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Make 캠페인과 비스포크(Bespoke) 브랜드의 과제
#YouMake 캠페인과 비스포크(Bespoke) 브랜드의 과제
  • 박재항 (parkjaehang@gmail.com)
  • 승인 2022.05.16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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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항의 Campaign Insight]
팬덤 생긴 비스포크, 삶에 맞게 진화
자신의 특성을 반영하여 색상을 입히다
“삼성전자가 전세계 주요 국가의 고객들이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직접 선택하고 만들 수 있도록 하는 ‘#YouMake’ 글로벌 캠페인을 4월 18일 시작했다. 삼성닷컴 내 '#YouMake' 페이지 캡처 이미지.
“삼성전자가 전세계 주요 국가의 고객들이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직접 선택하고 만들 수 있도록 하는 ‘#YouMake’ 글로벌 캠페인을 4월 18일 시작했다. 삼성닷컴 내 '#YouMake' 페이지 캡처 이미지.
#YouMake 캠페인 뒤에 담긴 이야기를 통한 인사이트를  2회로 나누어 짚어봅니다. 

[더피알=박재항] 한국에 처음 온 미국 친구를 데리고 한정식집에 갔다. 수십 가지 반찬이 오밀조밀 바닥을 보기도 힘들게 메운 상을 보고 그가 감탄을 했다. 하나하나 설명을 들으며 맛을 보던 그가 해파리 냉채는 못 먹겠다고 했다. 자신은 해파리는 먹어본 적 없고, 먹는 거라고 감히 시도도 못하겠다고 했다. 그에게 말했단. “이봐, 자네는 젤리(jelly)를 먹지? 물고기(fish)도 좋아하잖아? 그런데 왜 해파리(jellyfish)는 못 먹겠다고 그래?” 옆에서 얘기를 듣던 선배가 “네가 이제까지 한 말 중 가장 스마트했어”라며 칭찬을 해줬다. 체념의 심정이 깔린 웃음을 껄껄껄 짧지만 굵게 뱉은 미국 친구는 해파리 냉채를 크게 한 젓가락 집어 먹었다.

‘jellyfish’라는 해파리를 뜻하는 영어 단어를 두 부분으로 나누어 벌인 언어 유희였다. 한자어를 가지고 이런 놀이를 많이 하는데, 글자를 깨뜨린다고 해서 ‘파자(破字)’라고 한다.

‘삼국지연의’에서 파자를 보여주는 유명한 장면이 있다. 조조가 우유를 재료로 한 타락죽을 선물로 받고, ‘一合’(일합)이라고 글씨를 쓴 후에 덮어 놓고 나갔다. 신하들이 조조의 의도가 무엇인지 설왕설래하는데, 똑똑하기로 유명한 양수라는 인물이 ‘一合’을 파자하면 ‘一人一口’라면 ‘한 사람마다 한 입씩’이라고 해석하여 다들 맛을 보았다. 나중에 온 조조는 자신의 뜻을 제대로 간파했다며 양수를 칭찬했다고 한다.

이렇게 쪼개는 것 말고, 나눈 것을 합치는 것도 파자의 일종으로 친다. 조선 중종 때 조광조는 일군의 젊은 선비들과 개혁의 바람을 일으켰다가 원래 세력을 잡고 있던 훈구파 권신들에 의하여 죽임을 당한다. 중종 14년의 이 사건을 기묘사화(己卯士禍)라고 하는데, 파자의 일종이 결정적인 증거로 제시되었다. 바로 ‘走肖爲王’이란 글자들을 꿀을 발라 나뭇잎에 써 놓아 벌레들이 파먹도록 했다. ‘走’와 ‘肖’를 합치면 조광조의 성씨인 ‘趙’(조)가 된다. 그래서 ‘조씨가 왕이 된다’라는 뜻이 된다. 그걸 왕에게 보여주어 조광조를 역모의 주동자로 몰았다고 한다.

제품과 브랜드에도 합치거나 쪼개는 ‘파자 놀이’ 아니 ‘전략적 파자’가 벌어지곤 한다. 브랜드의 영역을 확보하는 방법을 두 가지로 나눈다. 기존의 것을 잘게 쪼개는 건 마케팅 용어의 ‘시장세분화’로도 익숙하다. 반대로 몇 개씩 묶는 전략도 있다. 전자 업종에서는 기술격을 과시하는 방법으로 몇 가지 개별 제품으로 존재했던 기능들을 하나로 묶는 걸, ‘convergence(컨버전스)’라고 하면서 그를 두고 경쟁을 했었다. 20세기 말에 TV 밑에 비디오카세트를 넣을 수 있었던 TV+VCR이 나왔다. 이어서 DVD가 나오고 VCR을 함께 틀 수 있는 ‘DVD-VCR Combo’라고 불린 결합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모바일폰에도 음악을 트는 MP3플레이어, 카메라, TV 기능에 나중에는 가장 기본적인 컴퓨터나 인터넷 서핑 기능 등을 합친 컨버전스 제품들이 나왔다. 애플의 아이폰은 그런 컨버전스의 기술 경쟁을 한 두 차원 높게 만들어버린 제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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