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G] 우유의 모험
[브리핑G] 우유의 모험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1.07.16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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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 환경 문제로 비(非)유제품 대두하자 위기에 몰려
새롭게 포지셔닝 나선 브랜드, 스포츠음료와도 경쟁
우유가 필요할 때는 과연 언제일까요. 출처: 유튜브
더피알 독자들의 글로벌(G) 지수를 높이는 데 도움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코너. 해외 화제가 되는 재미난 소식을 가급적 자주 브리핑하겠습니다.

[더피알=정수환 기자] 과거 학창시절을 생각하면 싫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중에서도 정말 싫었던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우유 급식’인데요. 영양을 위해 매일 흰우유를 하나씩 강제로 먹어야 했고, 그마저도 먹기 싫은 날은 실내화 가방에 넣어놓고 긴 시간 열어보지 않아 (먹을 수 없는 상태로) 발효돼 버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지금도 우유를 잘 먹는 편이지만, 이때의 트라우마로 아예 우유를 먹지 못하게 된 사람도 더러 있더라고요. 요즘의 우유 급식은 바나나, 초코, 딸기 등 다양한 맛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하니 정말 다행입니다. 

밀레니얼 세대로 분류되는 제가 어렸을 적만 해도 ‘영양=우유’였습니다. 필수적으로 우유를 섭취해야 건강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해외에서는 이 인식이 위협받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바로 귀리 우유, 아몬드 우유 등 비(非)유제품의 등장으로 말이죠.

아니, 사람들은 여전히 우유의 영양가를 인정하긴 합니다. 하지만 유제품을 먹는다면 굳이 우유가 아닌, 치즈나 요거트 등을 선택하겠다는 여론이 주를 이룹니다. 또 최근 환경 문제로 인해 비건(vegan, 적극적 의미의 채식주의)식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비유제품을 선호하는 사람들 역시 증가했습니다.

떠오르는 시장을 선점해야 하니 이 비유제품들, 마케팅도 참 잘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기존 행했던 ‘우유 광고’를 생각해볼까요. 바르고, 건강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정말 착하고 반듯하지만 어찌 보면 또 지루한데요. 비유제품은 이런 편견을 깨고 재미있는 마케팅을 추구합니다.

귀리 우유 브랜드인 오틀리(Oatly)가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부모가 아이에게 우유를 먹으라고 타이르는 기존 광고 방식을 뒤집었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이 환경을 생각하지도 않고 우유를 먹는 아빠를 부끄럽다며 꾸짖는 모습을 포착할 수 있는데요. 요즘 어린 친구들이 오히려 환경을 더 신경 쓴다는 시류를 적극 반영한 듯합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오틀리는 ‘아빠를 도울 수 있는’ 사이트를 개설합니다. 사이트에 접속하면 ‘아빠들은 원래부터 유제품을 좋아했다’는 내용의 글이 나오는데요. 이런 생활방식을 조금씩 개선할 수 있도록 ‘아빠를 위한 (비건) 레시피’, ‘아빠의 주장을 무효화하는 방법’, ‘통계를 좋아하는 아빠에게 숫자로 이길 수 있는 방법’ 등이 나와 있는 것은 물론, 아빠들은 왜 이럴 수밖에 없는 사람인지 설명하는 글까지, 위트있는 친절함이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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