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프랜드에서 메타버스 깐부들을 만났어요”
“이프랜드에서 메타버스 깐부들을 만났어요”
  • 한나라 기자 (narahan0416@the-pr.co.kr)
  • 승인 2022.02.0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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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들여다보기②] 핀님 이프랜드 인플루언서
정식 공연으로 인정된 아바타 군무 공연, 메타버스에서 기획자 재능 발견
SNS, 블로그 등 기존 채널에 한계 느껴, 긴밀한 커뮤니티가 이프랜드의 매력

[더피알=한나라 기자]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연일 이어진다. 기업의 마케팅부터 교육, 가상 부동산과 NFT 등 가상 자산에 대해 쏟아져 나오는 뉴스들을 보고 있으면 이미 메타버스 세상에 사는 듯하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와 달리 막상 주위를 둘러보면 ‘메타버스’와 무관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단순히 ‘메타버스에 주목하는 현상’을 바라보는 이들이 아닌 실제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찐 목소리’가 궁금해졌다.

특히 메타버스 안에서도 유행을 만들고 이끄는 인플루언서들이 있다. 크리에이터, 혹은 인플루언서 활동에 특화된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와 이프랜드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이들을 만나 메타버스 생태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프랜드 인플루언서 이프렌즈로 활동 중인 핀님. 핀님 제공 ​
이프랜드 인플루언서 이프렌즈로 활동 중인 핀님. 핀님 제공 ​

구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메타버스 크리에이터 핀님입니다.

여전히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낯선 분들이 많습니다. 이프랜드 인플루언서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우선 이프랜드는 음성 기반 플랫폼이에요. 목소리로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 라이브 방송에 최적화된 플랫폼이고 최대 131명까지 접속할 수 있어서 비대면 회의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어요. 기본적인 랜드(맵) 구성 방식이 전면에 스크린에 있고 (아바타들이) 의자에 앉아 이 스크린을 바라보는 형태예요. 여기에 PDF 파일이나 영상을 쉽게 공유할 수 있습니다. 영화제나 강의 등을 하기 쉬운 구조인 거죠.

이프랜드 인플루언서는 이프렌즈 혹은 이프루언서라고 불리는데요. 꼭 if가 들어갑니다(웃음). 이프렌즈는 이런 플랫폼의 기능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콘텐츠를 공유하고 라이브 방송을 음성으로 진행합니다. 이프랜더라고 불리는 일반 유저분들도 좋은 퀄리티의 모임을 많이 여시지만, 이프렌즈는 이프랜드 측에서 공식적으로 선정해 활동 지원을 받고 있는 크리에이터라고 보시면 됩니다.

<메타버스로 소환된 아티스트>시리즈로 매주 아트 토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트 토크 외에도 아바타 군무 무대 연출 등 여러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가장 인상 깊은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아트 토크는 제가 팬으로서 지속적으로 소통해오던 아티스트들을 이프랜드로 소환한다는 콘셉트로 진행한 행사였어요. 코로나 시국에 수십 명의 사람들과 예술 작품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NFT 아트, XR 아트 등 미술 업계에서 요즘 핫한 아티스트들을 소개했어요. 국립현대미술관과 협업해 이프랜드에서 덕수궁관과 과천관의 전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행사를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메타버스 크리에이터 그룹 이프콜랩을 결성해서 미디어 아트 작가, 현대 무용가와 함께 아바타 군무 공연을 기획했어요. 아트 토크에서 소개했던 두 아티스트가 서로 영감을 받아서 무대 배경이 될 미디어 영상과 아바타 안무를 제작했어요. 이프랜드 아바타는 여러 댄스 동작을 출 수 있거든요. 이 동작들을 자연스럽게 이어서 안무를 만드는 거예요.

현실에서 미디어 작가가 영상을 만들고 현직 무용수가 안무를 짜려면 굉장한 돈과 시간이 들고 한계가 많은데, 메타버스 상에선 스마트폰 하나로 가능한 기획이에요. 이 공연이 실제 문화 예술 매체에 ‘정식 공연’으로 소개되기도 하고, 이제는 저의 대표적인 콘텐츠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됐어요.

이프랜드 인플루언서 이프렌즈로 활동하시기 이전에도 패션 인플루언서로 활동하셨는데요.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활동영역을 넓히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 중에서 이프랜드를 선택하신 이유도 궁금합니다.

제 ‘본캐’는 디지털 에디터로 주로 패션과 예술 분야 콘텐츠를 주로 다루곤 했어요. 블로그, SNS, 영상 플랫폼 등 여러 형태로 콘텐츠를 발행했고, 패션 매체에 ‘아트 커머스’ 관련 내용을 기고해왔어요. 그런데 점점 기존 플랫폼의 한계가 느껴지더라고요. 이런 일들을 무한 루프처럼 반복하다 보니까 혼자 이야기하고, 혼자 떠드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 콘텐츠는 여기저기 퍼지는데 정작 크리에이터로서 그것들을 발행한 저는 없는 느낌이더라고요.

답답한 기분과 한계를 느끼고 있을 때, 코로나19가 터졌어요. 오프라인 행사가 모두 취소되고 메타버스가 떠오르던 초기에 제페토의 구찌빌라 맵을 접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너무 재미있어서 (이 맵에 대해) 글도 쓰고 한참을 맵 안에서 돌아다니기도 했는데, 접속 연령층이 굉장히 낮더라고요.

채팅창에서 친구들끼리 이야기하고, 무리를 지어 사라지곤 해서 이들과 대화할 기회가 전혀 없더라고요. 아름다운 성에 혼자 갇혀있는 공주 같은 느낌 있잖아요? 커뮤니티가 형성이 안돼서 소외된 느낌을 받았어요.

그러다가 작년 8월에 처음 메타버스 영화제 행사를 통해서 이프랜드를 알게 됐어요. 열대야에 잠을 못 이뤄서 접속했는데, 다양한 아바타들이 귀엽게 모여서 영화를 감상하더라고요. 관객 대화도 하고, 갑자기 막춤도 추고요. 사람들과 한명씩 대화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커뮤니티가 형성됐고, 그렇게 제 메타버스 깐부들이 생겼습니다.

이런 작은 규모의 커뮤니티가 초반에 좀 형성이 되니까 플랫폼에 대한 호감이 자연스럽게 들게 되더라고요. 제페토는 쇼 윈도우 같은 느낌으로 둘러보고 나오는 정도라면 이프랜드에서는 (이용자들끼리) 감정적인 교감이 생기니 실제 (이프랜드에) 거주하는 것처럼 익숙해져 버린 거죠. 또 얼굴을 드러내지 않아도 저를 상징하는 부캐를 통해서 개성과 목소리를 드러낼 수도 있고요. 호감을 가지고 막 재미있게 사용하던 시기에 이프랜드 크리에이터로 지원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 그룹 이프콜랩의 공모전 수상 모습. 사진 핀님 제공 
크리에이터 그룹 이프콜랩의 공모전 수상 모습. 사진 핀님 제공 

메타버스 플랫폼들은 여러 방식으로 크리에이터들의 수익 창출을 장려하는데요. 이프랜드는 어떤가요?

우선 이프렌즈들에게는 활동비가 고정 수입 형태로 지급되고요. 영화 상영회 같은 외부 기관과의 콜라보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어요. 이프랜드 측에서 매칭을 해주기도 하고요. 제 경우엔 아바타 공연 기획 요청이 실제로 들어와서 직접 안무를 짜고, 행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이프랜드가 메타버스 크리에이터 챌린지라는 공모전을 진행했어요. 웹드라마, 숏폼, 인스타툰 이렇게 3가지 분야로 진행이 됐고, 수상자들에게 상금이 지급됐습니다. 저도 당시 숏폼 대상을 받았고요.

이프랜드 내 모임을 기획하시고 진행하실 때 더 초점을 맞추고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아트 토크를 진행할 때는 매주 새로운 작가를 소개하는데, 대부분 어색해하고 어려워해요. 최소 두 번 이상의 리허설을 거쳐서 행사 진행 사항, 사용법 등을 꼼꼼하게 매뉴얼화했고요. 리허설 때마다 서 있는 위치, 시그니처처럼 보일 수 있는 모션들까지 세세하게 체크해서 전달하는 편입니다.

또 종종 네트워크 오류가 생기는 경우가 있어요.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상태에서 행사가 진행이 안 되는 어려운 상황이 꼭 발생하곤 해서 항상 이프랜드 외의 채팅방을 동시에 운영해요. 목소리가 잘 안 들린다, 영상이 잘 안 나온다 등 피드백들을 실시간으로 받아서 라이브 중에 반영해요. 모임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항상 중점에 두고 있어요.

핀님의 이프랜드 모임 진행 모습. 사진 핀님 제공 
핀님의 이프랜드 모임 진행 모습. 사진 핀님 제공 

사람들이 메타버스를 꾸준히 찾고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요?

누구나 팍팍한 현실과 달리 또 다른 나를 꿈꾸잖아요. 메타버스에서 만큼은 셀럽이 될 수도 있고, 아바타의 패션으로 근사하게 꾸밀 수도 있고 걸그룹으로도 활동할 수 있어요. 최근부터 이프렌즈 분들과 새로운 아바타 걸그룹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거든요. 뮤직비디오 촬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웃음). 메타버스는 많은 것이 가능한 무한대의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메타버스에서 하고 싶은 일들을 굳이 현실에서 하는 일들과 연결해 한정 짓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오히려)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실사용 유저들과 소통하면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거예요.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면서 상상하고 소통하다 보면 말도 안 되는 생각들도 실현 가능한 기획으로 다듬어질 수 있다고 봐요.

앞으로 이프랜드 인플루언서로서 핀님의 계획을 들려주세요. 

매주가 새로운 도전이라 불릴 만큼 여러 콘텐츠를 기획해서 색다른 메타버스 공간을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하다 보니 (오히려) 저도 몰랐던 기획 분야의 재능을 발견한 것 같아요. 궁극적으로는 저만의 기획 노하우를 활용해서 ‘아바타 공연’이나 ‘뮤지엄 아트 토크’ 같은 큰 행사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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