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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戰으로 돌아본 20대 대선(下) - 코어 다지기에서 갈렸다
디지털戰으로 돌아본 20대 대선(下) - 코어 다지기에서 갈렸다
  • 임성희 (thepr@the-pr.co.kr)
  • 승인 2022.04.1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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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희의 AI 마케팅 내비게이션
이재명 캠프, 여러 슬로건 오가며 우왕좌왕
세대·계층별 공약 꼼꼼했지만 전달은 안됐다
부동산 공약을 설명하고 있는 ‘AI 윤석열’.
부동산 공약을 설명하고 있는 ‘AI 윤석열’.

[더피알=임성희] ▶▶ 디지털戰으로 돌아본 20대 대선(上)에 이어서

2030세대 뿐 아니라 핵심 지지층을 다지는데도 양 캠프의 방식은 매우 달랐다. 윤석열 캠프는 6070세대 결집을 위해 정권교체라는 핵심 슬로건을 중심으로 감정적 연결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 그래서 쉽고 명확한 언어로 정권교체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반복했다. 또 어퍼컷 세리머니 같은 윤석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고자 했다.

반면 이재명 캠프는 핵심 지지층을 다지는데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출발했던 이재명 캠프는 중간에 ‘앞으로, 제대로, 나를 위해 이재명’으로 슬로건 변경을 시도한다. 세분화된 맞춤형 공약으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실익을 줄 수 있는 실용적인 정부를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슬로건 변경과 함께 탈모 치료를 건강보험에 포함시키겠다는 공약을 발표하며 내놓은 ‘이재명은 뽑는 게 아니라 심는 거다’라는 짧은 영상이 인터넷 밈이 되면서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결국 ‘앞으로, 제대로, 나를 위해 이재명’ 슬로건은 슬며시 사라지고 다시 ‘일 잘하는 경제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으로 회귀했다. 이재명 후보는 ‘일 잘하는 경제 대통령’이라는 기본 콘셉트 때문에 일은 잘하지만 가까이하기 어려운 사람의 이미지를 떨쳐내지 못했다.

이처럼 이재명 캠프가 일관성을 갖지 못한 채 우왕좌왕했던 것은 결국 캠프 내에 메시지의 일관성을 밀어붙일 이준석 대표 같은 실력자와 내부를 설득할 빅데이터 도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캠페인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고 내부적 우려와 비판에도 후보를 설득해 밀어붙일 수 있는 강력한 실행자가 있을 때에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이 영향력을 갖는다는 사실이 이번 대선에도 확인된 것이다.

쇼츠 영상을 통해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공약한 이재명 후보.
쇼츠 영상을 통해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공약한 이재명 후보.

# 잘 만든 공약, 전달 못한 이재명 캠프

이재명 캠프가 윤석열 캠프의 정권교체론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공들인 것이 세대별 계층별로 세분화된 맞춤형 공약이었다.

실제로 ‘소확행 공약’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공약들이 발표됐다. 선거 막판 2030 여성 표심을 집결하는데 맹활약한 박지현 비대위장도 이재명 캠프에 합류한 이유로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젠더 공약이 매우 많고 또 촘촘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문제는 박지현씨도 지적했듯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세분화된 맞춤형 공약은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수혜자들에게 이런 공약이 만들어졌다는 것이 잘 전달됐을 때만 지지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래서 맞춤형 공약이 준비돼 있다는 사실을 해당 세그먼트의 유권자들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맞춤형 소통 방법도 미리 마련됐어야 했다. 세대별, 계층별로 다른 방식으로 적절하게 전달됐을 때야만 이러한 노력이 인정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 캠프에서는 공약만 준비했을 뿐 전달 방법에 대해서는 준비돼 있지 못했다.

맞춤형 소통을 하기 위한 데이터 확보에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필요한 데 비해 가시적 성과가 바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쉽게 투자하기 어렵다.

하지만 많은 비용이 든다고 하더라도 유권자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그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홍보 전략이 수립됐어야 했다.

반면 윤석열 캠프는 이준석 대표가 홍보본부장을 맡으면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에 과감하게 투자했다.

이준석 대표가 한동안 캠프를 떠나게 했던 ‘캠프 돈을 사적으로 빼먹는다’는 비방은 바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캠페인에 활용하기 위해 들어가는 돈의 규모가 워낙 크고, 테크놀로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집행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재명 캠프에는 대규모 비용 투자를 해서라도 잘 만들어진 맞춤형 공약을 적절한 타깃 유권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만들고 실행할 사람도 준비돼 있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이재명 캠프의 패배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라는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재명 캠프는 대중 유세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대중매체를 통해 전달하던 시절에 유권자에게 어필하던 방식을 그대로 고수했다.

자기 입맛에 맞춰 후보의 이미지를 취사선택해서 받아들이는 2030세대에게 이재명 후보는 일은 잘할지도 모르지만 자신들과 소통할 줄 모르는 이미지였던 반면 윤캠프는 소셜 분석을 통해 유권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기민하게 살피고, 거기에 맞춰 과감하게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는 자신들과 소통할 수 있는 후보의 이미지를 얻어냈다.

그 기반에는 인공지능 기반 실시간 빅데이터 분석과 모니터링 툴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분석에 기반해 캠페인을 변경할 수 있는 조직적, 인적 구성이 있었다.


참고 자료

AI 윤석열이 도리도리하지 않는 이유는 - 바이라인네트워크
코로나에 달라진 유세 풍경...AI 활용 등 비대면 극대화 - 이데일리
AI 이재명 공개..“분신술 VS 은신술” - 이재명 공식 유튜브 채널
‘나를 위해’ 이재명 새 슬로건 응용형 “내 밥상을 위해, 이재명” - 조선비즈

 

이번 글로 ‘임성희의 AI 마케팅 네비게이션’ 칼럼 시즌 1을 마무리 합니다. 지난 1년여 동안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재정비해서 더 좋은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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