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쟁이 유튜버 ‘우엉’, “야근하는 모습이 힐링이래요”
광고쟁이 유튜버 ‘우엉’, “야근하는 모습이 힐링이래요”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21.07.22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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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홍기획 정우연 CⓔM
2년 넘게 직장인 브이로거로 활동…아트디렉터 일상 담아
일과 외 시간 쪼개 채널관리, 회사도 응원하는 문화
직장인 브이로그 채널 '우엉'을 운영하고 있는 대홍기획 정우연 CⓔM. (이미지를 클릭하면 해당 영상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더피알=조성미 기자] 브이로그(video+blog), 말 그대로 일기를 쓰듯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동영상 콘텐츠이다. 셀프 인테리어, 카페 사장님, 운동, 공부 그리고 백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브이로그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각광을 받은 것이 있으니 바로 직장인 브이로그다.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각자의 업무를 하는 모습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공감 요소이고, 반대로 경험해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새로운 콘텐츠이다. 또 해당 직종에 몸담기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간접경험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직장인 브이로그’ 형식을 활용한 방송 MBC ‘아무튼 출근!’도 이같은 니즈가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우려점도 있다. 알게 모르게 회사 정보가 새어나갈 수 있고, 보여주려고 의도하지 않은 부분이 노출돼 뒷말을 낳기도 한다. 때문에 날 것의 콘텐츠를 지향하며 기업 스스로 브이로그 콘텐츠를 선보이던 것에서 요즘은 다소 자중하는 모양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광고회사 브이로그’로 꾸준히 활동하는 이가 있다. 매 순간 보안이 생명인 광고회사 한 가운데서 ‘광고쟁이’의 일을 보여주고, 일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모습을 담아내기도 한다.

24시간이 부족한 광고쟁이가 직장인 브이로그를 2년 넘게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는 소식에 열정 넘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8년차 아트디렉터, 대홍기획 크리에이티브솔루션7팀 정우연 CⓔM(쌤)이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쌤’ ‘님’ ‘프로’…광고회사 호칭에 담긴 의미

우선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대홍기획에서 8년차 아트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정우연이고, 개인 유튜브 채널 우엉 브이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브이로그를 시작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원래 전공이 신문방송학이어서 기본 영상편집을 할 수 있었고, 유튜브를 해봐야겠다고 오래 전부터 생각만 했었어요. 유튜브 겸업은 모든 직장인이 품고 있는 생각이니까요…

광고업이 좀처럼 규칙적인 시간을 내거나 새로운 영상을 기획할 수 있는 여유가 많이 없다 보니, 제 일상을 그대로 찍어서 보여주는 브이로그는 어떨까 생각했어요. 시작하고 보니 일기보다 더 세세한 기록이 되어 즐기면서 하고 있습니다.

초기 영상을 봐도 카메라 앞에서 어색함이 없고 라이브도 4시간씩 하시고… 전문 크리에이터 못지 않던데요. 끼의 원천이 무엇일까요?

초기 영상 정말 어색합니다…! 6개월 정도는 카메라 의식하는 제 모습이 너무 싫었어요. 카메라에 익숙해지다보니 요즘은 카메라가 있는 것도 까먹긴 하지만요.

끼는… 원래 어렸을 때부터 소위 ‘관종’이었다고 해요. 아주 어렸을 적 시장 한복판에서 노래가 나오면 바로 춤 추기도 하고, 어른들 노래 자랑 무대에 올라가고 싶다고 떼를 쓰기도 했대요(웃음). 누구 닮아서 이런 애가 나왔나 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그냥 이런 성격은 타고난 것 같습니다.

광고쟁이는 바쁘다는 인식이 크잖아요. 주 1~2회 콘텐츠를 업로드 하는 것 같은데, 편집과 채널 관리 등 시간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편집은 일찍 퇴근하게 되면 평일 저녁은 무조건 하고요. 평일이 힘들면 주말 하루를 통으로 편집데이로 쓰기도 합니다. 편집은 한 영상당 8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채널 관리는 따로 크게 하는 건 없고,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되도록 다 대댓글을 달아드리거나 메일이나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이 오면 답장을 드리는 정도예요. 그건 출퇴근 시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시작 당시 6년차에서 이제 8년차가 되셨습니다. 시간을 쪼개 꾸준히 하게 된 원동력이라면?

뻔한 대답일 수 있는데, 구독자님들 댓글이 가장 큰 원동력인 것 같아요. 제 영상을 매주 기다리고 있거나,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댓글을 보면 더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광고쟁이의 리얼한 일상을 보여주시잖아요. 그래서 아무래도 광고회사 입사를 희망하는 분들이 많이 보실 것 같은데, 구독자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말씀처럼 상당히 많은 분들이 광고회사 입사를 꿈꾸는 광고 꿈나무님들인데, 생각보다 광고업계 종사자분들도 ‘다른 회사는 어떻게 일하나’ 궁금해서 찾아보시기도 하고 그냥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좋아서 보시는 분들도 꽤 있어요! 야근하는 모습이 힐링이라고들 하시는데 그건 어떤 부분에서 힐링인지 잘 이해는 안됩니다(웃음).

회의, 촬영장, 사무실 등이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요. 광고회사 일이라는 게 보안을 요하는 일이 많은데 괜찮아요?

되도록 광고주가 누구인지 분간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편집하고 블러하는 편이에요. 물론 내용도 다 지우고 통상적으로 어느 회의에서든 할 수 있는, 예를 들어 ‘이 부분은 더 심플하게 가자’ 정도의 말들만 살립니다. 그리고 직접 허락 받지 않은 분들의 얼굴은 지나가다 걸리더라도 꼭 블러를 하는 편이고, 허락을 받지 못한 분들이 있는 곳에선 가급적 안 찍히는 각도를 찾아요. 각도에 걸리거나 목소리가 필수적으로 들어가겠다 싶으면 그냥 안 찍는 편입니다.

그리고 영상 분량을 좀 쌓아 놓고 편집, 업로드 하는 편이라서 촬영날로부터 3~4주 후에 올라가게끔 하고 있어요. 그러면 실무든 PT(프레젠테이션)든 마무리 되었을 때 업로드가 되게끔 조절됩니다.

보안에 대해서는 회사와의 협의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일일이 회사에 영상을 미리 보여드리지는 않아요. 믿어 주시는 게 가장 큰 것 같고, PR부서나 저희 팀장님은 구독하고 봐주시더라고요. 최대한 저도 조심하지만, 문제 되는 부분은 말씀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상을 공개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으신가요? 주변 반응도 궁금합니다.

저는 원래 일상을 공유하는 것에 대해 부담이 없는 성격이여서 큰 문제는 없었는데, 주변 분들 중에 이해 못하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특히 남편과는 차차 촬영하면서 공개하는 범위를 조정해나갔고, 동의하는 범위 내에서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절 이해 못 했던 건 어머니였는데, 요즘은 멀리 떨어져 사니 소식을 알 수 있어 오히려 좋아하세요(웃음).

회사 구성원들과 함께 광고회사 Q&A를 진행하는 등 임플로이언서(Employee+Influencer) 역할도 하는 듯해요. 회사의 지원도 있나요?

Q&A같은 부분은 사내에 친분이 있는 분들을 직접 섭외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일단 촬영할 수 있게 해주시는 게 가장 큰 지원인 것 같아요. 믿고 제재를 안 해주시는 부분이 가장 감사합니다. 그런 감사한 마음을 가끔 TFT(태스크포스 팀) 활동이나 강의활동으로 보답(?)해드리려 하고 있습니다. 물론 본업인 아트디렉터 일을 가장 잘 해야겠지요(웃음).

유료광고가 포함된 콘텐츠도 있더라고요. 유튜브 활동을 포함해 겸업을 금지하는 회사도 있던데 대홍은 어떤가요? 또 광고회사에서 인플루언서와 협업할 일도 있을텐데요, 사내에서 인플루언서로서 러브콜을 받은 적도 있나요?

저희 회사 같은 경우 겸업은 응원해주는 편인 것 같아요. 직원분들 중 책을 직접 쓰는 분도 계시고, 유튜버도 제가 최초가 아니였으니까요. 단지 개인사업자는 내규상 안된다고 알고 있어요. 본업에 방해되지 않는 이상, 겸업은 서로 대단하다고 생각해주고 응원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인플루언서로 섭외를 받은 적은 없어요. 농담처럼 저희 팀에서 그런 말을 주고 받긴 하지만, 그러려면 제가 훨씬 더 성장해야겠죠.
 

브이로그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을까요? 또 어려운 점이 있으시다면?

한 대학교 광고 동아리에서 연간 행사로 내부 공모전을 하는데, 거기에 강의와 심사위원으로 초대 받은 적이 있어요. 제가 그런 큰 역할을 할만한 직급도 아니고, 자격도 없는 것 같아서 거절하려고 했는데 워낙 초대하는 메일에 제 팬이라고 애정을 듬뿍 담아주셔서 가게 됐어요.

구독자도 많지 않았던 때였는데, 동아리 분들이 정말 저를 좋아해주시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행사가 끝나고 장문의 편지들과 선물도 받고 돌아오는 길에, 참 제가 뭐라고 이렇게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지 싶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을 했었습니다.

어려운 점은 아무래도 ‘꾸준히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함 같아요. 아무래도 제작 과정에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제 스스로 지칠 수 있고, 더 큰 걱정은 지금은 다행히도 브이로그 촬영과 제작을 응원해주시는 분들만 있어 가능하지만 조직이라는 것은 언제 바뀔지 모르는 것이니까, 함께 일하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부정적으로 생각하신다면 촬영은 힘들어지겠죠. 구독자분들이 많아질수록 그럴 가능성이 더 높을 것 같아요.

유튜버 우영을 대표할 수 있는 영상을 추천해주신다면?

1000명 이벤트로 개인적 질문을 받아 답했던 영상이에요. 제가 살아왔던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놓은 건데, 이렇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한 건 처음이라서 더 의미있기도 하고, 제가 살아온 과정과 생각을 담은 영상이라 절 대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광고회사 다니는 브이로거로서 하고픈 말씀이 있으시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브이로그로 인해 회사일에 지장이 가지는 않는지, 불편한 점이 없는지 걱정해주시는 분이 더러 있으세요. 하지만 전 반대로 브이로그를 하면서 ‘본업을 잘 해야 더욱 많은 분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실 것이다’는 강박이 있어요. 또 영상 내용으로 제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오히려 다른 일을 하면서 활력을 얻기도 해서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지켜야 할 선을 지킨다면 회사를 다니면서 브이로그 활동을 하는 것은 본인의 일상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회사 안팎에서 응원해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하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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