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브랜딩을 알면 브랜드 저널리즘이 쉽다
퍼스널 브랜딩을 알면 브랜드 저널리즘이 쉽다
  • 변유진 (eugene@domo.co.kr)
  • 승인 2021.08.03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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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V’ ‘일간 이슬아’ 등 각 분야 전문성+개인 스토리로 공감 형성
‘신기술 도입=워너비 혁신’?… 사람에 대한 이해 우선
모춘의 MoTV 영상 중 일부.
모춘의 MoTV 영상 화면. 자신의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유튜브 채널에 담아낸다.

[더피알=변유진] 우리는 긴 세월 동안 브랜딩, 마케팅, 홍보라는 명목하에 낡은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활동을 전개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고정관념을 부수면서 특정 브랜드에 대한 고정관념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널리즘은 팩트로만 이야기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 인식이나, 고정관념을 만들어야 하는 브랜드 저널리즘은 조금 다르다.

대부분의 고정관념은 사실성보다는 모호성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가진 사실만 모아서 전달하는 순간 원하는 결과를 얻기 힘들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개인이 꾸준한 활동을 통해 일정한 관념을 만들고 브랜딩을 하는 일이 흔해진 요즘이다. 익히 들어온 ‘월간 윤종신’이나 ‘일간 이슬아’ 등이 예다. 과거엔 연예인 같은 셀러브리티(celebrity)만 퍼스널 브랜딩에 뛰어든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다양한 분야에서 여럿의 이름이 떠오른다.

최근 세바시 연사로 등장한 모베러웍스의 ‘모춘’은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자신이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여실히 담아내면서 유명세를 타게 됐다. 어느새 5만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의 유튜브 채널인 ‘MoTV’와 브랜드 ‘모베러웍스’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브랜드의 현재를 자각하고 브랜딩 전문가를 만나서 히스토리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과정에 있다.

예측할 수 없었던, 결코 순탄하지 않은 과정 속에서 하나의 브랜드가 팬덤을 형성하고 지속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비난을 응원으로 돌리는 등 극적인 요소도 곳곳에 묻어 있어 마치 드라마 한 편을 보는 기분도 들게 한다.

MoTV에도 출연한 퍼스널 브랜딩의 또다른 주자인 배민 마케터 출신 ‘숭(이승희)’도 기록을 콘텐츠화한 대표적 케이스다. 출간된 지 시간이 좀 지났지만 여전히 시중 서점의 베스트셀러 매대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기록의 쓸모’ 저자다.

자신의 ‘쓸모’를 찾기 위해 수시로 기록하는 행위를 엮어 콘텐츠로 선보였는데, 처음부터 대단한 건 아니었기에 더 눈길을 끈다.

자신의 글과 자신을 알리기 위해 진행한 셀프 프로젝트 ‘일간 이슬아’로 이른을 알린 이슬아 작가도 MZ세대답게 좋은 면만 보이려 하지 않는다. 인생의 단면을 너, 나, 우리의 이야기로 가감 없이 담아내고, 때로는 아슬하게 때로는 담백하게 감정을 녹여내는 것이 그의 특기다.

출간된 일간 이슬아의 이야기들. 이슬아 홈페이지
출간된 일간 이슬아의 이야기들. 이슬아 홈페이지

일개 개인임에도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며, 꾸준한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는 점은 ‘이슬아’라는 브랜드에게 강한 신뢰를 부여했다고 볼 수 있다.

앞선 기고에서 브랜드 저널리즘을 이야기하면서 히스토리를 쌓고 브랜드 자신을 가장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퍼스널 브랜딩으로 자신만의 브랜드 저널리즘을 형성하고 있는 이들의 공통점은 사람들로 하여금 공감을 유도한다는 점에 있다.

빅데이터와 애드테크로 광고마저 점점 전자화되는 시대, 사람의 마음을 두드리는 건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기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생활을 사는 시대지만 그렇기에 사람들은 더욱 따뜻한 감성에 집착하는 것은 아닐까? 첨단기술 안에서 사람 냄새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 모두가 고려해야 할 브랜딩의 지향점이 아닐까 한다.

최근 한 브랜드의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늘 그렇듯,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게 됐다. 다른 기업이 하니까, 남들이 하니까 좋아 보이는 ‘그것’을 하고 싶다는 클라이언트 메시지에 부응하기 위해서 비슷한 무언가를 만들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경쟁사에 비해 뚜렷한 강점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경쟁사도 하니까 해야 한다는 이유가 따라붙었다. 전형적인 미(Me) 중심적 사고다. 

이제는 소비자들이 광고를 보지 않기 위한 프로그램에 돈을 쓰는 시대다. 비슷한 광고, 재미없는 광고는 매정하게 차단되기 딱 좋은 상황이다.

업계 종사자들은 애플이나 나이키 등의 글로벌 브랜드 광고의 우수성을 칭찬하고 그들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분석하지만, 소비자가 일류 브랜드를 선택하는 이유는 그렇게 치밀하지 않다. 대부분 이렇게 말할 것이다. ‘편해서요.’라고.

언제든 만족할 만한 퀄리티와 서비스를 제공해왔기 때문에, 그리고 공감할 만한 감성을 담아왔기 때문에 가능한 신뢰의 표현이다.

많은 기업은 다음 분기도, 내년에도 다시 한 번 혁신을 이야기할 것이다. 그렇게 다시 한번 실패하는 브랜딩을 시도할텐가. 현명한 브랜드라면 새로운 기술만을 좇기보다 현실을 직시하고 사람을 먼저 이해하는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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