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서 하던 언론의 ‘제목낚시’, 유튜브선 ‘썸네일낚시’로
포털서 하던 언론의 ‘제목낚시’, 유튜브선 ‘썸네일낚시’로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21.08.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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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디지털 전략, ‘유튜브 퍼스트’로 우회
개인 유튜버와 경쟁하며 이슈 쫓아…클릭저널리즘 행태, 정파적 색채 그대로 수혈

[더피알=문용필 기자] 최근 들어 많은 종류의 저널리즘 이론이 등장하고 있다. 데이터 저널리즘, 로봇 저널리즘, 솔루션 저널리즘 등 이름만 들어서는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다양한 저널리즘을 주창하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ICT 기술의 발전과 사회의 변화양상에 따라 앞으로도 새로운 저널리즘 구현 방식이 언론계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널리즘 이론과 맞댈 것은 아니지만 최근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유튜브 저널리즘이다. 신문과 방송 등 전통미디어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유튜브를 통해 여론을 형성하고 기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시대다. 실제로 제도권 언론을 벗어난 몇몇 뉴스 전문 유튜버들은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공개한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1’에 따르면 국내 이용자들이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44%였는데, 이는 조사대상 46개국 평균 29%보다 10%p 이상 높은 수치다.

문제는 유튜브의 특성상 이들이 올바른 저널리즘을 실천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물론 과거에 언론사 생활을 체계적으로 했다면 어느 정도의 보도 원칙이나 기자 윤리에 대해 학습이 돼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선’을 넘을 위험성이 상존한다.

직업인으로서 기자 트레이닝을 받은 유튜버라 할지라도 다양한 장르의 채널이 조회수 경쟁을 벌이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유튜브 세계에서 선정적인 옐로저널리즘을 펼칠 수 있다. 제대로 팩트체크가 되지 않은 ‘낚시성 뉴스’도 문제다. 과거엔 없었던 유튜브 저널리즘이라는 현상에 대해 언론이 우려의 시선을 보내게 되는 이유다.

그런데 국내 제도권 언론사나 언론인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은 과연 ‘클린 저널리즘’을 추구하고 있을까. 현실은 딱히 그렇지 않다. 일부 언론사의 경우 자극적이거나 확증편향적인 내용, 제목을 앞세워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포털에서 ‘제목낚시’를 했던 것과 같은 이치다.

송경재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는 “언론사의 ‘디지털 퍼스트’ 전략이 최근엔 ‘유튜브 퍼스트’ 전략으로 전환되면서 너나없이 경쟁적으로 하고 있다”며 “저널리즘 콘텐츠가 강화되고 이를 (올바르게) 연성화하는 방식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기존 유튜버의 방식을 쫓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유튜브 저널리즘의 폐해를 비판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이들의 문법을 답습하는 아이러니가 나타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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