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대상 100억 소송, 어떻게 될까
방송사 대상 100억 소송, 어떻게 될까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21.07.1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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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VC 요즈마그룹 한국지사, JTBC 보도에 민형사 대응 방침
요즈마 측 “허위 조작 방송에 의한 피해 심각”…JTBC 측 “일방적 주장일 뿐”
요즈마그룹 관련 JTBC 뉴스 보도 장면. 방송 화면 캡처
요즈마그룹 관련 JTBC 뉴스 보도 장면. 방송 화면 캡처

[더피알=강미혜 기자] 방송 보도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며 한 외국계 벤처캐피탈(VC)이 100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예고했다. 언론사 대상 소송가액으로만 보면 이례적으로 높다. 

통상 언론소송 판례에선 언론이 사실이 아닌 허위 내용을 보도했다고 해도 공익에 부합하고, 보도 과정에서 진실하다고 믿을 충분한 이유(상당성)가 있다고 판단되면 위법성이 잘 인정되지 않는다. 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이 나더라도 청구금액 대비 인용액이 낮고 많아야 천만원대 수준이 다수였다. 

▷관련기사: 양극화된 언론사 배상금, 징벌제가 ‘보도피해’ 줄일까

그러나 최근 들어 언론보도 피해구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고, 국내에서도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추진하는 등 기류가 달라지고 있는 만큼 이번 소송의 귀추가 주목된다.
 

‘100억 손배’를 제기하는 곳은 이스라엘 VC 요즈마의 한국지사 요즈마그룹코리아다. 이 회사는 지난 6일 방송된 JTBC 뉴스의 추적보도 내용이 ‘허위 조작’이라고 주장하며 대규모 피해 발생에 따른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JTBC는 이날 뉴스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이 추진 중인 ‘1조2000억 창업펀드’의 운용사인 요즈마그룹의 실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홈페이지에 명기된 이스라엘 본사 주소나 전화번호, 홍콩 지사가 모두 실제와 다르다는 것.

이를 근거로 JTBC 취재진은 “(요즈마그룹의) 실체가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했다. 아울러 익명의 요즈마그룹 직원의 말을 인용해 “(펀드를) 매니지하고 그런 노하우를 받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요즈마(그룹)코리아에서 노하우가 전수된 양” 한다며, 박형준 시장 주도로 부산시가 유치하는 1조2000억 펀드에 막대한 시민 세금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JTBC의 해당 보도에 대해 요즈마그룹코리아(이하 요즈마) 측은 15일 입장문을 내고 “허위 조작 방송에 의한 사업적 피해, 명예훼손 등”을 문제 삼으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종합편성방송사 및 해당 보도 제작진을 대상으로 하는 100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요즈마 측은 제작진이 “다양한 허위 보도와 악의적 편집을 통해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하며 보도 내용을 반박했다.

요즈마 측은 보도자료에서 △제작진이 찾아간 곳은 본사 예전 주소이고 보도 전에 이를 수차례 설명했지만 의도적으로 허위 보도 △홍콩지사는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으로 싱가포르 오피스로 이전 △‘요즈마그룹코리아에는 벤처 투자 노하우가 없다’는 익명의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제작진이 (보도)의도에 따라 선별 취재 △부산시 펀딩 투자금 1조2000억원은 국비나 시비 등 세금이 아닌 민간조성 자금이라는 점 등을 언급하며, 허위·조작 방송의 책임을 묻기 위해 100억대 손배 소송과 함께 담당 PD에 대해선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형사소송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요즈마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투자자들이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에도 계시는데 (해당 보도로) 영향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요즈마그룹) 명성 자체에 큰 타격을 줬기에 언론사 대상 소송가액으로 최고금액으로 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요즈마 측에 따르면 JTBC 뉴스가 이번에 다룬 의혹은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에서 앞서 제기한 것이다. 열린공감TV는 ‘[단독 특종 생방송] 박형준 후보의 사기성 공약! - “요즈마펀드 공약의 충격실체!” - 부산 창업펀드조성 1조 2천억, 제2의 옵티머스가 될수 있다!’는 제목의 영상을 지난 3월 29일에 업로드한 바 있다.

요즈마 관계자는 “열린공감TV 방송이 (박형준 당시 부산시장 후보의) 공약 이후 나왔고, (본사) 주소 내용부터 여러 가지로 억지주장을 했다”며 “(JTBC 보도도) 같은 포인트로 연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JTBC 취재진이) 코리아 사무실에 약속 없이 와서 취재를 시도했고 (이후) 몇 차례 서면 답변을 했고 통화도 많이 했다. 이갈 에를리흐 요즈마그룹 회장님으로부터도 관련 내용을 받아 전달했다”며 “여러 과정을 거쳐 해명했고 (보도에 나온) 주소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담당 PD가 답변을 받기 전에 이스라엘 현지를) 방문해서 촬영한 것을 그대로 방송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JTBC는 요즈마 측과 전혀 다른 입장이다. JTBC 측은 “왜곡 조작 보도라는 일방적인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러한 주장이 계속되면, 자세한 관련 자료와 제보 내용을 추가 공개하고 법적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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