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승무원 룩북’ 논란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승무원 룩북’ 논란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21.12.1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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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튜버가 올린 착장 영상에 현직 승무원 문제 제기, 성 상품화? 표현의 자유?
대한항공, 해당 계정에 영상 삭제 요청과 법적 대응 검토…해당 유튜버도 악플 법적 대응 시사
전문가들 “표현의 자유는 허용의 결과로 주어지는 것 아냐” “이슈관리는 외부 아닌 내부가 방향성”
한 유튜버의 승무원 룩북 영상이 '성 상품화'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영상 화면 캡처
한 유튜버의 승무원 룩북 영상이 '성 상품화'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영상 화면 캡처

매주 주목할 하나의 이슈를 선정, 전문가 코멘트를 통해 위기관리 관점에서 시사점을 짚어봅니다.

이슈 선정 이유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수많은 개인이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콘텐츠 적절성이나 수위를 놓고 종종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사안별로 다르지만 선정성이 도마 위에 오를 경우 표현의 자유와 명예훼손 사이에서 가치 판단이 갈리곤 하는데, 논란이 커지면 법적 분쟁으로까지 비화한다. 특히 문제적 콘텐츠에 특정 조직이나 단체, 브랜드가 강제적으로 엮이면 이미지 손상에 따른 유·무형의 피해가 뒤따르기에 적절한 대응이 요구된다.

사건 요약

구독자 30만 유튜버의 ‘승무원 룩북’ 영상이 성 상품화 논란에 휩싸였다. 룩북(Lookbook)은 여러 옷을 입어 보며 패션 스타일링을 보여주는 영상 콘텐츠를 말하는데, 속옷부터 전체 옷을 착장하는 전 과정을 가감 없이 담아내는 콘셉트라 이전부터 선정성 문제가 지적돼왔다.

이번에 도마 위에 오른 승무원 룩북은 차림새가 대한항공 승무원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낳으며 현직자들의 반발을 샀다. 실제 유니폼이 아닌 구매한 의상으로 연출한 것이지만, 항공사에 근무하고 있는 승무원이 블라인드(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해당 영상으로 인한 성 상품화에 대한 우려와 불편한 감정을 호소했고, 이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한 달여 전 게시된 영상이 다소 뒤늦게 대중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현재 상황

승무원 성 상품화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자 결국 대한항공 측도 대응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당사자에 승무원 룩북 영상 삭제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으며, 필요시 법적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언론을 통해 피력했다.

해당 유튜버는 성 상품화 논란 속에서 악성 댓글(악플)로 인한 피해를 언급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그는 15일 유튜브 커뮤니티 공지를 통해 “영상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다만, 저의 의도와 다르게 영상이 무단으로 캡처되어 특정 커뮤니티에 악의적인 제목 및 내용으로 게시되었고, 모욕적인 표현이 담긴 수천 개의 악성 댓글이 작성됐다. (그) 내용이 기사화되는 등 2차 피해까지 발생했다”며 “법률 검토 및 자문 결과를 토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목할 키워드

성 상품화, 표현의 자유 보호범위, 고의성과 의도성, 내부컴 

전문가

양재규 변호사, 김기훈 코콤포터노벨리 대표 

코멘트

양재규 변호사: 해당 유튜브 영상에 관해 성을 상품화했다는 비판은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유튜브에서 흔히 통용되고 있는 형식의 영상이다. 표현의 자유 보호범위는 매우 넓다. 공연음란죄에 해당될 정도의 노골적인 성적 표현물이 아니라면 성을 상품화했다는 부적절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표현의 자유 보호범위 밖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표현의 자유는 허용의 결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의 영상으로 인해 해당 항공사 관계자들이 불쾌감 내지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법적 대응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논란이 되고 있는 유튜브 영상 제작에 해당 항공사가 일절 관여한 바 없을 테니 기업이 잘못한 것은 전혀 없다. 이미지 실추를 우려하는데, 합리적 판단을 하는 일반인을 기준으로 할 때 해당 영상으로 항공사를 비난할 가능성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오히려 과잉반응일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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