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언론을 이해하지 못할 때 (2)
CEO가 언론을 이해하지 못할 때 (2)
  • 정용민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21.09.30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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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Crisis Talk]
외부 지인들 조언에 이슈관리 목적 갈팡질팡
직접 해명, 묻지마 법적 대응 경계…내부 공식 창구 활용해야

[더피알=정용민]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은 흔히 언론의 속성을 잘 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언론을 제대로 알고 있다’는 것은 ‘CEO가 기자들을 많이 알고 있고 그들과 매우 친하다’가 아니다. 단지 CEO가 기자들과 막역한 사이라는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이런 착각이 이슈 상황에서 종종 무리수를 두는 단초가 된다.

물론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하소연하거나 일부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지인 기자들을 활용할 수는 있다. 일부 친한 기자는 회사 편을 들어 우호적 기사를 내 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런 커넥션이 곧 언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와 같은 것이라 혼동해서는 안 된다. 

회사에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특히 그런 이해 수준이 그대로 드러나는 경향이 있으므로 부정적 상황에서 보이는 주요 증상들을 꼽아 본다.

▷CEO가 언론을 이해하지 못할 때(1)에 이어...

√여기저기에서 이야기를 듣고 언론 대응을 지시한다.

일단 먼저 정확하게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포인트가 있다. 특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고 난 이후 기사나 보도를 보고 연락해 오는 지인들은 해당 주제에 대해 깊은 이해가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언론에서 다룬 피상적 내용들만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심도 있는 대응이나 전략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그들이 원래부터 다양한 이슈나 위기관리 경험을 가진 전문가가 아닐 가능성도 높다. 정무적 감각이나 예전 일부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할 수는 있지만, 그 조언의 수준이 CEO에게 새로운 경우는 드물다.

해당 이슈나 위기의 배경이나 세부 정보를 잘 알고 있지 않은 비전문가들이 CEO에게 전하는 조언은 최대한 CEO가 개인적으로 필터링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하나하나를 매번 위기대응팀에게 전달하고 이것도 시도해 보라 저것도 해 보라 하는 지시하면 상황을 관리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CEO는 그것이 무엇이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겠지만, 이슈나 위기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이 우선순위를 따져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이것저것이라는 개념이 들어서서는 안 된다.

언론을 제대로 이해하는 CEO라면 최초 정한 이슈나 위기관리 목적에 기반해 조언을 분별할 것이다. 그것을 실행하면 현재의 위기관리 목적 달성에 도움이 될 것인가? 그것을 하지 않으면 반대로 위기관리 목적 달성으로부터 심각하게 멀어지게 될 것인가? 그것을 꼭 지금 실행해야 할 것인가? 아니라면 언제 실행해도 괜찮을 것인가? 등등에 대한 고민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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