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스타벅스 ‘리유저블컵 이벤트’ 후폭풍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스타벅스 ‘리유저블컵 이벤트’ 후폭풍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1.10.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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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인력 충원 없이 행사 진행, 매장 직원 불만 이어져…대표이사 직접 사과
그린 워싱, 빈번한 프로모션 등 비판 뒤따라…논란 점화되지 않은 채 새 MD 출시로 빈축
전문가들 “오래된 서비스 방식으로 트렌디한 이벤트 진행하니 잡음”, “아직 커피소비 안하는 Z세대 관점서 위험 요소 상쇄해가야”
스타벅스 매장 파트너들이 근무 여건 개선 및 인력 지원을 촉구하는 트럭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매주 주목할 하나의 이슈를 선정, 전문가 코멘트를 통해 대응전략 및 위기관리 관점에서 시사점을 짚어봅니다. 

이슈 선정 이유

‘진정성’과 ‘다움’이라는 보편적 가치가 기업 경영 활동에도 요구되는 시대다.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일수록 크고 작은 잘못이나 실수도 도드라지기에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수준에 부합하는 엄격한 ‘자기관리’가 더 필요하다. 평소 기업철학과 브랜드 가치에 반(反)하는 언행이 하나둘 쌓이면 진정성을 의심 받게 되고, 기존 고객은 물론 잠재 고객에게까지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라는 옷에 맞게 기업의 외형과 체질을 동시에 개선해야 한다.  

사건 개요

스타벅스코리아의 ‘곪은 문제’가 이벤트 하나로 터져나왔다. 지난 9월 28일 진행한 리유저블(reusable, 다회용)컵 이벤트를 계기로 매장 직원들의 처우 논란이 불거진 것. 부족한 인력이 충원되지 않은 채 행사를 담당한 일부 직원이 고강도 업무에 대한 부당함을 직장인 익명앱 ‘블라인드’에 올린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소비자들은 해당 사안에 분노하는 한편, 리유저블컵 이벤트 자체가 그린워싱(Green Washing)이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스타벅스의 빈번한 프로모션, 굿즈의 퀄리티 저하 등에 대한 불만 목소리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상황

여론이 악화되자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는 지난 5일 전 직원에게 사과 이메일을 보냈다. 송 대표는 “리유저블컵 행사 중 미처 예상하지 못한 준비과정의 소홀함으로 업무에 과중함과 큰 부담을 드렸다”며 “신실한 사과의 마음을 전한다. 정형화된 프로모션 개선, 채용의 탄력성 확보, 조직 개편을 통한 소통 채널 강화를 병행해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그러나 스타벅스코리아의 일부 직원(파트너)들은 모금을 통해 지난 7일부터 양일간 트럭 시위에 나섰다. 트럭 시위의 총대는 전날 “지난 몇 년간 부족한 현장인력으로 회사를 운영해오며 파트너들이 소모품 취급당한 직접적 원인을 제공했음을 인정하고, 더 나아가 인력난을 해소할 방안을 구체적으로 실행할 것을 요구한다”며 시위의 목적을 블라인드에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벅스가 연례적으로 진행하는 e프리퀀시 이벤트가 전년보다 기간을 연장한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오는 12일 할로윈 MD 출시까지 예고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이에 스타벅스는 프리퀀시 이벤트를 2주 연기했다. 

주목할 키워드

인적자원, 브랜드 자산가치, 진정성, 그린워싱, 장기고객관리

전문가

김석집 네모파트너즈 인사조직부 대표, 김지헌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코멘트

김석집 대표: 꼭 이번 리유저블컵 이벤트뿐만 아니라, 스타벅스의 인력 운영 구조에 대한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왔다. 정책상 매장에서 일하는 파트너들은 타 직종에 비해 굉장히 적은 급여로 일을 해왔고, 스타벅스에서 일한다는 이유 하나로 기업 입장에서는 노동을 굉장히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스타벅스가 성장한만큼 처우나 개선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은 것이 이번 일의 배경일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행사를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매장에서는 정상적으로 매출을 올리고 소비자를 응대하기 위해 가동돼야 하는 인적 자원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혹은 사람에 대한 투자가 어렵다면 키오스크를 만드는 등 시스템적으로 주문의 방식이나 고객 응대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그렇게 인력을 줄이는 방법으로 가야 한다. 하지만 스타벅스 특유의 문화, 하워드 슐츠 CEO의 정책 때문에 대면 중심의 서비스가 여전히 자리 잡고 있다. 그런 오래된 서비스 방식을 계속 갖고 가면서 트렌디한 이벤트를 지속하려 하니 잡음이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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