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인들을 설레게 만드는 곳, 힙한 ‘동네 책방’
PR인들을 설레게 만드는 곳, 힙한 ‘동네 책방’
  • 김영순 기자 (ys.kim@the-pr.co.kr)
  • 승인 2022.05.19 17: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PR살롱]
책보다 브랜드를 팔고 문화를 입히다
생각을 숙성하게 만드는 지점에 서다
책이 주는 감성을 책방에 투영시키다
PR인들이 일상과 맞닿은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동네 책방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동네 책방’이라는 말이 주는 느낌은 정겹다.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는, 언제라도 찾아가서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인상을 준다. ‘동네’가 주는 거리적 가까움과 ‘책방’이 주는 아늑함 덕분일 것이다. 그 정겨운 동네 책방은 어느 순간부터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가는 듯했다. 그런데 얼마 전 그렇지 않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서 지난 3월에 발표한 ‘2022 한국서점편람’은 동네 책방이 돌아왔다고 선언하는 듯하다. 2021년 기준 국내 서점은 총 2528개로 집계되어, 직전 조사인 2019년의 2320개에서 무려 208개가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집계가 시작된 2003년 이후 처음 드러난 증가세다. 2003년의 국내 서점 수는 3589개. 그러나 인터넷 시대를 맞이해 독서율이 급감했고, 그로 인해 상당수 서점은 생존을 위해 일반 서적보다는 학습서와 교재형 도서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으로 전환해야 했다. 시간이 흐르며 그마저 버티기 힘들었고, 어느 순간부터 서점의 존재 자체가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갔다.

그러한 서점 생태계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소규모 독립서점, 독특한 색깔을 가진 지역 서점들이 탄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독서 소비의 감소로 혹독한 현실을 견디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작은 서점들이 독특한 도전과 실험을 감행했고 실패하거나 더러는 살아남았다. 지금의 동네 책방 개점 상승세는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그간의 고난을 겪고 생존한 서점들이 롤모델이 되어, 나름의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유명 책방은 척박한 지역의 예술적 거점

새롭게 탄생하는 동네 책방들은 기존의 서점과는 양상이 다르다. 기존 서점이 다종 다량의 책을 파는 것에 중점을 뒀다면, 요즘 등장하는 동네 책방들은 책을 매개로 하여 차별화된 특색을 띠거나 복합 문화 공간, 지역 커뮤니티적인 성격을 지닌다. 단순히 책을 파는 것만으로는 수익을 맞출 수 없기에 이러한 변화는 서점의 생존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부분이다. 그 결과 일상과는 다르면서도 일상과 맞닿은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동네 책방들이 많이 만들어졌다.

생각의 씨앗을 품고 숙성하게 만드는 지점에는 동네 책방들이 있고, 책방들이 저마다 품격을 과시하는 그 중심에 ‘최인아 책방’이 있다. 광고업계의 전설 같은 카피라이터가 돌연 책방 주인이 되어 책방이라는 브랜드에 철학을 입힘으로써 우아하고 지적인 책방의 상징이 된 것이다.

요즘 상당수 동네 책방들은 문화적으로 척박한 지역의 예술적 거점이자, 외부 사람들이 고단한 일상에서 벗어나 힐링을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이미 독자적인 브랜드화가 진행된 전국의 동네 책방들을 여행하는 투어도 있을 정도다. 또한 대부분의 동네 책방 주인은 작가나 편집자 등 출판인이기도 하기에 그 누구보다 책이 주는 감성을 정확하게 이해하여 그 감성을 서점에 투영하기도 한다. 디지털에 함몰되어 잃어 가고 있는 인간적 감성을 되찾게 해줄 동네 책방에는 어떤 곳들이 있는지 확인해보자.

새롭게 탄생하는 동네 책방들은 기존의 서점과는 양상이 다르다.

동양서림과 위트앤시니컬

‘동양서림’은 서울 혜화동에 자리한 일반 서점이다. 1952년부터 역사가 시작되니 가히 동네 터줏대감이다. 벽돌 건물의 인간미가 다분히 느껴지는 동양서림 위에는 원래 신촌에 있었던 시집 전문 서점 ‘위트앤시니컬’이 옮겨왔다. 동양서림 안으로 들어가 나선형 나무 계단을 밟고 올라가면 시집만 판매하는 또 하나의 서점 위트앤시니컬이 나온다. 커피와 무수한 시집들, 그리고 햇살이 넓게 비치는 창을 통해 자아내는 따스한 분위기로 도심 속 휴식 공간이 되고 있다. 유희경 시인이 운영하는 위트앤시니컬은 여러 시인과 독자의 만남의 장이기도 하다. 시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 시에 대해 설명하는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시 세계가 열리기도 한다.

숲속작은책방

충북 괴산 칠성면에 위치한 ‘숲속작은책방’은 국내에 처음으로 북스테이 개념을 도입한 서점으로 알려져 있다. 북스테이는 말 그대로 책과 함께 숙박을 겸하는 곳이며, 지금은 여러 서점에서 북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전원주택 하나를 서점으로 구성한 숲속작은책방은 서점 주변의 고즈넉한 풍광과 함께 내부에는 아기자기한 소품과 주인이 심혈을 기울여 고른 무수한 책들로 가득 차 있다. 그야말로 시골 동네에 자리한 따스하고 내밀한 서점이라는 인상에 충실하게 꾸민 곳으로, 일상을 벗어나 온전히 책과 함께하는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

 

터득골북샵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의 ‘터득골북샵’은 숲속 오지 산비탈에 자리한 서점이다. 동화작가 이효담, 출판사를 운영하는 나무선 부부가 만든 터득골북샵은 건물의 주변 공간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한 오냐로드, 솔빛극장 등을 통해 복합 문화 공간이자 삶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휴식처로서의 독자적인 색깔을 구축했다. 집 한 채는 북스테이가 가능하게끔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하고 있으며, 차와 빵, 샐러드도 준비되어 있다.

마리서사

전북 군산시 월명동에 자리한 ‘마리서사’는 1945년에 시인 박인환이 종로에 문을 열었던 문학예술 전문서점의 이름을 따왔다. 일본식 옛 가옥 안에 자리한 마리서사는 외관에서부터 시간을 거슬러 근대 시절로 돌아간 듯한 빈티지하고 낭만적인 인상을 준다. 소설, 에세이, 시, 철학, 환경, 여성에 관한 책들로 구성된 마리서사의 큐레이션은 대표의 취향이 반영된 것. 또한 환경 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지역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림책꽃밭

충남 당진시 송악읍의 ‘그림책꽃밭’은 숲과 논밭이 이어지는 농촌 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편안한 목조 디자인 특유의 따스한 분위기 속에 5000여 권의 그림책이 큐레이션되어 있다. 자연스럽게 부모와 아이가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었으며, 아무리 외진 곳이라도 공들인 서점이라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올 것이라는 주인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달팽이책방

경북 포항시 효자동에 위치한 ‘달팽이책방’은 일반 서점에서 구하기 어려운 독립 출판물과 홍차에 특화된 서점이다. 어느새 업력 7년이 넘어가는 달팽이책방에서는 여러 독립 출판물과 특히 포항 지역에서 출간되는 독립 출판물들도 구할 수 있다. 또한 20여 종의 홍차가 준비되어 있으며, 갤러리에서는 수시로 전시회가 열린다. 다양한 독서 모임을 운영하고 있으며, 월간지 제작 등을 통해 커뮤니티로서의 역할도 충실하게 수행하는 중이다.

소심한책방

제주도라는 공간 자체가 한국의 대표 여행지이기에, 그곳에 위치한 독립서점은 더욱 독특한 느낌을 준다.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소심한책방’은 제주 올레길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곳이다. ‘수상한소금밭’이라는 게스트하우스를 함께 운영하는 소심한책방은 처음에는 작은 독립서점으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공간을 옮겨 제법 큰 규모를 자랑하는 서점으로 성장했다. 다양한 독립 출판물과 함께 일반 도서도 판매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독립 출판물을 제작해 판매하기도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