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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선 TV토론에서 본 커뮤니케이션 단상
첫 대선 TV토론에서 본 커뮤니케이션 단상
  • 송동현 (thepr@the-pr.co.kr)
  • 승인 2022.02.04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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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
프레임 전환과 준비된 대응 답변
젠틀 이재명·자신감 보인 윤석열…토론 이전 지적된 이미지 극복 주력한 듯
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 후보 토론'에 앞서 후보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뉴시스
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 후보 토론'에 앞서 후보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뉴시스

[더피알=송동현] 제20대 대통령선거의 첫 TV토론회가 지난 3일 열렸다. 이번 대선이 ‘역대급 비호감’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지만, 지상파 방송 3사 총합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전국민적 관심을 반영했다.

토론의 묘미는 누가 뭐래도 각 후보들 간 불꽃 튀는 ‘설전’(舌戰)에서 비롯된다.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가 토론회에서 포착한 각 후보들의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눈여겨 볼 포인트들을 복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1. 대장동 이슈에 대해서는 프레임 바꾸기에 집중

블로킹(공격 방어) 후 다른 이슈로 전환하거나 본인이 원하는 답변으로 연결했다. 국정감사부터 반복적으로 나온 의혹이고 이미 여러 차례 해명했으며 검증받았다는 포지션을 강조했다.

2. 최대한 상대의 질문이나 답변을 끊지 않고 경청 모드를 취함

상대방을 코너로 몰아붙이기보다는 침착하고 젠틀한 포지션을 유지했다. 관련 조언을 받고 이를 잘 수행한 듯하다. 후보 특유의 색깔이 희석돼 일부에서는 밋밋하게 느꼈을 수 있다.

3. 미디어 트레이닝 차원에서는 모범답안이지만 국민 눈높이에서는 회피로

어제 토론에서 A나 B 중 무얼 선택하겠냐는 질문이 많이 나왔다. ‘A or B’는 질문 자체에 덫을 놓은 대표적 유형으로 미디어 트레이닝 시에는 둘 다 선택하지 않는 게 교과서적 조언이다. 어떤 걸 선택해도 유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둘 다 포괄하든지 아니면 버리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대통령이 되면 미국·일본·중국·북한 정상 중 누구를 먼저 만날 것인지 순서를 이야기하라는 질문에 이 후보는 국익이 우선이기에 당시 국익의 상황에 따라 선택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봤을 때는 모범 답안이다. 하지만 일부 대중이 듣기에는 회피로 보일 수도 있다. 호불호가 있을 답변이다.

안철수 후보가 이 후보에게 던진, 경항모(한국형 경항공모함)와 FX2(공군 차기 전투기 도입) 사업 중 무엇이 중요하냐는 질문에서도 선택을 피했다. 군사전문가가 아니니 전문가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고 답했는데, 사실 대선 토론에서는 보기 힘든 답변 형태다. 답변 자체는 모범 답안이나, 반복되면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회피라고 느껴질 수 있다.

심상정 후보의 대장동 의혹 질문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이미 여러차례 해명했고 검증받았다는 포지션을 재차 강조하면서 한정된 토론 시간 문제도 있고, 똑같은 답변을 하면 국민들에게 예의가 아니라고 답변했다. 이것 역시 모범답변이나 회피로 읽힐 수 있어 반복적이더라도 짧고 단호하게 부인했으면 어떨까 싶다.

경항모와 FX 건 역시 전문가 의견을 들어봐야 하나, 일단 둘 다 중요하다고 포괄했다면 좋았을 듯하다.

4. 전략적 ‘안철수 띄우기’

과학·기술 부문 이슈에 대해선 여러번 “안철수 후보는 너무 잘 아시겠지만”이라며 안 후보를 전략적으로 띄워줬다.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할 경우 필패가 예상되다 보니 둘을 분리하는 구도를 고려한 게 아닌가 싶다. 다만, 안 후보의 지지자에는 이 후보의 지지자들도 섞여 있다는 점에서 표 계산 측면에선 그렇게 좋은 선택인 것만은 아니었다고 본다.

5. 신조어 공격으로 허찌르기

토론 말미 RE100(Renewable Energy 100), EU택소노미 등 전문적 신조어 공격(?)을 통해 윤석열 후보를 흔드는 데 성공, 허를 찌르는 공격을 준비한 듯하다. 윤 후보가 가장 약한 경제, 그 중에서도 녹색경제, 재생에너지 분야 신조어를 활용해 공격을 기획했던 듯하다.

얼마나 유효타인지는 모르겠다. 이 후보 지지자들에게는 희열을 주는 공격이었지만, 대세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듯하다. 어차피 RE100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한 번 더 쓰면 좀 얄팍하다고 느껴질 수 있기에 이같은 공격은 다음 토론에서 재차 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윤 후보는 확실히 당황하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6. 회심의 일타가 가능한 토론 순서

주도권 토론의 마지막이자 전체 토론 마지막이 이재명 후보였다. 토론의 마지막을 이 후보가 장식하고 형식도 주도권 토론이었기에 이 후보의 공격으로 판 자체가 끝났다. 이 순서를 적절히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1. 꼭 답을 바라는 건 아니다

대부분의 질문이 궁금해서라기보다 상대에 대한 공격이나 의혹을 사실로 규정하고 본인의 구호 등을 강조하는 데 활용됐다.

가령 대장동 관련 의혹에서 이 후보의 해명과 상관 없이 해명했던 질문을 계속했다. 질문이 대중적으로 쉬운 단어로 구성돼 있고, 질문이라기보다는 의혹에 대한 국민 눈높이에 맞춘 설명이었다.

2. 습관성 추임새

상대가 본인에게 부정적인 이슈 관련 질문을 하고 있는데 고개를 계속 끄덕이거나 “네, 네”라는 답변을 습관적으로 반복했다. 이는 경청의 의미가 될 수 있지만, 부정적인 질문에 동의하는 자세로 오해할 수 있으므로 자제가 필요하다.

“에 에” 같은 추임새나 헛기침을 반복하는 것도 어색하다는 인상을 남기므로 피하는 게 좋다.

3. 준비되지 않은 질문에 당황하지 않는 법

본인에게 불리한 이슈나 준비되지 않았던 질문은 구체적 내용보다 일반론적 답변으로 일관했다.

4. 준비된 답안

예상됐던 질문인 사드 추가 배치, 대북 선제타격 이슈 등에 관한 준비된 답변을 할 때는 굉장히 자신감을 보였다.

화재를 전환할 때도 준비된 답변을 사용하는 모습이 보였다. “다른 이야기를 하니 답을 못하시네요” 등 상대의 답변에 미리 준비된 부정적 이미지 씌우기 답안을 여러 개 준비한 듯했다.

5. 도리도리는 줄었지만

(특히 경제 분야 주제 질문 답변 시) 고개 숙인 모습이 너무 많이 보였다. 상대의 답변을 경청하지 않고 질문 역시 대부분 고개를 숙인 채로 했다. 상대의 답변에 따른 추가 질문을 듣는 방식이 아니라 (준비된 자료를) 읽고 답변하는 방식이었다. 개선이 필요한 지점이다.

6. 최다 노력상

그럼에도 이번 토론 관련 준비와 학습을 많이 한 후보로 보인다. 목소리가 크고 자신감 있었고, 제스처를 크게 했다. 그게 중장년층에게는 좋아보였을 거다. 연습을 많이 했고, 여담이지만 지지여부를 떠나 시종일관 불안불안해서 묘하게 응원하게 되는 효과(?)가 있었다. 그간 말실수들이 있었고, 언변이 뛰어나지 못하다는 인식이 있어서 의외의 선전 효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자신있고 단호한 모습들이 기대치가 낮은 사람들에게 플러스 요인으로 다가갔을 듯하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1. 과거 대선 토론 데자뷰

지난 대선과 거의 비슷한 톤앤매너와 전략을 구사했다. 여전히 토론 준비가 덜 된 것으로 보이는 것이 약점이다.

2. 말은 더 느림

3. 덫을 놓는 질문

양자택일을 요하는 ‘A or B’ 질문, 개런티, 단정적 답변을 요청하는 질문 기법을 자주 사용했다.

4. 활용 못한 강점 분야

선거 운동 내내 과학·기술 분야 강점을 강조했으면서 본인의 주도권 질문에서 과학·기술 분야 질문은 전혀 하지 않았다. 오히려 과학·기술 질문을 이 후보가 했다. (물론 안철수 전략적 띄우기 차원에서)

5. 떨림 주의보

카메라 원샷을 받을 때 입술이 파르르 떨리는 모습이 계속 비쳤다. 아직 어색함이 묻어난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1. 말 잘하는 언니 느낌이지만…

토론에 능하고 말을 잘하는 건 여전히 유효하나, 안 후보와 마찬가지로 지난 대선과 달라진 건 없다는 느낌이다. 젠더와 녹색, 기후 관련 포지셔닝을 강조하려는 노력은 얼핏얼핏 보였는데 확연히 드러나지 않았다.

2. 불필요한 추임새

윤 후보와 같은 불필요한 추임새는 있었다. ‘어’와 같은 말이 반복됐다.

3. 불리한 토론 지형

상대 후보들이 심 후보에게 공격성 질문을 하지 않으니 부각되지 않은 면이 있다. 본인 주도권 토론 때도 이재명 후보에게 집중적으로 질문을 했는데, 윤 후보가 이 후보를 공격하거나 안 후보가 이재명 혹은 윤석열 후보를 때리는 구도가 국민들에게는 더 관심사였기에 부각되기 어려운 판도였다. 과거보다 잘했다는 평이 있지만, 존재감은 과거보다 없었다고 판단된다.

+기타

여러 번 토론이 무산되면서 관심이 더 증폭됐다. 높은 관심이 쏠렸지만, 서로 큰 유효타들은 없었다고 본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할까. 헤비급 타이틀 매치 전부터 서로 죽일 듯이 예고했지만, 실제 딱 붙었을 때는 아웃사이드로 돌다가 판정승한 느낌이다.

토론회 직전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의전 논란이 불거졌지만, 관련 질문이 나오지 않은 건 의아하다. 윤 후보 측 입장에선 득 볼 게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던 것 같다. 부인 이슈로 계속 이야기해봤자 득 보지 못한다고 말해왔던 입장에서 같은 종류의 문제를 걸고넘어지기 어려웠을 듯하다.

다음 토론에서는 수치로 윤 후보를 공격하는 방식이 가중될 수 있다. 토론 초반 안 후보가 자료나 수치에 근거해 윤 후보를 공격해서 성과를 봤다. 다른 후보들 역시 유사한 공격 양상을 보였다. 윤 후보가 확실히 수치는 약하다는 게 드러나 이같은 공격 패턴이 자주 등장할 듯하다.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 글을 본인 동의 하에 편집, 공유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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