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대선주자 이재명의 ‘바지 발언’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대선주자 이재명의 ‘바지 발언’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21.07.0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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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2차 예비경선 토론회서 ‘스캔들 의혹’ 언급되자 “바지 내릴까요” 응수
경쟁자들·야권 인사 비판 이어져…이 지사는 3차 토론회서 사과
전문가들 “준비 안된 대응 논리”, “정확하고 빠른 대응” 평가 엇갈려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2차 토론회 리허설을 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뉴시스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2차 토론회 리허설을 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뉴시스
매주 주목할 하나의 이슈를 선정, 전문가 코멘트를 통해 위기관리 관점에서 시사점을 짚어봅니다.

이슈 선정 이유

선거는 후보들의 상호공방과 말잔치로 뜨겁게 달아오르기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돌출 발언’으로 상대 후보에게 공격의 빌미를 주거나 유권자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한다. 특히 5년간 나라의 명운을 지고나갈 대통령선거 후보자라면 말의 무게감이 다르다. 후보자 자질문제까지 거론될 수 있다. 표현하는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도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적절한 톤앤매너를 갖춰야 하는 이유다.

사건 요약

지난 5일 8명의 여당 대선주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예비경선 2차 TV토론회가 JTBC에서 진행됐다. 생중계된 이날 토론회에선 본선행 티켓을 따기 위한 열띤 공방이 이어졌다.

그런데 이날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발언 하나가 도마에 올랐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소위 말하는 스캔들에 대해서 ‘그 얘기는 그만합시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라며 과거 이슈가 됐던 ‘여배우 스캔들’ 의혹을 거론했고 이에 이 지사가 “제가 혹시 바지 한번 더 내릴까요?”라고 응수한 것이다.

앞서 해당 여배우는 특정 신체부위에 점이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 지사는 2018년 10월 직접 병원을 찾아 신체검증을 받은 바 있다. 그 결과 점이나 점을 없앤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 지사의 발언은 이와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의 ‘센’ 발언에 정 전 총리는 당황한 듯 웃으며 “그거하고는 다른...”이라고 했고 이 지사는 “어떻게하라는 겁니까”라고 되물었다. 이에 정 전 국무총리는 “국민들이 납득하실 수 있도록 말씀을 하셔야죠”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후 “시간이 다 됐다”라는 진행자의 멘트로 두 후보자 사이의 공방은 중단됐다.

토론이 끝난 후 이 지사 캠프는 논평을 통해 “비난을 위한 질문들로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장면들이 있었다”며 “검찰의 불기소 처분으로 정리가 된 사안임에도 개인 사생활을 들추기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정 전 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개인 사생활이 아니다. 공인으로서 검증이며 정권 재창출이 걸린 대한민국의 미래”라며 “진실을 밝히라는 저도, 해명해야 하는 이 후보도 둘 다 곤혹스럽지만 대선 승리를 위한 길로 양해해 달라”는 메시지를 냈다. 아울러 “이 후보가 우리당 후보가 된다면 어차피 야당이 공격할 일. 미리 털고 가자”며 “당당하게 사실만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상황

정 전 총리만이 아니었다. 일부 여당 대선주자들은 이 지사의 ‘바지 발언’에 비판을 쏟아냈다. 이낙연 전 대표는 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입에 올리기도 거북한, 민망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박용진 의원은 6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위트로 해야 될 얘기를 정색하고 바지발언으로 가버리게 되는 일은 본선에서 있었다면 ‘폭망각’(폭상 망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MBC를 통해 방송된 3차 토론회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어제 되게 민망했다”며 “엉뚱하기도 하고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해당 발언을 평가했다. 이에 이 지사는 “하도 답답해서 한 두 번도 아니고, 근거없는 일을”이라면서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지사는 8일 열린 방송 토론회에서도 “답답해서 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제가 지나쳤던 것 같다.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야권 인사들의 공세도 있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이기도 한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 지사의 숨겨진 난폭성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대선주자로서 위험한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홍준표 의원은 “예선에서 사실 여부를 명명백백하게 밝히시고 의혹을 털고 검증을 통과해서 본선으로 가시라”고 했다.

주목할 키워드

대선후보, 생중계 토론회, 비언어적 표현, 논쟁의 링, 톤앤매너

전문가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前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장)

코멘트

윤태곤 실장: (스캔들은 대선 과정에서) 예측가능한 이슈였는데 이에 대한 (이 지사의) 대응 논리 준비가 그렇게 썩 잘된 것 같지는 않다. 그 정도의 토론회라면 정말 생각지도 못하는 이슈가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때문에 공격에 대비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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