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니즈의 시대, 많은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강점”
“다양한 니즈의 시대, 많은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강점”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2.02.14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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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上] 오비맥주 알렉산더 람브레트 마케팅 부사장

[더피알=정수환 기자] 제품을 더 돋보이게 만드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고, 여기에 빠져서는 안 될 존재가 마케팅이다. 그냥 제품도 멋있는 마케팅을 곁들여 의미를 부여해주면 더 맛있어 보이기도, 더 좋아 보이기도 한다.

최근 이러한 마케팅의 힘을 느낀 사례가 있으니, 바로 오비맥주다. 오비맥주의 다양한 브랜드들은 위로와 편안, 품격, 에너지 등 저마다의 서사를 통해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소비자들의 촘촘한 니즈에 대응해 제품을 맛깔나게 살리고 있는 오비맥주 알렉산더 람브레트(Alexander Lambrecht) 마케팅 부사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알렉산더 람브레트는... 지난 15년간 여러 지역에서 AB인베브의 성장을 주도했다. 호주, 뉴질랜드, 미국, 중국, 유럽, 남부아시아 및 동남아시아에서 주요 직책을 역임하며,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공적 결과를 창출했다. 현재 한국에서 AB인베브 동아시아 지역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 성혜련 포토그래퍼

미국, 호주, 뉴질랜드, 인도,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를 거쳐 현재 한국 OBC의 마케팅 부문 부사장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또 처음 한국에 오고 나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는 더 크게 환호할 미래를 위하여 큰 꿈을 꿉니다(We dream big to create a future with more cheers)”는 AB인베브의 사명입니다. 여기서 큰 꿈이란 소비자에게 최선의 경험을 제공하자는 의미와 함께 임직원 개개인의 큰 꿈이란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큰 꿈은 다양한 나라와 문화권을 경험하면서 성장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마케팅 부사장 자리의 제안을 주셨을 때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승낙을 했습니다.

새로운 나라에 가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 나라의 소비자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 문화에서 맥주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관찰했습니다. 한국에서 맥주는 긴장감을 해소하며 즐거운 순간을 선사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한국 사회에서 바쁜 일상을 마친 뒤 식당, 혹은 집에서 즐기는 맥주 한잔이 주는 의미가 참 큰 것 같습니다. 마케터로서 어떻게 하면 우리 브랜드가 소소하지만 순간들의 경험을 더 향상시켜 줄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에 오신지 1년 정도 됐는데, 한국의 마케팅 환경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해외와는 다른 한국만의 특이점이 있을까요?

마케팅의 역할이나 과정 자체는 어느 나라를 가나 다 비슷할 것입니다.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우선 소비자에 대한 이해가 가장 먼저 전제돼야 하고요. 표면적으로 소비자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파악하는 걸 넘어, 소비자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그 이유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령 소비자가 어떤 브랜드의 맥주를 집었다면, 왜 하필 그 맥주였는지를 이해하는 게 모든 마케팅의 시작점인 것이죠. 다음으로는 소비자들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파악해 이를 해소해줄 수 있는 독창적이고 우수한 솔루션을 고안해야 합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상당히 단순해 보이는데요. 솔루션을 생각하는 건 정말 힘든 일입니다. 왜냐하면 저희뿐만 아니라 모든 경쟁사가 솔루션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까요.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저희는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예측하려 노력하고, 최신 기술을 어떻게 잘 적용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마케터로서 하는 고민은 어디에서나 비슷하지만 솔루션 단계에서 고려해야 할 국가적 차이는 존재합니다.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모임을 갖는 상황에서 맥주가 큰 역할을 합니다. 함께 건배를 나눌 때 한국인 특유의 리추얼(Ritual)도 존재하고요(건배사 등). 또 한국의 맥주 소비량은 서구권 국가들과 맞먹는 정도입니다. 그래서 시장의 성숙도가 굉장히 높다고 판단하고 있죠. 그런데 신기한 건 소비자들이 수제 맥주, 스페셜티 맥주 등 더 좋은 선택지를 끊임없이 탐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숙도는 높지만 아직 성장할 여지가 많이 남아 있는 독특한 시장이라 파악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돋보입니다. 1년이란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방식으로 한국 시장을 파악하신 건가요?

현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선 결국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일상의 모습을 잘 관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 식당, 술집 등을 찾아가 소비자들이 어떤 식으로 맥주를 마시고 있는지 관찰하고, 가끔은 말을 걸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가능한 계속 하려고 합니다. 마케터로서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주어진 시간의 20%를 소비자와 상호작용하고 이들 목소리를 경청하는 데 쓰는 것입니다. 소비자들이 우리 콘텐츠에 남긴 댓글을 모니터링하는 것도 포함되겠죠. 회사는 마케터들이 이런 활동에 충분히 시간을 쏟을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유도하며 이들을 이해하는 과정이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라 생각합니다.

알렉산더 람브레트 부사장. 사진: 성혜련 포토그래퍼

이런 노력 덕분인지 2021년 10월, 오비맥주가 ‘2021 대한민국브랜드대상’을 수상했습니다. 특히 ‘창의적·통합적 마케팅 전략’과 ‘시장 트렌드 선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네요. 이 두 영역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오비맥주가 늘 해왔던 걸 지속해온 것이 주효했다고 봅니다. 오비맥주가 명실상부 1위 맥주 회사로 자리 잡고, 카스가 10년 동안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결국 소비자 중심의 사고를 견지해왔고 차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하려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긴 시간 동안 오비맥주는 제품, 패키징, 마케팅 캠페인 등을 통틀어서 소비자들에게 혁신을 주기 위해 노력했고, 지난 12개월 동안에는 이를 더 가속화하며 박차를 가했습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불확실성은 더 높아졌고 소비자 트렌드는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저희가 우리의 소비자 중심 사고를 더 강화하고, 독창적이고 파괴적인 솔루션을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과감한 도전 및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노력을 했고, 이런 것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게 된 것 같습니다.

오비맥주는 각기 개성이 강한 브랜드들을 시장에 내놓고 있습니다. 다양한 브랜드들의 마케팅을 지휘하기 쉽지 않을 텐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가 있을까요. 또 국내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의 마케팅 접근법이 어떻게 다른지도 궁금합니다.

여러 브랜드의 포트폴리오는 관리가 힘들 거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 더 (마케팅에) 유리하다고 생각해요. 너무나도 다양한 소비자가 저마다 다른 니즈를 갖고 있는 시대잖아요. 포트폴리오 내 브랜드가 더 많을수록 이런 다양한 니즈를 손쉽게 충족할 수 있다는 것이죠.

가령 평일 퇴근 후 직장동료들과 회포를 풀기 위해 삼겹살을 먹으러 갈 때는 카스를 먹죠. 주말에 가족과 좋은 음식으로 저녁을 먹을 땐 스텔라 아르투아가 자리합니다. 스텔라에게는 소중한 사람과 나누는 시간을 좀 더 특별하게 승격시키는 효과가 있으니까요. 에너지 넘치는 이미지의 버드와이저는 클럽 등 화려한 곳에서 제격입니다. 저도 클럽 가는 걸 좋아하는데, 팬데믹으로 인해 최근에 가질 못했어요. 그러다 보니 12개월 동안 버드와이저를 마시는 빈도가 줄었더라고요(웃음). 저에게 버드와이저는 에너지 레벨이 하늘을 찌를 것 같을 때 마시는 맥주입니다. 브랜드 관리에 있어 맥주의 출신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더 중요한 건 각 브랜드가 상징하는 바죠. 이렇듯 상황마다, 소비자별로 다른 니즈가 존재하기에 여러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건 큰 무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각 상황에 부합하는 브랜드 이야기가 참 흥미롭습니다. 그러고 보니 한국에는 맥주 외에도 소주라는 대표적인 술이 있는데요. 소주에 대한 파악 역시 마쳤는지 궁금해집니다(웃음).

맥주 회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소주에 대한 이해와 분석도 필요하죠. 소주, 특히 소맥의 경우 직장 동료들과 많이 마셔봤습니다. 저는 소맥을 만드는 의식을 굉장히 흥미롭게 보고 있어요. 한국 사람들은 소맥을 말면서 관계를 더 돈독히 하고 그 순간을 즐기는 것 같더라고요. 소주의 맛 자체는 제게 크게 와닿진 않지만 소비자 이해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접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저희가 맥주 관련 활동을 더 강화할 것인지, 혹은 ‘소맥’ 관련 활동도 전개할지 결정할 수 있을 테니까요. 어쨌든 참 재미있는, 한국 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술인 것 같습니다.

저는 오비맥주가 꼭 맥주 비즈니스 또는 주류 비즈니스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우리 회사가 사교, 사람 간의 교류 비즈니스(Socialization business)에 몸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모여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그 순간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죠. 이런 고민이 있어야 더 많은 기회를 포착할 수 있고 소비자들의 니즈도 더 많이 발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 가는 곳에 우리도 간다”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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