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가는 곳에 우리도 간다”
“소비자 가는 곳에 우리도 간다”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2.02.16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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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下] 오비맥주 알렉산더 람브레트 마케팅 부사장

[더피알=정수환 기자] 해외 마케팅에 대한 기사를 쓰다 보면 오비맥주의 자회사인 AB인베브의 사례를 자연스럽게 많이 접하게 된다. 오비맥주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브랜드들 모두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오비맥주 알렉산더 람브레트(Alexander Lambrecht) 마케팅 부사장과 좀 더 이야기를 나누며, AB인베브의 마케팅 전략 및 비전이 오비맥주에 어떻게 녹아들고 있는지 들을 수 있었다.

▷“다양한 니즈의 시대, 많은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강점”에 이어...

알렉산더 람브레트는... 지난 15년간 여러 지역에서 AB인베브의 성장을 주도했다. 호주, 뉴질랜드, 미국, 중국, 유럽, 남부아시아 및 동남아시아에서 주요 직책을 역임하며,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공적 결과를 창출했다. 현재 한국에서 AB인베브 동아시아 지역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 성혜련 포토그래퍼

사교에 있어 술의 역할이 참 지대하죠. 하지만 요즘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주류 소비 트렌드가 홈술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저도주 트렌드도 함께 하고요. 오비맥주는 이런 트렌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홈술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트렌드입니다. 소비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식당에 방문하는 빈도는 줄었지만 그 말은 가정에서 식사를 많이 한다는 거잖아요. 이에 어떻게 하면 가정에서의 식사를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지에 대한 고민이 커졌습니다. 이 맥락에서 저희 브랜드가 어떤 역할을 할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프리츠 아르투아’ 캠페인입니다. 폼프리츠 등 벨기에 대표 음식을 스텔라 아르투아와 함께 즐길 수 있는 팝업 스토어 ‘프리츠 아르투아’를 선보인 동시에 가정에서도 특별한 미식 경험을 접할 수 있도록 신세계 푸드와 콜라보를 통해 밀키트를 출시했습니다.

저도주 트렌드를 말씀드리기에 앞서, 저희 회사 10대 원칙 중 하나인 ‘소비자가 가는 곳에 우리도 간다’의 의미를 생각해보죠. 그곳에 성장 기회가 있다는 뜻인데요. 이에 입각해 현재 소비자들이 저도주 제품을 원하고 있다면 이를 즐길 수 있도록 충분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게 저희의 당연한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또 저희는 ‘더 좋은 세상(Better World)을 만들자’는 ESG 경영 철학을 갖고 있는데요. 2025년까지 저희 포트폴리오의 20%를 저도주 제품으로 채우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작년에 호가든 보타닉을 출시하며 저도주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논알콜 트렌드에 맞춰 작년 카스 제로를 출시해 작년 한 해 큰 성공을 이뤘고, 앞으로 더 많은 몰트 베이스의 음료나 주류들을 계속 출시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저희는 책임 음주의 중요성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 미디어 예산의 일부는 책임 음주를 소비자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써야 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으며 시장 선도 기업인 만큼 책임 음주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속 독려할 것입니다.

카스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네요. 아무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제일 익숙한 브랜드라 그렇겠죠. 그런데 카스의 최근 광고가 조금 특이합니다. 유명 모델을 사용하지 않고 다양한 스토리로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어요. 이런 접근방식을 택한 이유가 있나요?

카스를 리뉴얼하며 작년 3월, ‘진짜가 되는 시간’이라는 슬로건을 공개했습니다. 이 역시 소비자를 이해하는 것부터 출발했는데요. 저희가 포착한 한국 소비자들의 페인 포인트는 ‘한국에서의 삶이 때론 참 고단하다’는 겁니다. 가족들이나 사회가 개개인에게 걸고 있는 기대치도 굉장히 높은 편이고, 매일매일 많은 스트레스를 감내하며 지내고 있잖아요. 그래서 카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가끔은 진짜가 되어 너 자신에게 솔직한 것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진짜가 되는 순간 긴장을 풀고 자유로움을 느끼게 되잖아요.

저희가 카스 패키지를 투명 병으로 교체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투명한 병처럼 숨길 게 없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죠. 그리고 이런 메시지를 던지려면 연예인보다는 진짜 사람들의 삶을 조명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연예인도 진짜 사람이지만 연예인을 기용할 경우 너무 완벽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기에 지양했습니다. 저희의 새로운 시도에 소비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었습니다.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았고 맥주 회사에서는 그간 볼 수 없었던 행보라는 평가도 있었죠. 많은 사람이 저희 캠페인에 공감했다는 말을 해줘 뿌듯했습니다.

최근 브랜드들이 소비자 경험을 만들어가는 것을 중점에 두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요. 오비맥주 역시 그 선두주자로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비맥주가 만들어가는 소비자 경험은 무엇이고, 또 차별화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어느 브랜드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못지않게 실질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단 생각입니다. 일례로 한맥은 한국을 대표하는 ‘K-라거’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데 한식과 궁합이 굉장히 잘 맞아요. 이 지점을 이용해 ‘한식과의 푸드 페어링’이란 경험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한식은 시간과 정성이 좀 더 드는, 특별한 날에 어울리는 한식입니다. 삼겹살과 같은 한식은 이미 카스라는 짝이 있기 때문이죠.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우 스텔라 아르투아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프리츠 아르투아’ 팝업 스토어를 좀 더 확장해 더 많은 소비자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고요. 버드와이저는 신진 아티스트나 밴드들이 자신을 알릴 수 있게끔 무대를 제공하는 ‘버드X’라는 플랫폼을 통해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습니다. 호가든의 경우 소비자들이 긴장을 풀고 여유를 즐기며 쉬는 상황에 그 진가가 나옵니다. 따라서 호가든 브랜드 아래 저도주를 출시해 충분히 쉬는 느낌이 날 수 있도록 했고 가향 굿즈도 제작했습니다. 아직 준비 중인 게 참 많으니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알렉산더 람브레트 부사장. 사진: 성혜련 포토그래퍼

요즘에는 라이브커머스, 메타버스 등 디지털 경험에도 많은 브랜드들이 열을 올리고 있죠. 이런 환경에서 오비맥주는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소비자가 가는 곳에는 저희도 가야 합니다. 소비자들이 디지털 플랫폼을 더 활용하고 있다면 그쪽으로 저희의 마케팅 활동을 이동시키는 게 맞다고 보고요. 작년 기점으로 전통적인 마케팅 채널보다 디지털 터치 포인트 및 플랫폼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라이브커머스나 메타버스 등에서의 활동도 고려하고 있고요. 최근 주목할만한 것은 저희가 NFT 시장에 진출했다는 겁니다. 1936개의 버드와이저 한정판 병 디자인을 NFT 형태로 출시했는데 완판돼 심지어 리셀까지 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향후 NFT를 접목할 기회를 보고 있습니다.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설레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는 새로운 시도, 즉 파일럿을 진행해보는 걸 참 좋아하는데요. 시도가 성공적이었다면 더 확장하면 되고, 실패했다면 그로부터 배운 것을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보니 자회사인 AB인베브의 마케팅도 저절로 떠오릅니다. AB인베브의 마케팅 전략/비전이 오비맥주에 어떻게 투영되나요.

마케팅 전략은 표준화돼 모든 시장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고요. 마케팅에 5개의 전략적 축이 있는데, 집 구조를 상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집의 가장 위인 지붕은 소비자 데이터와 소비자 공감 등 소비자 중심의 사고가 자리 잡고 있고요. 그 집의 근간에는 우리의 직원들이 있습니다. 지붕과 근간 사이 집을 지탱하고 있는 세 가지 축 중 첫 번째 축은 브랜드의 목적성과 의미이며, 두 번째 축은 제품과 경험, 혁신, 마지막 축은 커넥션 모델, 즉 소비자들과의 상호작용입니다. 이 구조가 모든 시장에 적용되긴 하나 각 시장에 따라 우선순위는 재량껏 변경될 수 있습니다.

또 AB인브는 워낙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고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 시장의 모범 사례를 저희가 배워오기도 합니다. ‘프리츠 아르투아’는 콜롬비아에서 처음 시작됐는데 자문을 구하고 배워와 한국에 도입한 사례고요. 반대로 다른 나라 시장에서 저희에게 자문을 구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게 바로 ‘호가든 보타닉’ 사례입니다. 이 제품이 한국 시장에서 가장 처음 공개된 제품이었기에 저희에게 성공적으로 출시하는 방법을 묻기도 했습니다.

글로벌에선 현재 DE&I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또 AB인베브 역시 관련한 캠페인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한국에서 DE&I를 마케팅 및 캠페인에 녹여내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사내에서 어떻게 DE&I 원칙들을 녹여내고 있는지 먼저 말씀드리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결국 사내에서 먼저 진행해야 대중 캠페인에도 녹여낼 수 있을 테니까요. 저희 마케팅 부문에 몸 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양성의 힘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조직은 마땅히 다양성을 지니고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죠. 그렇기에 저희는 대략 50:50으로 남녀의 성비를 맞추고 있고, 사람들의 출신 배경도 무척 다양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 브레인스토밍을 해 캠페인을 만들다 보니 더 풍성하고 강력한 아이디어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를 어떻게 브랜드에 반영하느냐는 질문으로 넘어가자면,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며 포용성을 함께 가지고 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가령 카스가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세대, 배경 등을 막론하고 모두를 품는 브랜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진짜가 되는 시간’이라는 태그라인을 론칭하기에 제격이었죠. 이렇듯 피부색이, 출신 배경이, 신념이 어떻든 간에 카스는 모든 사람을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함께하는 에이전시들에게도 이런 정신을 투영시키고 있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번 달 한국 부임 1주년을 맞이하는데요. 지난 1년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앞으로의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작년 한 해는 정말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주류 산업 전체가 힘들었던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지금까지의 결과를 봤을 때 가장 중요한 시장 점유율, 브랜드 에쿼티(brand equity, 브랜드 자산) 지표가 모두 상승했습니다. 2021년, 우리의 전략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 시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면 이제 2022년은 더욱 큰 자신감을 갖고 전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마케팅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긴 여정을 위해 다양한 노력과 혁신을 선보이며 더욱 성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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