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입점 가능해진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언론은 이탈?
누구나 입점 가능해진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언론은 이탈?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2.02.23 14: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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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검증된 CP였던 언론 “신경 안 쓴 지 오랜 일”
구독자 노출 접점 빈약, 콘텐츠 편집 기능 제약 등 지적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더피알=안선혜 기자] 네이버의 콘텐츠 유료구독 서비스인 ‘프리미엄콘텐츠’가 베타테스트 9개월여만에 정식 오픈했지만, 입점사들의 만족도가 기대를 밑돌고 있다. 특히 초창기 검증된 콘텐츠 확보를 위해 영입했던 언론을 중심으로 ‘이탈’ 논의까지 오가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지난 18일 프리미엄콘텐츠를 누구나 유료 채널을 개설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으로 확장해 정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서비스 론칭 초창기엔 언론을 비롯해 일부 검증된 채널을 선별적으로 받아왔지만, 누구나 입점해 수익화가 가능한 채널로 전환하면서 지식 정보 구독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목표에 한 발 다가선 행보로 보인다.

다만, 그간 채널을 운영해온 운영사들은 속내가 다르다. 지난 5월 론칭 이후 수개월 간 운영을 해왔지만, 이용자 반응이나 수익이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해 지속 여부조차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창기부터 프리미엄콘텐츠 채널을 운영해왔던 A 신문사 관계자는 “담당자 한 명이 채널 운영을 맡고 있는데, 어떠한 기대도 없다”며 “회의 중 아예 없애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몇 십만원도 되지 않는 수익을 얻고자 회사의 자원을 투여하는 게 낭비라는 생각에서다.

실제 네이버가 밝힌 자료에 따르더라도 그간 프리미엄콘텐츠에 입점한 채널들이 거뒀을 수익은 미미했을 것으로 보인다.

베타테스트 기간 동안 달성한 거래액은 4억8000만원 가량으로, 현재 200여개 채널이 입점한 걸 감안해 단순 계산하면 한 채널 당 9개월 간 240여만원 정도를 받아간 게 된다. 10%의 거래 수수료와 채널 별로 구독 편차가 큰 현실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이보다 더 적은 금액을 가져간 곳들이 대다수 일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주요 언론을 중심으로 자체 구독자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어, 큰 성과가 나지 않는 프리미엄콘텐츠에 자사 자원을 투입할 필요성은 더욱 떨어지는 추세다. A 관계자는 “(채널 운영을) 신경을 안 쓴다고 보면 된다”며 “다른 당면 과제들이 있는데, 굳이 거기에 전력을 쏟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초창기부터 합류했던 또 다른 B 매체 관계자는 “한 명의 인건비도 안 나오는 모델이 환영받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며 “(프리미엄 콘텐츠 운영이) 조직의 중요한 의제가 아니게 된 지 오래된 일”이라 전했다.

네이버 측은 월 1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달성한 채널이 20개 이상이고, 월 1000만원 이상을 가져가는 채널도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지만, 수익만이 문제인 건 아니다.

B 매체 관계자는 “도무지 이용자에게 발견될만한 노출 접점이 안 보인다”며 “UI(이용자 환경)도, 언론사 대우도 실망”이라고 평가했다.

프리미엄콘텐츠는 별도 앱이 아닌 웹으로만 제공되는 서비스다. 네이버 메인 페이지 등에 노출이라도 된다면 이용자 접점이 확장될 수 있겠지만, 현재는 직접 검색하거나 개인 바로가기 메뉴 또는 각 언론사의 네이버 뉴스 페이지를 통해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프리미엄콘텐츠 이용을 위해선 여러 단계를 거치는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사용성에 있어서도 아쉬움의 목소리는 나온다. 전체 프리미엄콘텐츠 중 상위 10위 안에 드는 채널 운영자는 “이용 만족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며 “서브스택(Substack)류의 뉴스레터 서비스들에 비해 자유도가 너무 낮아 (플랫폼에서) 할 수 있는 게 그다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쿠폰이나 할인율 등을 자유롭게 설정하고, 네이버 외에도 뉴스레터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등 더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하도록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네이버는 프리미엄콘텐츠 1차 입점사는 언론 중심으로 잡았지만, 2차는 개인 인플루언서나 각 분야 전문가, 작가 등 입점의 폭을 넓혔다.

네이버 커뮤니케이션그룹의 손서희 대리는 “언론의 유료화 플랫폼이라 보긴 어려울 듯하다. 다양한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가입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고 아직은 초기 단계니 투자해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구독자가 100명 이상인 채널이 현재 30개 이상이고 2000명이 넘는 채널도 있다. 콘텐츠를 바잉(buying)하기 시작하면 파워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현재 반년째 프리미엄콘텐츠에 입점해 채널을 운영 중인 한 비언론 CP(콘텐츠 제작자)는 “이제 막 시작한 서비스라 어떤 말을 하기가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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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환 2022-08-08 13:10:24
없애는 방법이나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