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커뮤니케이션으로 무엇을 얻을 것인가? (1)
전략 커뮤니케이션으로 무엇을 얻을 것인가? (1)
  • 정용민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22.01.18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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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Crisis Talk]
결과가 좋은면 전략적? 사후 평가와는 구분돼야
목적 명확해야, 실행만이 전략 아냐

*이 칼럼은 2회에 걸쳐 게재됩니다.

[더피알=정용민] 이슈관리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흔히 ‘전략 커뮤니케이션’이라 부른다. 물론 PR이나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전략 커뮤니케이션이라 칭하기도 하지만, 특히나 첨예한 이슈와 위기 상황 속에서 ‘전략’이라는 개념은 커뮤니케이션의 아주 중요한 기반이 된다.

그러나 실무자들은 물론 경영자에게까지도 이 전략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개념에는 각자의 해석에 따른 주관성이 혼재돼 있다. 일부는 ‘내가 그렇게 하고 싶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전략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한다. 느낌이 왔고, 경험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전략적이라는 것이다.

다른 일부에서는 다양한 상황분석과 여러 케이스를 통한 반면교사를 기반으로 이렇게 하는 것이 전략 커뮤니케이션이라 제안하기도 한다. 물론 앞의 경우와 같이 느낌이나 경험으로 판단하는 주관성 정도는 아니지만, 이 또한 그대로 전략 커뮤니케이션이라 부르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전략 주체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경우라면 더 그렇다.

일부에서는 결과가 좋다면 그것은 전략 커뮤니케이션이었기 때문이라는 결과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일단 무언가를 시도해 보았더니 생각보다 훨씬 더 나은 결과가 도출된 경우를 그렇게 부른다. 결국 그 시도 자체에 어떤 전략이 있었는지를 복기해 보면서 그야말로 절묘한 전략 커뮤니케이션이었다고 안도하거나 평가한다. 그 중 또 일부는 반대로 결과가 좋지 않았을 경우에는 ‘노이즈 마케팅’의 성과도 있다는 사후 평가까지 한다. 어찌 보면 전략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실행 평가를 통한 생존 전략으로 보인다.

논의 전 필요한 핵심 질문

이와 같은 혼란스러운 개념과 주장들을 뒤로 하고, 경영적 또는 실무적으로 보다 간단하게 전략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주어진 상황에 대한 입체적 분석과 이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이해 노력이 전제되는 것은 다른 경우들과 똑같다. 이를 기반으로 현 상황에서 ‘우리(회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누구를 대상으로 해야 하는가?’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누가 언제 해야 하는가?’ 등과 같은 여러 논의가 시작될 때가 바로 하나의 핵심 질문이 필요한 때이다.

√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

전략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이 질문이 가장 중요한 뼈대이고 틀이 된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정확한 목적과 목표의 설정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망망대해로 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 배가 어디를 향해야 할 것인지를 적시에 설정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이후 우리의 배가 어디쯤 나아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그 목적지에 언제 도달할 수 있을지를 점검할 수 있게 된다. 중간 중간 어떤 노력을 더해야 보다 효과적으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산적 고민도 이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슈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실행을 구상할 때에 가장 먼저 “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의 질문을 반복해야 한다.

√전략적 답변이 나와야 전략 커뮤니케이션도 가능

부정적인 상황에서 특정 언론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자사 입장을 표명했으면 좋겠다는 내부 방향이 설정되고 있다면, 그때 “이 OO신문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해 우리는 무엇을 얻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해보자.

OO신문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 회사와 관련한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가장 신뢰하고 있는 매체이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 매체가 우리 회사 이슈를 다뤄준다면 보다 정확한 이해를 도모하고 프레임 설정이 가능해질 것이다” 는 답이 나온다면, 일단 그 시도는 전략적인 것이라 볼 수 있다.

√전략적으로 실행하지 않는 것도 전략 커뮤니케이션

어떤 매체의 취재와 인터뷰 요청에 대표이사가 직접 대응해야겠다는 내부 의견이 있는 경우에도 그에 대한 질문은 동일하다. “대표이사께서 해당 매체의 취재에 응해 인터뷰 또는 코멘트를 한다면 이를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하는 질문이 필요하다.

“그 매체의 경우 기존 보도 성향을 분석해 보면 우리 회사와 대표이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강한 곳이기 때문에 대표이사의 직접 콘택트나 인터뷰 또는 코멘트는 자칫 현 상황에서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답이 나온다면, 그 실행은 하지 않는 것이 낫다. 이 결정 또한 전략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것이고 그 스스로도 전략 커뮤니케이션이다.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것도 전략이다.

√더 나은 실행을 선택하는 것도 전략 커뮤니케이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매체가 대표이사 출퇴근 시 매복 인터뷰를 시도하고, 언젠가는 대표이사의 가는 길을 막아 설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가 있다고 해보자. 그런 경우에도 질문은 필요하다. “매복 인터뷰를 끝까지 무시하고 강하게 반발한다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이 생각해 봐야 한다.

대표이사가 취재하는 기자에 대해 공격성을 드러내거나, 무시하거나, 회피하거나 하는 모습들이 그대로 보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취재 시도가 있다면 보다 매너 있는 현장 핸들링은 필요하며 준비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해당 이슈에 대해 우리 회사가 떳떳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는 답변이 도출되면 보다 안전한 사후 실행이 가능해진다. 전략 커뮤니케이션이다.

▷전략 커뮤니케이션으로 무엇을 얻을 것인가?(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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