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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활동도 내부컴에서부터”
“ESG 활동도 내부컴에서부터”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2.01.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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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현순 시너지힐앤놀튼 한국 대표이사 겸 아시아 총괄대표
정현순 시너지힐앤놀튼 한국 대표이사 겸 아시아 총괄대표
정현순 시너지힐앤놀튼 한국 대표이사 겸 아시아 총괄대표

[더피알=안선혜 기자] 시너지힐앤놀튼 코리아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그룹인 WPP 산하 PR회사다. 올해로 23년째 한국법인을 이끌고 있는 정현순 대표는 3년째 아시아 총괄직까지 수행하고 있다. 아시아인이 아시아 지역 총괄이 됐다는 소식에 미국 PR매체가 주목했을 만큼 해외에서도 다양성 내지 ESG 차원의 소셜 밸류(social value)를 추구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급물살을 타고 태동한 ESG의 커뮤니케이션적 과제와 PR회사의 밸류에 대한 고민을 들어보았다.

힐앤놀튼 아시아 총괄직을 겸임하면서 해외 상황도 면밀히 보실 텐데요. 코로나19 이후 국가별 시장 상황은 어떤가요.

일단 비즈니스적으로는 다른 마케팅 업종, 즉 광고나 매체 쪽 대비 PR산업은 오히려 성장하는 추세예요.

어려운 건 직원들의 정신 건강을 돌보는 거였어요. 다행히 우리나라는 완전히 100% 락다운(Lockdown·봉쇄)을 한 적이 없어 이동이 가능하고 여행도 다니고 했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아주 철저하게 집에 갇혀 있던 해가 2021년이에요.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백신 확보가 더딘 편이예요. 우리나라나 싱가포르는 2차 접종률이 80%를 넘어가지만,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하물며 태국, 베트남 등은 아직도 2차까지 접종한 비율이 낮거든요. 실제 코로나 확산세가 올(2021년) 상반기부터 굉장했고, 지금도 지속되고 있어요. 우리가 하는 일이 지식산업이고 사람이 하는 것이다 보니 직원들의 심리 상태를 살필 수밖에 없는데, 직원들의 심적·정신적 어려움은 아주 심각한 전 세계적 이슈였어요.

PR 서비스가 중심이 되는 커뮤니케이션업계 역시 팬데믹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었을 것 같은데. 어떤 부문에서 비즈니스가 성장했나요.

직원들끼리 만날 수 없고, 경영진 입장에서도 직원들과 소통 기회가 대면으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니즈가 높았어요. 실제 PR회사들에 관련 컨설팅 의뢰가 많이 들어왔어요. 여기에 2021년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대한 고민도 깊었고요.

▷함께 보면 좋은 기사: 2022년에도 지속되는 내부 리스크, 선제적 진단 필요

PR업은 앞으로도 잘 될 것 같아요. 근데 선택과 집중이 살짝 필요해요. 광고나 마케팅 위주로 회사가 집중할 때 PR의 기능을 좋은 얘기하고, 기사 넣고 빼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팬데믹 시대 모든 근무 환경과 비즈니스 환경이 전환되면서 경영진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과거처럼 상업적으로 그냥 좋은 얘기를 푸시(push) 하는 형식의 커뮤니케이션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거죠. 그런 메시지 자체가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지기 힘들잖아요. 그리고 더 중요한 건 너무나도 많은 리스크와 이슈가 산재돼 있는 팬데믹 상황에서 이 PR이라는 기능이 경영이나 기획, 혹은 어떠한 아이디어나 전략 첫 단계부터 같이 논의돼야 한다는 인식을 이제들 하시는 것 같아요.

봉쇄가 지속되는 비대면 상황에서 물리적 한계도 좀 있었을 것 같아요.

명성관리’라는 PR의 근본적인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 실행하는 두잉(doing)에도 굉장한 변화를 주게 됐어요. 대면이 아닌 상태에서 하는 컨설팅을 어떻게 할지가 부각됐었죠.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은 대면 미팅이 없었다고 보시면 돼요. 한국도 사실 반은 대면, 반은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거든요. 내부 강의 의뢰도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어요. 직원들 중 직접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도 많아요. 화면으로만 만난 거죠. 신규 고객을 유치해도 서로 만난 적이 없는 경우가 다반사예요. 모든 비딩(경쟁 입찰)과 PT(프레젠테이션)도 다 온라인으로 진행했고요.

정현순 대표.
정현순 대표.

와중에 개인적으로 좋은 소식도 있으시다고요.

프로보크 미디어(PRovoke Media·옛 홈즈리포트)에서 수여하는 2021 개인 성취 세이버 어워드(Individual Achievement SABRE Award)를 수상했어요. 업계 업적상 같은 건데, 개인적으로 명예롭죠. ‘아니 나보고 은퇴하라는 거야, 왜 이걸 줬어’ 했어요.(웃음)

근래 상복이 좀 많았어요. 2021년에 캠페인 아시아태평양에서 올해의 한국 PR에이전시 동상(Bronze)이랑 올해의 PR에이전시 대표(PR Agency Head of the Year)로 꼽히기도 했고, 마케팅 인터랙티브(Marketing Interactive)가 주는 올해의 PR챔피온(PR Champion of the Year)을 수상했었어요.

PR업 전반이 지금 분위기 좋았다고 하셨는데 실제 매출에도 반영이 됐나요.

저희가 2021년에 두 자릿수 이상 성장을 꽤 했어요. 다른 회사도 다 잘 한 걸로 알아요. 많은 부분이 아까 말씀드린 ESG나 명성관리 카테고리, 또 대기업들이 해외 홍보를 많이 하잖아요. 해외에선 ESG가 너무너무 시급해요. ESG나 명성관리, 리스크관리 부분에서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커뮤니케이션을 지난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했어요.

그동안은 해외 홍보를 하더라도 주로 신제품 발표나 마케팅 차원에서 접근했다면, 이제는 기업 명성 차원에서 접근하는 거죠. 사실 국내에서만 홍보와 명성관리를 주로 해왔던 건 이상한 현상이라 할 수 있어요. 국내 대기업 상당수가 매출의 큰 비중이 다 해외에서 비롯되잖아요. 해외 다국적기업 못지않게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명성관리를 해야 하고, 앞으로 더 그렇게 될 것 같아요.

국내 스타트업들도 사실 해외 시장을 뚫어야 하거든요. 우리나라 시장만으로는 매출에 한계가 있잖아요. 한 가지 팁을 드린다면 해외 진출에 대한 꿈이 많은 곳은 시작 자체에서 지속가능성이나 ESG를 세팅하면서 개척하는 게 매우 중요해요. 그렇게 하면 오히려 해외에서 투자받기도 훨씬 편하고,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데 도움을 많이 받을 거예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회사들은 이미 장단점이 알려져 있고, 갑자기 모든 걸 리셋하고 이제 ESG야 할 수 없어요. 변화하더라도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거잖아요. 반면 알려지지 않은 곳들은 이제 시작이고, 기초부터 ESG 차원에서 세팅해 접근하면 굉장히 빨리 부각될 수 있는 상황이라 봐요.

PR실무자들에게도 ESG 관련 커뮤니케이션이 과제로 주어지고 있는데, 실질적 변화가 수반돼야 하는 상황이라 무얼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지 고민이 깊은 것 같아요.

저희가 있습니다(웃음). 지주사라든가 ESG TF팀(task force·사업계획 달성을 위해 별도 설치하는 임시조직)들이 PR회사를 관여시키기 시작해요. 그래서 홍보팀 외에 지주사 임원급, C레벨하고의 컨설팅이 많아지고 있어요. PR파트가 ESG에 벌써 깊이 들어가 있는 회사는 당연히 그쪽으로 가게 되고요. 별도 세팅한 ESG 조직이 PR팀과 공조해 가야지 분리돼 가는 건 사실 PR팀에 유리한 건 아니에요. ESG가 하나의 명성관리의 일부라는 인식을 갖고 운영이 되는 게 맞아요. 기업마다 자기들의 판단에 의해 결정이 되겠죠.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고칠 것을 기대하진 않아요. 가령 화석연료 회사들은 환경 측면에서 NGO들의 지탄 대상이 되곤 하지만, 그들도 플랜을 갖고 발표하잖아요. 언제까지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할 것이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하겠다고 하는. 그런 노력이 중요한 거거든요. 또 그 노력을 커뮤니케이션하는 것도 중요해요.

직원들에게도 기업의 활동이 알려져야 해요. 앞서도 얘기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내부 커뮤니케이션(Internal Communication) 카테고리가 중요해지고 있어요. 대중에게도 우리 기업의 ESG 활동을 발표해야 하나, 이 목표치를 어떻게 만들어나가고 있는가에 대한 ‘과정’을 내외부에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게 앞으로 중요합니다. 단순히 수치만 제시하는 게 아니라 왜 이런 수치가 나왔고, 왜 이런 노력을 했으며, 이게 예상했던 것보다 얼마나 많은 결과라는 걸 설명해줘야 해요. ESG 척도와 수치 변화, 이걸 위해 회사가 어떤 전략과 노력을 하는지에 대한 스토리가 분명히 나와야 해요. 앞으로 ESG 커뮤니케이션 파트 부분이 명성관리 측면에서 PR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영역이 될 거예요.

조심해야 하는 건 ESG를 너무 캠페인으로만 부각시키면 곤란하다는 점이예요. 일반적으로 캠페인이라고 했을 때 너무 마케팅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어요. ESG 커뮤니케이션은 광고보다는 대표든 오너든 소위 윗분들이 꼭 나와서 의지와 플랜 발표가 이뤄져야 신뢰가 가거든요. 그들 없이 캠페인 만들어 포장해서 내보내면 과연 진성성 있게 사람들이 받아들일까요? 포장을 위한 캠페인은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이고요, 오히려 시간을 더 갖더라도 내부에서 비즈니스 방법론 아니면 전략 차원에서의 ESG 변화들을 꾀하고 있다는 걸 알리고 홍보해야 해요. 구매 벤더 소싱이나 패키지를 바꾸는 실질적 변화들 있잖아요. 이런 게 준비가 안 된 채 캠페인부터 가는 건 오히려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어요.

2022년에는 이런 점을 꼭 염두에 두라는 사안들이 있을까요.

아까도 말씀드렸는데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그중에서도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해지는 것 하나가 있고요. 두 번째는 ESG 커뮤니케이션이나 지속가능성 부분, 다음 세 번째가 MZ세대와의 커뮤니케이션이예요. 대선주자들조차 지금 굉장히 집중하고 있잖아요. 2022년에는 이게 확고히 중심이 될 거예요. MZ가 이야기된 게 하루 이틀이 아닌데 왜 갑자기 이렇게 MZ에 집중하느냐. MZ 세대들은 디지털상에서의 소통이 너무너무 편하잖아요. 마침 팬데믹과 내부컴이 주목받는 환경을 만났죠.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소위 말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이 억지로 된 거 아니에요. 디지털에 익숙한 MZ들이 자연스레 목소리가 커지고, 기업 입장에서도 필요한 존재가 됐고요.

앞으로는 모든 제품과 커뮤니케이션이 그들 중심이 될 것 같아요. 대기업 연말 승진인사 때도 세대교체를 진짜 많이 시도한다는 느낌이 있잖아요. 이런 변화가 총수들이나 디시전메이커(decision-maker·의사결정자)들에게도 최초로 확 느껴졌던 것 같아요.

요즘의 고민이 있다면.

고객사들이 밸류(value)를 느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속하는 게 과제인 것 같아요. 매출에서 컨설팅 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늘었어요. 이제 전략 없이는 실행을 안 하는 시대가 온 것 같아요. 이곳에 발주를 넣어야만 하는 밸류가 명확해야 호주머니를 열어요. 물론 실행도 하지만, 전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리 작은 고객사라도 돈을 이제 안 쓰는 것 같아요. 우리가 똑똑해져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대면으로 교육을 못하잖아요. 신입사원 혹은 대리들이 어떻게 빨리 OJT(직무수행과 병행되는 교육) 되게 할지, 직접 몸으로 부딪혀야 교육이 되는 게 우리 업이다 보니 고민이 많죠. 한국이든 해외든 다 직원 교육이 지금 가장 큰 골칫거리예요. 더 똑똑해져야 한다가 지금의 최우선 과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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