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들, ‘대체 현실’만 보면 자국에 자부심 느낄 만”
“러시아인들, ‘대체 현실’만 보면 자국에 자부심 느낄 만”
  • 김경탁 (gimtak@the-pr.co.kr)
  • 승인 2022.04.1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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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관영 매체에서 유포하는 허위 조작정보 추적하는 '뉴스가드'
뉴스가드 사이트 캡쳐
뉴스가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허위정보 소개 페이지 캡쳐

[더피알=김경탁 기자] 러시아에서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고발돼 벌금을 내거나 해고되는 교사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현지 언론인은 정부 비판 논조 때문에 신원을 알수 없는 사람으로부터 백주테러를 당했다. 럭셔리 브랜드 샤넬의 러시아 제재 동참 관련 조치에 항의의 뜻으로 현지 방송인 등 인플루언서들이 샤넬 가방제품을 찢는 릴레이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러시아에 언론의 자유가 없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조금씩 전해져왔지만, 러시아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현재 상황은 국제 여론과 동떨어져도 너무 동떨어져있다는 인상을 받게 하는 뉴스들이다.

타임지에서 객원기자 겸 팩트체커로 활동했던 매들린 로슈 뉴스가드 선임 기자는 최근 매일 아침 러시아 국영TV채널 ‘채널 1’ 뉴스를 시청하고 어떤 이야기들이 러시아 시청자들에게 전해지고 있는지를 추적하는 기획 연재를 시작했다.

뉴스가드는 온라인상의 잘못된 정보를 판별 추적해 뉴스 사이트의 신뢰등급을 평가하는 미디어 스타트업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허위 정보 추적 센터’를 만들어 전쟁 관련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180여개가 넘는 웹사이트를 발굴, 그들이 전하는 가짜뉴스를 소개하고 있다.

‘채널1’이 전하는 뉴스에서 러시아군은 전쟁에 승리했고 사상자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잔학한 행위도 저지르지 않았다. 반면 우크라이나 군대는 잔학 행위를 저지르고 민간인을 학살하면서도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러시아 군대에 영토를 빼앗겼다는게 ‘채널1’ 뉴스 속 세상이다.

이에 대해 로슈 선임기자는 CNN 인터뷰에서 “관영 매체가 전하는 내용을 진실이라 믿는 러시아인들은 ‘대체 현실’ 속에 살고 있다”며 “러시아인들은 국영TV에서 보고 듣는 것을 바탕으로 자국에 대해 충만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뉴스가드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몇 달 전, 크렘린의 허위 정보 장치에 의해 홍보된 많은 우크라이나 및 그 동맹국들에 대한 잘못된 이야기들이 이미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었다.

여기에는 ‘러시아어를 쓰는 우크라이나인들을 겨냥한 대량학살이 우크라이나에서 있었다’거나,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손자이고 유대인인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나치 이데올로기가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지도력을 이끌고 있다’는 주장 등이 포함돼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소셜 미디어(SNS)와 메시징 앱 등을 사용해 러시아 정부가 퍼뜨린 허위 정보에 맞서고 있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점점 더 많은 가짜뉴스들이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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