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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戰으로 돌아본 20대 대선(上) - 윤 캠프의 영리한 선택
디지털戰으로 돌아본 20대 대선(上) - 윤 캠프의 영리한 선택
  • 임성희 (thepr@the-pr.co.kr)
  • 승인 2022.04.1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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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희의 AI 마케팅 내비게이션
AI 후보 선점…내용 검증으로 기술적 위험 최소화
‘크라켄’ 툴 이용한 소셜미디어 분석 역량 돋보여

[더피알=임성희] 끝까지 치열했던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는 ‘일잘하는 경제 대통령’ 이미지로, 윤석열 후보는 ‘국민이 키운 정권교체 적임자’ 이미지로 캠페인을 벌였다.

두 후보의 표 차가 0.7% 남짓에 불과한 초박빙의 승부였던 만큼 두 캠프에 진한 아쉬움이 남아 있는 분위기다. 5년 뒤를 기약해야 하는 이재명 캠프는 말할 것도 없지만 압승으로 국정 동력을 확보하고자 했던 윤석열 캠프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로 보인다.

선거 결과에 대해서 여러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여기서는 윤석열, 이재명 두 캠프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선거 캠페인에서 어떠한 성과를 냈고, 그것이 당락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에 초점을 맞춰 분석해 보려고 한다.

앞으로 계속 선거는 이어질 테고 지금의 이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수많은 분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작업이라 믿는다.

지난 3월 10일 당선을 확정지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개표상황실에서 인사를 하고있다.
지난 3월 10일 당선을 확정지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개표상황실에서 인사를 하고있다. 뉴시스

#AI기술 활용한 윤석열 캠프

이번 대선은 선거 캠페인에 인공지능 기술이 전면적으로 등장한 첫 번째 선거였다. 비록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그쳤지만 말이다.

발 빠르게 먼저 치고 나간 쪽은 윤석열 캠프였다. 이준석 대표가 대통령 선거를 위해 준비했다고 자랑한 비장의 무기 중의 하나가 ‘AI 윤석열’이었다.

윤석열 후보 공약 사이트인 ‘위키윤’에 공개된 AI 윤석열은 유권자들이 사전에 올린 질문들 중 선택된 질문에 대해 윤석열 후보의 음성과 표정으로 답해주는 인공지능 아바타였다. AI 윤석열 영상은 위키윤 사이트 뿐 아니라 유튜브, 유세 차량 모니터에 등장해서 선거 캠페인에 큰 역할을 했다.

AI 윤석열은 진짜 윤석열 후보의 목소리와 표정이 담긴 영상을 학습한 인공지능이 윤석열 후보를 쏙 빼닮은 아바타를 만들고, 미리 입력된 스크립트에 윤석열 후보 모습과 음성을 매끄럽게 입힌 영상을 생성하는 전형적인 딥페이크 방식의 서비스다. 딥페이크란 심층 학습(Deep learning)과 가짜(Fake)의 합성어로, 인공지능을 이용해 인물 모습이나 목소리를 합성하는 영상 제작 기법을 의미한다.

그러다보니 AI 윤석열은 ‘형식’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했지만 ‘내용’은 철저히 인간이 만든 것이었다. 윤석열 캠프 청년보좌역들이 유권자들이 올린 질문들 중 대답할 질문을 선택해 답변을 작성한 후 이준석 대표가 최종 결정해서 AI 윤석열이 읽어주는 프로세스였다고 한다.

AI 윤석열이 대중적으로 관심을 받자 이어서 이재명, 김동연 후보가 자신의 AI 휴먼을 공개했다. 두 후보 측에서는 AI 윤석열과 달리 말하는 내용까지도 각 후보의 공약을 심층학습한 인공지능이 자동 생성한다고 강조했다.

거기에 더해 이재명 캠프에서는 청년들과의 소통창구로 이재명 챗봇까지 선보였다. 검색창에 질문을 넣으면 답변을 자동 생성하는 진일보된 기술 활용이었다.

AI 윤석열보다 훨씬 기술적으로 진보했다고 자랑했지만 유권자들은 큰 관심이 없었다. 기술적으로는 앞섰을지 모르지만 보여주기식 이벤트인 점에서는 매한가지였기 때문이다.

AI 윤석열은 인공지능 기술의 아주 일부분만을 이용한 셈이지만 유권자들에게 윤석열 캠프가 첨단 기술을 스마트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는 충분했다.

기술적 위험을 최소화하고 음성 합성에만 인공지능을 활용한 것은 윤석열 캠프의 영리한 선택이었다. ‘이루다’, ‘테이’ 등 인공지능 챗봇이 이용자들의 악의적 학습 결과 혐오 발언을 쏟아냈던 것을 생각해보면 내용 생산에 인공지능을 전면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여러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번 대선 캠페인을 보면 윤석열 캠프가 이재명 캠프에 비해서 테크놀로지를 영리하게 잘 활용했다는 증거는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셜미디어 분석 툴 ‘크라켄’ 공개 시연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소셜미디어 분석 툴 ‘크라켄’ 공개 시연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

#빅데이터로 높이는 캠페인 유효성

이번 선거의 승패는 양 캠프가 2030 세대로부터 지지를 확보하는 방식에서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캠페인 시작 전부터 윤석열 후보가 속한 국민의힘은 60~70대, 이재명 후보가 속한 더불어민주당은 40~50대라는 충성스런 지지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 20~30대에서 어떻게 지지층을 확보할지가 관건이었다.

국민의힘은 한국 정치 역사상 첫 30대 야당 당수가 된 이준석 대표, 그리고 홍카콜라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2030을 열광시킨 홍준표 의원 덕분에 2030 남성의 지지를 받고 있었다.

윤석열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홍준표 의원을 물리치고 대선 후보가 되자 윤석열 캠프의 핵심 과제는 2030 남성들의 홍준표 지지세를 윤석열 후보에게 옮겨오게 하는 것이었다.

윤석열 후보는 선거 초반 20대 남성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자 공약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하면서 2030 남성들의 지지를 얻기 시작했다.

윤석열 캠프는 2030 남성이 정치 행위와 정치인을 일종의 놀이 대상으로 소비하며, 메시지와 콘텐츠로 설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했다. 그래서 기존의 정치 문법과 전혀 다르게 그들에게 먹힐 방법으로 소통을 한 것이다. 자신들과 전혀 소통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윤석열 후보의 태도 변화에 2030 남성들이 비토에서 지지로 돌아섰다.

이러한 소통 방식이 정치를 희화화하고 정치 불신을 만들어낸다는 내외부의 우려와 비판도 많았지만 윤석열 후보와 핵심 측근들은 과감하게 밀어붙였다. 이렇게 과감하게 밀어붙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윤석열 캠프의 소셜미디어 분석 역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캠프에는 ‘크라켄’이라는 소셜미디어 분석 툴이 있었다. AI 윤석열과 함께 이준석 대표가 대선 캠페인을 앞두고 준비한 비장의 무기 중 하나였던 크라켄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소셜 미디어 댓글을 실시간 분석해 이상 징후를 감지할 뿐 아니라 선거 캠페인의 유효성을 검증할 수 있는 툴이다.

소셜 미디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고,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내부를 설득할 증거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욕을 먹어도 밀어붙일 수 있었을 것이다.

이재명 캠프에서도 여러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분석을 통해 2030세대를 이해하고자 했고, 이들을 위한 다양한 공약을 촘촘하게 만들었다. 이재명 후보는 페미니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기도 하는 등 2030 여성과 소통하려 했지만 내부 반대로 지속하지는 못했다.

결국 이재명 캠프는 선거 캠페인 내내 2030 세대와 소통할 방법을 놓고 우왕좌왕했다. 선거 캠페인 막바지 2030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활동가 박지현씨(현 민주당 비대위장)를 적극적으로 내세워 2030 여성 표심을 잡는 데 성공했지만 만약 조금 더 빨리 과감하게 2030세대와 통하는 방식으로 캠페인을 벌였다면 선거 결과는 분명 달라졌을 수 있을 것이다.

▶▶ 디지털戰으로 돌아본 20대 대선(下)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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