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네이티브 잡는 ‘S’에 주목하자
디지털 네이티브 잡는 ‘S’에 주목하자
  • 이승윤 (seungyun@konkuk.ac.kr)
  • 승인 2021.11.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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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의 디지로그]
편중된 이미지에 거부감 갖는 젊은 소비자, ESG 흐름 속 리브랜딩 시도
시류 편승해 ‘척’하지 말아야…위험한 ‘워크(Woke)워싱’ 경계

[더피알=이승윤] 한때 전 세계 속옷 시장을 호령하던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은 2015년을 기점으로 내리막을 걸었다. 통계 전문 분석 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 발표에 따르면, 미국내 빅토리아 시크릿의 스토어 당 평균 판매액은 2015년 580만 달러로 정점을 찍었지만 지난해엔 278만 달러를 기록해 5년 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빅토리아 시크릿을 소유한 상장 기업 L브랜즈(L Brands)의 주가 역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2016년 70달러 선에서 거래됐지만 지난해 10달러 선까지 내려앉았다.

이같은 실패에는 젊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들을 타깃으로 했던 상품들의 매출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MZ세대로 불리는 젊은 디지털 네이티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할 경우, 브랜드 가치가 얼마나 빨리 하락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케이스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핵심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이미지 중 하나는 ‘앤젤’(Angel)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모델들이다. 1년 중 한번 ‘앤젤 패션쇼’에 등장해 크고 화려한 날게를 달고 런웨이에 등장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미란다 커와 지젤 번천, 하이디 클룸 같은 장신의 금발머리 슈퍼모델들이 앤젤 출신이다.

그런데 젊은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지나치게 편중되고 왜곡된 이미지들에 거부감을 갖는다. 이들은 다양성과 포용성 등 각자의 가치관과 신념들을 중요하게 여기고 이에 맞는 브랜드들을 응원하거나 소비하는 경향이 높다. 이러한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게 앤젤은 과장되고 왜곡된, 그리고 편향된 미(美)를 전달하는 대상으로 여겨졌다. 이는 빅토리아 시크릿이 외면받는 큰 이유 중 하나가 됐다.

그런데 빅토리아 시크릿이 최근들어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언급한 디지털 네이티브의 성향을 중요시하게 된 것. 빅토리아 시크릿은 과거의 브랜드 이미지를 철저하게 버리고 리브랜딩(Re-Branding)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8년 앤젤 패션쇼를 과감히 폐지했고 창립 이래 핵심 브랜드 이미지였던 ‘섹시’(sexy)를 젊은 디지털 네이티브에 맞게 재정의했다. 과거의 섹시 콘셉트가 바비인형같은 몸매와 금발의 백인 여성 이미지였다면 이제는 진정 여성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고 이를 토대로 콘셉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이같은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캠페인 ‘VS Collecitve’에 나섰다. 이 캠페인엔 브라질 출신의 트랜스젠더, 수단의 난민출신 모델, 사진작가, 인도 출신 배우이자 IT기업 투자자, 아시아계 스키선수 등이 포함됐다. 즉, 이제 섹시함이란 다양한 배경을 갖고 각자의 분야에서 용감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데 있다고 재정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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