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성향 타깃 광고 막는 페북, 국내 영향은?
정치 성향 타깃 광고 막는 페북, 국내 영향은?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1.11.1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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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정치·종교·건강·성적 지향 기반 타깃 옵션 삭제
특정 집단 편향 강화 비판에 대한 조처
국내서 3~4번째 광고 집행 플랫폼…업계 “연령, 성별 정도 활용해 영향 미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월 2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커넥트 콘퍼런스' 기조연설을 하면서 회사 이름을 '메타플랫폼 주식회사'(메타)로 바꿨다고 밝혔다. 뉴시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월 2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커넥트 콘퍼런스' 기조연설을 하면서 회사 이름을 '메타플랫폼 주식회사'(메타)로 바꿨다고 밝혔다. AP/뉴시스

[더피알=안선혜 기자] 최근 페이스북에서 사명을 바꾼 메타가 내부 고발로 빚어진 편향성 논란에 타깃 광고 옵션을 대폭 수정했다. 하지만 국내 광고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9일(현지시간) 이용자의 건강과 인종, 종교, 정치 성향, 성적 지향 정보를 기반으로 한 타깃 광고 기능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적용 시기는 내년 1월 19일부터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모두에 해당된다.

그레이엄 머드(Graham Mudd) 마케팅 담당 이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개인 맞춤형 광고는 TV 방송이나 여타 미디어를 통해 마케팅할 능력이 없는 소기업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발견하도록 해준다”며 “(광고) 도달률을 높이길 원하는 광고주의 진화하는 기대와 타깃 광고 옵션 남용을 막고자 하는 시민 사회, 정책입안자, 기타 이해관계자의 피드백을 동시에 고려한 어려운 결정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자사 광고 서비스의 사회적 가치를 강조한 동시에 주요 고객인 광고주에게 정책 변화로 인한 손해가 없을 것임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메타 측 발표에 따르면 ‘세계 당뇨병의 날’(World Diabetes Day)이나 ‘LGBT 문화’, ‘유대인 명절’(Jewish Holidays) 등과 같은 카테고리를 지정한 광고는 내년부터 할 수 없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는 성별, 연령, 위치와 같은 기본 타깃 설정 외에 특정 키워드를 토대로 타깃 광고가 가능하다. 이중 정치, 종교, 건강, 사회 이슈 등 특정 주제와 관련된 타깃 주제어 설정은 불가하게 한 조치다. 다만, 특정 성향을 타깃팅하는 게 불가한 것일뿐 정치 광고를 전면 금지한 건 아니다.

메타는 이번 발표를 하면서 위치나 자체 고객 정보를 활용한 여타 타깃 광고들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 변화가 기존 광고주들의 광고 효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의 경우엔 인종이나 정치, 성적 지향 타깃 옵션을 이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아 시장에 큰 변화가 없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미디어렙 디지털퍼스트의 제갈윤승 상무는 “글로벌 광고도 대부분 게임 등 물량이 큰 광고 중심이다 보니 연령, 성별 정도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인크로스의 김진선 홍보 과장 역시 “국내에서는 대부분 해당 주제를 활용한 타깃팅 옵션을 쓰지 않았다”며 “대부분 성별이나 연령 정도를 활용했고, 해외 광고를 집행할 때도 인종이나 종교 타깃을 활용하지는 않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페이스북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리수 정도로 추정되나, 단일 매체가 한 자릿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건 적은 편이 아니라는 전언이다. 국내 광고 시장에서 네이버나 구글 광고 비중이 워낙 높긴 하지만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모두 합할 경우 3~4위 가량 되는 시장 파이를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소규모 광고주들은 특정 주제에 대한 타깃 옵션 삭제가 아닌, 내년부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에게 주어질 광고 통제권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메타는 이번 발표와 함께 이용자들이 특정 유형의 콘텐츠를 덜 보도록 선택할 수 있는 통제 기능을 확장한다고 밝혔다. 현재 정치, 육아, 술, 애완동물과 관련한 광고가 여기에 해당되는데 내년 초부턴 도박, 체중감량 등으로 통제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정책 변화는 페이스북의 타깃광고가 특정 집단 편향을 강화하고, 정치 광고를 방치한다는 비판에 대한 대응적 성격이 강하다.

지난달 이용자 안전이나 정신 건강보다 이윤만 추구했다는 내부고발자의 문건 폭로 이후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페이스북은 메타로 사명을 바꾸고, 기존 관행들을 하나씩 바꾸는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지난 2일엔 사생활과 인권 침해 비판을 받던 얼굴 인식 시스템을 폐지하고 그간 쌓은 10억명에 달하는 이용자 얼굴 스캔 데이터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광고 타깃 옵션 삭제 발표와 함께 공개한 ‘투명성 보고서’를 통해서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내에서의 따돌림·괴롭힘 콘텐츠 발생 비율을 처음으로 집계해 밝혔다. 페이스북은 0.14~0.15%, 인스타그램은 0.05~0.06%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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