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언론사 사주의 책무
주식회사 언론사 사주의 책무
  • 이정환 (black@mediatoday.co.kr)
  • 승인 2022.05.24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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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의 아레오파지티카]
소통과 견제, 상호 비판의 시스템 중요(下)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가 ‘아레오파지티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아레오파지티카는 존 밀턴이 쓴 자유 언론 사상의 고전입니다. 이 연속 기고에서 이정환 대표는 저널리즘 전반의 이슈와 디지털 공론장, 뉴미디어 테크놀로지, 커뮤니케이션의 진화 등을 다룰 계획입니다.
▷ 먼저 봐야 좋은 기사: 언론사 바겐세일? 대주주의 자격을 묻다(上)

 

 

[더피알=이정환]루퍼트 머독과 캐서린 그레이엄을 같은 수준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이지만 본질은 같다. 주식회사 언론사의 태생적 갈등, 저널리즘의 사명과 이해관계의 충돌, 높은 공적 책임과 함께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 누가 신문을 소유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 그리고 경영과 편집의 독립이라는 원칙을 얼마나 제대로 구현하느냐다. 루퍼트 머독 같은 사람이 대주주라도 시스템만 잘 갖춰져 있으면 저널리즘의 원칙을 희생하지 않을 수 있다. 중요한 건 시스템이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뒤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 이렇게 썼다.

“나는 워싱턴포스트의 일상 업무를 지휘할 생각이 없습니다. 편집권에도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워싱턴포스트가 쌓아 올린 가치를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신문의 임무는 독자들을 유지하는 것이지 사주 개인의 이해에 복무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 끝까지 추적해 과오를 저지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길 바랍니다. 잘못된 결과를 낳을 경우 신속하고 완벽하게 잘못을 인정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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