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뉴스산업, 종말 위기 경고하며 활로 모색중 (1)
세계 뉴스산업, 종말 위기 경고하며 활로 모색중 (1)
  • 김경탁 기자 (gimtak@the-pr.co.kr)
  • 승인 2022.08.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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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ssue]
지면 광고 매출 급락에도 디지털 광고 성장은 주춤
광고주들, 맞춤형 광고보다 ‘빅테크 플랫폼’ 더 선호

더피알타임스=김경탁 기자

최근 10여 년 사이 세계적으로 언론사의 오프라인 광고 매출이 급격한 하락세를 겪는 가운데 디지털 광고 성장세는 주춤하거나 정체된 상태가 이어지면서 뉴스산업 전체의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각국 언론사들 사이에서 ‘생존’을 위한 돌파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지만 뉴스를 넘어선 미디어시장 전체의 격동과 소비자들의 미디어 소비형태 변화는 언론사들의 변신 노력으로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급격하게 전개되고 있다.

다국적 회계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026년에 처음으로 미국의 디지털 신문 광고 수익이 종이신문 광고 수익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을 최근 내놓았는데, 이는 디지털 광고 수익 성장에 따른 역전이 아니라 지면 광고수익 급락으로 인한 결과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종이신문(일간지와 주간지 포함) 광고 수익이 2021년 70억 달러(한화 약 9조원)에서 2026년 49억 달러(한화 약 6조3천억 원)로 대폭 감소하는 동안 디지털 신문광고는 연간 1% 내외 성장률에 그칠 전망이다.(2026년 추정 약 50억 달러=한화 약 6조5천억 원)

최근 미국에서는 매주 평균 2개씩 지역신문이 사라진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지역신문 살리기를 위한 광고 캠페인이 시작됐지만, 세계적으로 뉴스 자체를 회피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세계신문협회 발표를 보면 이런 캠페인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이다.

이와 관련해 PwC는 “지역 신문사들이 맞줌형 타깃 광고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 지역 광고주들은 신문 온라인이 아닌 빅테크 플랫폼에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스미디어연합(News/Media Alliance)이 최근 ‘저널리즘 경쟁 및 보존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광고 홍보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빅테크가 지역 뉴스를 중단하게 두지 마십시오(Don’t Let Big Tech Cancel Local News)”라는 카피를 내세운 배경이기도 하다.

언론사들이 구글·페이스북 등 온라인 플랫폼을 상대로 콘텐츠 유통 단체협상을 할 경우 ‘반독점법’ 적용 대상에서 4년간 면제되도록 하는 이 법안은 2019년 처음 발의돼 민주·공화 양당의 지지를 받았으나 논의가 보류돼왔고, 바이든 정권에서 다시 발의돼 논의가 시작됐다.

2017~2026년 연간 신문 지면 및 디지털 광고 매출 및 전망. 자료=PWC
2017~2026년 연간 신문 지면 및 디지털 광고 매출 및 전망. 자료=PWC

‘구독’이 돌파구? 한계 명확

각국 언론매체들은 광고시장 악화 전망에 발맞춰 광고 수익 확대보다 구독 비즈니스 정착 쪽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PwC는 올해(2022년)에 디지털과 지면을 포함한 신문 발행 매출(newspaper circulation revenues)이 광고 매출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세계뉴스저작권관리기관협의체(PDLN)가 지난 5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개최한 정기총회의 주제는 ‘시대변화’였는데, 제1세션 현지사업 현황 발표에서 뉴욕타임스가 제시한 해결책은 ‘값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저널리즘’을 만들어서 유료구독을 늘리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는 프랑스저작권운영센터(CFC)를 비롯해 독일의 PMG, 스위스의 스위스독스(SWISSDOX) 등 언론사들의 연합으로 뉴스저작권을 보호하고 저작물의 콘텐츠 판매와 연계하는 기업과 단체들의 활동 사례들도 보고됐다.

스마트폰 배달앱을 열어 저녁 메뉴를 고르듯, 독자가 자신에게 관심 있는 카테고리에서 취향저격 기사들을 골라내는 식의 능동적인 뉴스 소비 형태가 서구 선진국에서는 뉴스산업의 성공사례로 주목받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구독 비즈니스 확대에도 난관은 있다. 세계 언론매체들의 발버둥에도 불구하고 뉴스 유료화에 수긍하고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독자의 숫자는 정체 상태이기 때문이다.

세계신문협회에 따르면 18~24세 젊은층의 경우 언론사 웹사이트 및 앱을 통한 접속이 드물고, 소셜미디어나 검색, 모바일 애그리게이터와 같은 우회 경로를 통한 뉴스 접속을 선호했다.

젊은층 사이에 인스타그램·유튜브 같은 시각 중심의 플랫폼이 뉴스 채널로 인기가 높아지는 반면 텍스트 중심인 페이스북은 디지털 공간에서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특히 호주, 미국, 브라질에서는 젊은층의 뉴스 회피자 중 약 15%가 뉴스 이해를 어려워하고 있다. 뉴스 독해력 감소가 뉴스 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우려되는 상황인 셈이다.

 

문 닫는 언론사가 안나오는 이유

한국은 다른 나라들과 조금 상황이 다르다. 홍성철 경기대 부교수와 강연곤 중앙대 조교수가 지난해 발표한 ‘포털 뉴스의 등장과 한국 신문산업의 20년 변화’ 논문에 따르면 글로벌 추세와 달리 언론사의 광고 매출액 감소가 소폭에 그치거나 일부 중소 신문사와 경제지의 경우 오히려 광고매출이 늘어난 것이다.

저자들은 “정부와 기업의 신문광고 집행이 구독자 수보다 신문사와의 관계 유지 등 비경제학적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특성 때문”이라며, 다만 취재기자 및 특파원 수에서 전반적인 감소 추세가 확인돼 뉴스의 질적 저하를 우려했다.

8월 5일 유료기사 한국 뉴스산업, 기형적 구조가 ‘위기’ 늦췄다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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