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광고는 안되고 술예능은 되나요?
술광고는 안되고 술예능은 되나요?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21.07.1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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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주류 광고·마케팅 규제 강화 속 예능에 음주 침투
국민건강증진 목적 맞게 다각도서 보완책 필요
26일 첫 방송을 앞둔 ‘마시는 녀석들’의 예고.
26일 첫 방송을 앞둔 ‘마시는 녀석들’의 예고의 한 장면.

[더피알=조성미 기자] 술자리를 콘셉트로 한 주류 예능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스타들의 관찰 예능에 자연스레 집어넣거나, 정부 규제를 피해 온라인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주류 마케팅이 다시 TV 프로그램으로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시작해 10부작으로 막을 내린 채널S ‘신과 함께’는 꿀조합 주와 식(酒&食)을 추천해준다는 콘셉트로 방영됐다. 연예계 주당으로 알려진 신동엽과 성시경 등이 출연했다.

16일 방송을 앞둔 시즌2에서는 특별한 날 먹을 음식을 추천해준다는 내용으로 변화했지만, 시즌1과 동일한 주당 출연자들이 맛있는 음식에 어울리는 술 이야기를 지나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IHQ(전 코미디TV)에선 ‘맛있는 녀석들’의 스핀오프 격인 ‘마시는 녀석들’이 론칭을 예고했다. 또 여성 주당들이 모인 ‘언니가 쏜다!’ 등의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tvN에서 방영 중인 ‘우도주막’도 있다. 이처럼 케이블 채널을 중심으로 술을 두고 대화하는 모습이 TV를 통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술을 마시면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평소 보지 못했던 (스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음주예능은 유행이 한 번 지나갔다가 (코로나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니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며 “모임을 갖지 못하고 혼술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리만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랜선여행처럼 시청자들의 니즈가 있는 것”이라고 봤다.

그럼에도 음주예능을 예능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주류의 광고와 마케팅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지난 6월 30일에는 광고시간대를 제한받는 채널을 TV에서 데이터방송, IPTV, DMB 등까지 포함해 확대하고, 주류 상품명이나 음주를 권장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광고 음악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시행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법적 규제가 현실에선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이야기다. 술병에 모델 얼굴을 넣지 말라는 법안이 통과되기 전에 이를 수용했고, 주류 광고 개정안 관련해서도 이미 하고 있지 않은 것들이기에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주류의 광고·마케팅이 엄격히 제한되는 것과 별개로 음주를 메인 콘셉트로 한 예능이 활발해지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현재 주류는 가상광고나 간접광고(PPL)가 금지돼 있다. 2016년 이를 허용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반대에 부딪혀 이를 금지하는 현행 규정이 유지되고 있다.

때문에 TV 속 음주 장면에서는 라벨을 가리거나 변형해 브랜드가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하지만 과도한 음주문화를 바로잡기 위해 어떤 브랜드의 술을 먹는지가 얼마나 중요할까. 오히려 주량을 과시하거나 불필요한 음주장면을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게다가 광고보다는 콘텐츠를 통한 자연스러운 노출이 효과가 높은 것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술을 마시는 상황을 미디어에서 자꾸 보여주는 것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것 같다.

‘국민건강증진’이라는 대의를 위해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규제하기로 했다면, 다른 곳에서 문제가 커지지 않도록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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