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에서도 IMC 넘어 ‘커스터머 저니’에 주목해야
PR에서도 IMC 넘어 ‘커스터머 저니’에 주목해야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2.03.2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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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리나만 플레시먼힐러드 TGI 아시아태평양(APAC) 대표
마이클 리나만 플레시먼힐러드 TGI 아시아태평양(APAC) 대표
마이클 리나만 플레시먼힐러드 TGI 아시아태평양(APAC) 대표

마이클은 지난해 플레시먼힐러드의 조사분석 기관인 TGI 아시아태평양 총괄로 임명됐다. 이전엔 글로벌 분석 총괄을 맡고 있었다. 플레시먼힐러드에 입사하기 전 힐앤놀튼(Hill+Knowlton Strategies)에서 이사(Vice President)로 근무하면서 WPP 네트워크를 통해 효과 측정과 데이터 통합을 감독했다. 이전에는 에델만(Edelman)의 데이터 분석가로 근무한바 있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처음 시작됐을 때 플레시먼힐러드 내부에선 일찌감치 관련 리포트들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됐다. 첫 리포트는 키예프 대신 ‘키이우’라는 명칭을 써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었다. 혹여 고객사들이 우크라이나를 응원한다면서 러시아식 지명인 키예프를 쓰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사전에 주의를 주기 위함이었다.

해당 리포트는 플레시먼힐러드의 연구분석 기관인 TGI(TRUE Global Intelligence)에서 발간한 것이었다. TGI는 전통 매체와 소셜미디어, 페이드 미디어(Paid Media·유료 매체) 분석을 망라해 다양한 인사이트를 뽑아내고 효과를 측정하는 조직이다. 현재 미국에선 130명 가량 되는 규모로 성장했고, 최근 아시아태평양(이하 아·태) 시장에도 주목해 이제 막 직원을 뽑고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마이클 리나만(Michael Rinaman) 대표는 지난해 TGI 아·태 총괄로 임명돼 지역별 관점을 글로벌 전략과 통합시키는 미션을 부여받았다. 팬데믹 영향으로 방문이 늦어지다 첫 시작을 한국에서 출발했다. 이후 인도네시아 등으로 이동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 잠시 짬을 내어 <더피알>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의 원윤재 상무와 글로벌 조사회사 근무 경력으로 최근 TGI 조직에 합류한 김계연 부장이 배석해 인터뷰를 도왔다.

한국에 방문하게 된 이유는.

지난해 10월부터 TGI 아·태 지사장을 맡게 됐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홍콩 등 아시아 국가에서 리서치 역량을 키우고 있다. 아·태 지역 헤드쿼터인 홍콩에 들어가는 길에 다양한 시장을 먼저 방문하고 있다. 첫 순위가 한국이 돼 팀 미팅을 비롯해 고객사들을 만나고 있다.

지사장 발령일 보다 오는 게 뒤로 좀 늦춰졌다. 팬데믹이 생기면서 출장 등에 제한이 생기니 오히려 분석과 데이터에 대한 니즈가 크게 늘어난 걸 느낀다. 국가 간 이동은 어려워졌지만, 그 어느 때보다 시장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한 시점같다.

최근 조사·분석 분야에서 두드러진 경향이 무엇인가.

빅데이터는 한동안 매우 인기 있는 주제였다. AI(인공지능), 머신러닝(기계에 인간의 학습 능력을 적용하는 기술) 또한 그랬고. 이런 모든 트렌드가 일정 기간 영향을 미쳤지만, 말뿐인 빅데이터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빅데이터라는 말을 꺼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냥 작업 방식의 한 부분으로 보면 된다.

요즘 데이터 분석 산업에서 중요한 흐름 중 하나는 ‘데이터 프라이버시(Data Privacy)’다. 예전에는 SNS 등에 그냥 글을 올린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가 올리는 데이터는 내 자산이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게 얼마나 보호되고 있고,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논의가 늘어나고 있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적절하게 처리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게 중요해졌다. 우리는 고객과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어떤 플랫폼을 써서 어떤 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는지 근거와 출처를 다 공유한다. 투명성을 갖고 진행하는 걸 중요하게 본다.

두 번째 트렌드는 데이터 정확성이다.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를 단순히 수집하고 끝나는 게 아닌 이를 바탕으로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고, 어떤 이야기를 풀어갈지가 중요하다. 더 개인화되고 정밀한 스토리텔링이 필요하기에 정확한 데이터를 선별하고 활용해야 한다. 의사결정 없이 데이터 수집에만 공을 들인다면 ROI(투자자본수익률)가 좋을 수 없다.

마이클 리나만 대표
마이클 리나만 대표

요즘 고객사들이 관심 있어 하는 조사 주제는 무엇인가.

큰 주제 중 하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다. 초창기엔 투자업계만의 관심사였다면 이제는 많은 기업들이 ESG 책임 임원을 뽑기 시작했을 뿐 아니라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주제가 됐다. 우리가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도 ESG를 알리는 방법이다.

또 다른 트렌드는 예측 분석(Predictive Analytics) 또는 추세 감지(Trend Sensing)다. 기업이 특정 액션을 취하거나 메시지를 냈을 때 이런 반응이 있을 거라는 차원을 넘어 데이터를 토대로 6개월, 12개월 후 장기적 관점에서 주목할 이슈들을 제시한다. 소비자는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소셜 채널이 인기를 끌게 될지 등을 예측할 수 있다. 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기에 예측 분석은 고객들의 큰 요구사항 중 하나다.

마지막 트렌드는 통합적 접근이다. 예전에는 광고를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이해관계자 하나, 정책입안자에겐 어떻게 연락하고, 매체사엔 이렇게, SNS에선 누구에게 이런 식으로 따로따로 접근했다면, 최근엔 이 모든 활동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종합적으로 접근한다.

IMC(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차원의 접근을 말하는 건가.

결이 약간 다르다. 과거에는 기업이 어떤 메시지를 생성했을 때 SNS에서 어떤 파급효과가 있는지 봤다면, 지금 말하는 통합 마케팅 분석(Integrated Marketing Analytics)은 오디언스(audience·커뮤니케이션 대상), 채널, 메시지 세 가지 관점에서의 믹스를 말한다.

커스터머 저니(Customer Journey·고객 여정)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각 오디언스가 눈을 떠서 잠드는 순간까지 시간대별로 접하게 되는 미디어들이 따로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메일을 체크하고, SNS는 언제 이용하고, 저녁 10~11시엔 TV를 보는 등 하루 동안 수많은 매체를 접한다. 이를 통합적으로 보면 기업 관점에서 이 시간에는 SNS에서 어떤 활동이 필요하고, 이 시간에는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가령 예전에 기업에서 SNS나 빌보드 광고를 했다면 그걸 통한 상호작용은 이뤄지지 않는다. 저 기업이 저런 생각을 하는구나까지다. 상호작용이 없으면 기업이 하는 이야기와 소비자 생각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그 갭(gap)을 분석하고, 소비자가 미디어를 접하는 모든 여정(journey) 속에서 계속 연관성을 만들어나가 갭을 메워가는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는 좋다고 이야기했는데 구매하지 않는다면, 다양한 채널 소비를 분석해 이 이야기를 했을 때 사람들이 어떤 의심을 갖는지, 미디어에서 이런 보도가 나오니 신뢰성(credibility)이 얼마가 생기는지 등을 확인해볼 수 있다. 결국 단일한 채널이 아니라 크로스 채널에서 갭을 메워나갈 수 있다. 그러려면 채널 소비 과정을 전반적으로 분석하는 게 필요하다.

이런 분석이 어떻게 가능한건가. 모바일?

하나의 단일 조사가 아니다. 지금 보면 소셜을 트래킹하는 도구가 굉장히 여러 가지다. 이걸 누가 더 명확히 알고, 지금 우리가 필요한 것들을 어떻게 끌어다가 조합해 전체 저니(journey)를 설명하느냐가 중요하다.

TGI에서 최근 발표한 조사에서 미·중·일 3국 Z세대들은 라이프스타일이나 스포츠 콘텐츠를 소비할 때 모바일 외에 TV 시청도 높은 편임을 알 수 있다. (클릭 시 리포트 이동)
TGI에서 최근 발표한 조사에서 미·중·일 3국 Z세대들은 라이프스타일이나 스포츠 콘텐츠를 소비할 때 모바일 외에 TV 시청도 높은 편임을 알 수 있다. (클릭 시 리포트 다운로드 사이트로 이동)

보통 젠지(Generation Z: Z세대)라면 모바일을 제일 많이 쓴다 생각하는데, 올해 일본, 영국, 중국에서 젠지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가 있다. 올림픽을 어떻게 시청하는지 물었을 때 젠지는 항상 모바일에 접속해 있는 세대지만, 여전히 TV를, 또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었다. 소셜미디어든 스트리밍 방송이든 많은 콘텐츠가 모바일 퍼스트가 됐고 젠지에게 모바일은 너무나 중요하나, 방송·디지털 없이는 커뮤니케이션에 공백이 있을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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