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마케팅’ 규정은 구시대적…‘브랜드 관점’으로부터 찾아야”
“‘디지털 마케팅’ 규정은 구시대적…‘브랜드 관점’으로부터 찾아야”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1.10.2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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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上] 와이든 앤 케네디 도쿄 MD, 일본·한국 지역 CD
(왼쪽부터)요스케 스즈키 와이든 앤 케네디 도쿄 매니징 디렉터, 스캇 던게이트(Scott Dungate) 일본·한국 지역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필립 조(Phillip Cho) 일본·한국 지역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왼쪽부터)요스케 스즈키 와이든 앤 케네디 도쿄 매니징 디렉터, 스캇 던게이트 일본·한국 지역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필립 조 일본·한국 지역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더피알=안선혜 기자] 나이키와 40여년 간 장기 파트너로 호흡을 맞추며 함께 성장한 회사, 세계적 규모의 독립 광고 에이전시. 와이든앤케네디(Wieden+Kennedy·이하 W+K)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W+K가 최근 국내 비즈니스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체육계 강압적 훈련 관행을 꼬집은 나이키 광고를 비롯해 꿈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여성을 지지하는 스텔라 아르투아의 캠페인, 소위 ‘수저계급론’(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가 사회 계급을 결정한다는 신조어)을 조명한 HP 오멘(OMEN)의 광고 등이 이 회사의 작업물이다. 공통적으로 사회적 의제들을 광고 소재로 삼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해외에서는 일반적 흐름이 된 ‘브랜드 액티비즘’(브랜드 행동주의) 차원의 시도들이다.

W+K는 미국에서 미식축구 선수 콜린 캐퍼닉의 인종차별 반대 퍼포먼스를 지지하는 나이키 광고 캠페인을 실행하기도 했었다. 이 광고 캠페인으로 나이키는 백인 보수주의자들의 십자포화를 맞았지만, 나이키는 지금도 이 회사와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일본 나이키에서도 인종차별에 맞서는 재일한국인 이야기를 담거나 우먼 임파워먼트(여성 리더십) 차원의 캠페인을 전개했다.

한국 시장을 담당하는 W+K 도쿄 사무소는 자신들이 일본 에이전시나 서구권 회사의 지점으로 규정되는 걸 거부한다. 다양한 문화와 흥미, 배경을 믹싱(mixing)하는 하이브리드 조직이라는 것. 최근 한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면서 W+K가 느낀 건 ‘광속’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장이라는 점이다. 이 회사 핵심 멤버를 인터뷰했다.

인터뷰 참여자
요스케 스즈키(Yosuke Suzuki) 와이든 앤 케네디 도쿄 매니징 디렉터
스캇 던게이트(Scott Dungate) 일본·한국 지역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필립 조(Phillip Cho) 일본·한국 지역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DT(디지털 전환)는 전 산업의 화두다. 광고 등 콘텐츠업계 역시 수년째 받고 있는 도전 과제인데, 와이든 앤 케네디 도쿄의 경우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요스케 스즈키 MD(이하 요스케) 우리가 디지털 회사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나, 디지털에 특화된 인재를 계속 채용해왔다. 직원들의 디지털 역량을 전반적으로 키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창의성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우리의 핵심 서비스에는 변함이 없다.

유일한 변화라면 우리의 창의성이 발휘되는 영역이 기존 광고 영역을 넘어 보다 확장되었다는 것이다. 창의성이야말로 우리의 강점이고, 브랜드 경험과 소비자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크리에이티브 솔루션 제공 케이스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필립 조 CD(이하 필립) 파트너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집중한다. 브랜드의 뚜렷한 관점(Point-of-view; 이하 POV)으로부터 찾아낸 인사이트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넘쳐나는 디지털 콘텐츠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 콘텐츠는 스낵커블(snackable)한 짧은 형태일 수도 있고 길 수도 있지만, 길이와 상관없이 흥미로운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전체 매출에서 ATL과 BTL, 디지털 등 각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요스케 스즈키 MD
요스케 스즈키 MD

요스케 유감스럽게도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기 어렵다. 다만 이것만은 말할 수 있다. ‘디지털 마케팅’이라는 표현으로 특정 콘텐츠 영역을 규정하는 것은 구시대적이란 생각이다. 디지털은 모든 것과 맞닿아 있다. 심지어 ATL 광고 분야에서도 디지털은 포함된다. 개인적으로 디지털마케팅을 담당하는 팀 혹은 부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직원들이 디지털마케팅을 받아들이고 업무의 모든 부분에 반영해야 한다. 그게 바로 우리가 디지털마케팅에 대해 배우고 역량을 강화하는 이유다. 결국 파트너사에 가장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안하는 걸 목표로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와이든 앤 케네디는 크리에이티비티가 강한 회사라고 알려져 있다. 반면 퍼포먼스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거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구축하는 등의 체질 변화 시도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느낌도 있다.

요스케 빅데이터는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개발, 커뮤니케이션 기획, 고객이 브랜드를 접하는 과정(customer journey) 분석 및 고객경험 전략 수립 등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광고업계는 점진적으로 빅데이터 활용을 넓혀가고 있으며 아무리 확대해도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W+K도 빅데이터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지만, 혼자만의 힘으로 하지는 않을 거다. 빅데이터 분석을 함께 할 적합한 파트너를 찾아 협력하길 선호한다. 우리는 독립적인 에이전시기 때문에 누구와도 자유롭게 일할 수 있으며 프로젝트에 따라 적합한 팀을 구성할 수 있다.

와이든 앤 케네디 도쿄의 인력 규모는 어떻게 되나.

요스케 도쿄 오피스에는 총 60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그 중 한국인은 10명이다.

스캇 던게이트 ECD(이하 스캇) 로컬 직원들과 외국인 직원이 함께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프로젝트팀을 구성한다. 이는 색다른 사고, 새로운 관점,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

와이든 앤 케네디는 각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는 광고들로 유명하다. 사회적 쟁점 사안들이 포함되다 보니 호불호가 갈리는 면도 있는데, 그럼에도 이같은 시도를 하는 이유는.

스캇 던게이트 ECD
스캇 던게이트 ECD

스캇 사람들은 점점 자신이 구매하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의 가치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를 전달함으로써 소비자와 브랜드의 관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떤 가치관이나 세상에 대한 관점이 뚜렷할수록 그것에 동의하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을 수 있다. 굳은 신념이 있는 회사라면, 논란의 여지가 있더라도 사회적 대화를 시작하게 하는 가치로운 일을 할 수 있다. 물론 토론과 대화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논란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한국 기업들은 사회적 메시지를 내는 일에 아직 미온적인 경향이 있다. 자칫 착한 ‘척’했다는 역풍을 맞을까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강해서다. 특히 전례가 있다면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는데, 브랜드 액티비즘성 캠페인 계획을 세울 때 어떤 점을 염두에 두나.

스캇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은 중요하다. 기업의 가치와 메시지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가 고객사와 일할 때 하는 일 중 하나는 그 회사의 과거와 현재 활동들을 통해 어떤 회사인지, 지향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이다. 우리는 이 탐색 과정을 통해 관점(POV)을 정립하기 때문에 항상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현재 한국에선 어떤 클라이언트들을 맡고 있나.

요스케 주로 나이키, 넷플릭스, AB인베브, HP OMEN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더욱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배너 클릭률 2~3%? 문화적 영향력 없으면 의미 없어”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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