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언론의 ‘하이브리드 업무방식’, 포스트 코로나에도 유효?
해외 언론의 ‘하이브리드 업무방식’, 포스트 코로나에도 유효?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21.11.1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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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 각국 언론계 리더 대상으로 설문조사 실시
34%는 하이브리드 근무모델로 전환 결정...코로나 이전 회귀는 9%
유연근무로 인해 창의성·커뮤니케이션에 문제 있다는 지적도 커

[더피알=문용필 기자] ‘위드코로나’ 시기를 맞으며 일반 기업·기관 못지 않게 언론들도 단계적 일상회복을 준비하고 있다. 닫혔던 기자실 문이 속속 열리면서 취재기자들의 오프라인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있고, 출입처 중심의 업무 분장 방식도 원래 자리를 빠르게 찾아가는 분위기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팬데믹 상황이 심각했던 해외에선 언론사들도 ‘셧다운’ 상태였다. 대부분의 기자들이 현장과 집을 오가는 재택근무에 들어갔었는데, 이같은 경험을 해본 언론사의 상당수가 향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하이브리드(hybrid, 집+사무실) 형태의 업무방식을 유지할 계획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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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는 각국의 언론계 리더 13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뉴스룸의 변화 2021’(Changing Newsroom 2021)라는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개인적으로 하이브리드 방식의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한 응답자는 89%였다. 자신이 속한 뉴스조직이 하이브리드 업무를 완전히 적용하고 있다는 응답도 79%에 달했다.

이 중 상당수 매체들은 코로나 이후에도 하이브리드 근무를 완전히 정착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34%의 응답자가 속한 조직이 이미 이러한 모델로의 전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언론사 ‘데어 스탄다르트’(Der Standard)의 마르틴 코티넥 편집국장은 심층인터뷰를 통해 “모든 내부 프로세스를 새로운 작업 방식에 적용하는 것은 현재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며 “하이브리드 근무가 계속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전환에 어려움이 있을 순 있어도 거의 모든 구성원이 사무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보단 확실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근무제 도입에 대한 각국 언론인들의 응답.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
​하이브리드 근무제 도입에 대한 각국 언론인들의 응답.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

하이브리드 근무제에 대한 만족도도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0%는 유연근무제가 뉴스조직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었다는 데 동의했다. 직원 복지가 향상됐다는 의견도 61%를 차지했다.

반면 코로나 이전의 모델로 돌아갈 것이라는 응답은 9%에 머물렀다. 이 중 다수는 대면 팀워크가 중요하고 고가의 전문 장비가 스튜디오에 설치된 방송사들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신문, 잡지 등 텍스트 기사가 많은 언론사에선 대부분 하이브리드 근무방식을 선호하거나 고민하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절반이 넘는 57%의 응답자는 유보적이었다. 최선의 방안을 결정하는 과정에 있다고 답해 아직 많은 언론사들이 새로운 근무방식 도입을 고민하는 것을 시사했다. 이는 하이브리드 업무방식의 부정적 측면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창의성이 악화됐다는 응답(48%)이 좋아졌다는 의견(23%)보다 20%p이상 높게 나타났다.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지적한 응답자(42%)도 절반에 가까웠다.

이와 관련, 캐나다의 뉴스채널 CBC뉴스의 브론디 펠론 편집국장은 “뉴스 비즈니스는 팀 스포츠다. 뉴스룸이 열린 공간으로 설계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격근무는) 창의성과 협업, 사회적 결속 및 정신건강에 불가피한 (부정적) 영향이 있다. 함께 있을 때 더 낫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해 부정적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보고서는 “효과적인 하이브리드 근무를 위해선 회의와 관련한 더욱 명확한 규칙과 관리자를 위한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며 “화상 및 음성회의 등 온라인 툴(tool)의 품질은 시간이 지나면서 향상될 가능성이 높지만 고립되기 쉽거나 정신건강이 취약한 사람, 경험이 부족한 동료들에 대한 정기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봤다.

해당 조사는 전세계 42개국의 언론사 편집국장, 발행인, CEO 등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가장 많은 응답자가 참여한 국가는 영국(22%)이었다. 스페인(14%)과 독일(7%), 미국(5%)이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응답자 2% 미만의 참여 국가는 ‘그외(other)’ 그룹으로 묶여 한국 언론인의 참여 여부는 명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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