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적 시각과 소통으로 화합하기를 바라며
균형적 시각과 소통으로 화합하기를 바라며
  • 김기훈 (thepr@the-pr.co.kr)
  • 승인 2022.04.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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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기훈 한국PR기업협회장

[더피알=김기훈] 지난 3월 9일 대선이 치러졌다. 이번 대선을 지켜보면서 우리 사회에 정치 진영 간, 성별 간, 세대 간, 지역 간 대립과 반목이 이렇게 컸었던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됐다. 국민통합을 이끌어내야 할 정치권은 이런 현상을 오히려 역이용해 선거 전략에 동원한 듯 하다. 이런 상황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최근 급격한 미디어 환경 변화에서 찾는 시각도 있어 흥미롭다.

예전 어릴 적 부모님은 TV와 라디오, 종이신문을 통해 세상 소식을 접하고 여기서 나온 소재를 갖고 주위 사람들과 대화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여기에 더해 수많은 온라인 매체들과 유튜브 영상들,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 회원제로 유지되는 정보 사이트 등으로 세상 소식을 접하고, 여기에 내 의견을 덧붙여 사람들과 소통한다.

매체와 채널 선택권이 매우 파편화 되면서 본인이 보고 싶어 하는 색채의 매체만 소비해도 하루를 충분히 보낼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 기존의 편향된 사고는 더욱 강화된다. 하기야 매체 소비 시간이 한정적인 상황에서는 기왕이면 본인과 의견이 유사한 콘텐츠를 먼저 보게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본인과 유사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본인이 듣고 싶은 것을 찾아서 듣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겠지만 우리가 다 함께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서 조금은 의도적인 매체소비는 어떨까 생각해본다. 조선일보와 한겨레를 함께 구독한다거나, 보수와 진보 유튜버를 함께 구독하는 식이다. 사람마다 궁극적 주장은 다를 수 밖에 없겠지만, 적어도 무엇인가를 주장할 때는 상대방 입장도 충분히 알고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정 사안에 대해 어느 정도 균형적 시각을 견지하고 나면 이제 진정한 소통을 할 차례다. 예전에 해외 서적에서 ‘말하고 듣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영역이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는 문장을 본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하지만 ‘말하는 것과 듣는 것을 누구나 다 한다’는 건 인간이라는 동물이 내는 물리적인 소리를 의미할 뿐이다.

‘제대로 된 진정한 소통’이라면 화자가 상대방의 눈높이와 관심사를 고려해 말을 해야 할 것이고 청자는 건성이 아닌 마음으로 이해하기 위한 듣기를 해야 한다. 다만 이런 의미의 소통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만들어가야 한다.

새 대통령이 당선되며 또다시 소통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전 정부에서 소통에 실패했다고 판단하고 차별화하기 위해 갖고 나온 키워드인지, 아니면 당선인이 진심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런건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쇼통령’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공중(公衆)의 눈높이와 관심사를 고려해 말을 했으면 하고 그들의 의견을 마음으로 이해하기 위해 들었으면 좋겠다. 청취한 의견에 대한 실제적 정책반영이나 피드백이 수반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그렇게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한다. 우리 국민들도 보다 균형잡힌 시각과 진정한 소통으로 화합했으면 한다. 사회가 아무리 각박해지고 힘들어졌다고 하지만 자신만을 생각하는 밥그릇 싸움은 보기에 불편하고 이해하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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