통치 않은 듯하다. 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에 올라온 1,2차 국민면접 생중계 영상 합계 조회수는 6일 오후 기준 1만6000뷰 남짓(개별 클립영상 제외). 국민의힘 토론배틀 8강전만도 못한 조회수다. 물론 국민면접을 생중계한 외부 플랫폼까지 다 따져봐야겠지만 ‘본진’에서 성적만 놓고 보면 여당 대선주자들보다 야당 대변인 후보들이 더욱 주목을 받은 셈이다.

물론, 여러 가지 요소를 감안할 필요는 있다. 민주당의 국민면접은 포맷 차이는 있지만 결국 대선후보 레이스라는 점에서 신선함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국민의힘의 토론배틀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발상이다. 정치권에 새바람을 몰고온 이준석 대표의 야심작이기도 하다. 관심이 집중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게다가 여당의 상황이 별로 좋지 못하다. 부동산 파동 등 연이은 악재로 인해 현 정부에 대한 민심은 흔들리고 있다. 개혁진영 혹은 진보진영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신선함’이라는 키워드도 30대 젊은 당대표가 이끄는 보수 야당에 내주고 말았다. 차기 대선까지 300일도 채 안남은 상황에서 여당 입장에선 뭐든지 해야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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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것들을 고려하더라도 대선 후보가 총출동한 이벤트가 야당 대변인 선발토론에 밀리는 모양새인 건 민주당으로서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국민면접관으로 선발된 몇몇 인사들이 사퇴하는 촌극까지 빚어졌다. 당연히 국민 시선이 고울리 없다. 좀 극단적으로 말하면 안하느니 못한 모양새가 된 셈이다.

지난 4일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국민면접. 뉴시스
지난 4일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국민면접. 뉴시스

정치 기사에 흔히 사용하는 표현 중에 ‘컨벤션 효과’라는 말이 있다. 정당이 전당대회나 대통령 후보 경선 등 굵직한 이벤트를 치른 직후엔 지지율이 올라가는 상황을 일컫는다. 정도의 차이는 존재했지만 과거에 이런 케이스가 빈번했던 게 사실이다. 민주당도 아마 이 점을 잘 알고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국민면접도 이같은 컨벤션 효과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컨벤션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그 내용을 보면 국민들이 현재 여당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마저 든다.

사기업들도 자사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을 느낄 땐 함부로 이벤트 마케팅에 나서지 않는다.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미운털이 박힐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 표를 먹고사는 정당이야 오죽하랴. 더구나 대통령 선거는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대한 일이다.

이벤트 정치가 큰 반향을 얻지 못한다면 (너무 당연하고 식상해 하고 싶지 않은 말이지만) ‘진정성’과 ‘낮은 자세’가 더욱 필요하다. 지지자들에겐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단합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여당 대선 주자들의 진정성 있는 메시지, 그리고 국민에게 울림을 줄만한 무게감 있는 한 마디를 기대해본다. 표를 얻으려면 국민 마음을 잡아야 하고, 마음을 잡으려면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지금은 이벤트로 관심을 끌 때가 아닌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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