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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언론플레이가 가능할까?
‘좋은’ 언론플레이가 가능할까?
  • 김영순 기자 (ys.kim@the-pr.co.kr)
  • 승인 2022.09.27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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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여론은 ‘PR 언론플레이의 진실성’에서
기업 언론플레이 전략 사례 4가지

더피알타임스=김영순 기자

흔히 언론플레이란 표현은 부정적으로 쓰이고, 실제로 부적절한 거래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언론계에 종사하는 혹자는 언론플레이란 본질적으로 메시지를 던지고 소통하며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고, 그것이 대중에게 어떻게 전달되는가를 신경 쓰고 관리하는 일 자체라고 말한다. 필자는 냉정하게 볼 때 언론 입장에서의 언론플레이는 직업적 숙명과 같은 것이라고도 여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플레이는 때때로 본질과 달리 여론을 호도하거나 왜곡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그러한 민감한 면모 때문에 언론플레이는 각 이익집단이 대결 도구로 사용하는 전장의 무기가 되기도 한다.

레거시 미디어와 뉴 미디어 사이에 언론플레이

예를 들어 얼마 전까지 계속적으로 논쟁의 대상이 된 유희열 음악 표절 의혹이 그렇다. 유희열의 곡 다수가 일본의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와 유사하다는 한 유튜브 채널의 문제 제기에서 시작된 이 논란은 지속되어 결국 유희열로 하여금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여파는 지금도 진행되며 암암리에 국내 대중가요계의 숨겨진 병폐로 논의되던 표절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내며 소위 ‘표절곡 찾기’가 계속되게 만들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음악적 지식을 갖지 않은 다수 대중이 무작위로, 혹은 어떤 의도를 갖고 가수들의 노래들을 표절이라고 단정하는 일이 유튜브와 SNS를 통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어떤 곡들은 표절 같다는 인상이 바로 들 정도로 비슷하지만 어떤 곡들은 억지일 정도로 끼워 맞추는 고발들이 난무한다. 후자의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고 자연스럽게 표절곡 찾기가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들이 표절이 아닌데도 억지 끼워 맞추기를 하는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그 가수를 싫어한다든지, 경쟁 가수를 띄우려고 한다든지, 조회수를 올려서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라든지 등등, 누군가에게는 비루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욕망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게 여론의 현실이기도 하다.

더 큰 문제는 그 숨겨진 의도의 욕망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현재의 플랫폼 시스템 때문이다. 대부분의 플랫폼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관심 있는 정보를 사슬처럼 연결해서 계속적으로 제공해 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즉, 표절 문제에 한 번 관심을 가지면 AI 알고리즘에 의해 계속적으로 정보가 제공되게 되어 있고 그 결과 불필요한 정보나 잘못된 가짜뉴스의 과포화 상태에 처할 수도 있다. 이는 정서적으로 피곤한 일을 넘어서 개인의 가치관도 왜곡시킬 수 있는 문제다.

 

이처럼 뉴 미디어의 시대는 모든 이에게 말할 수 있는 자유와 기회를 줬지만 통제할 수 있는 힘은 자연스럽게 허약할 수밖에 없다. 거기에는 조회수를 통해 돈을 벌고자 하는 욕망, 여론을 움직이고자 하는 사회적 욕망 등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욕망은 정보를 왜곡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은 딱딱하고 차가운 진실보다는 자신의 기분을 좋게 만들 정보를 더 원하기 때문이다. 유리한 쪽으로 여론을 조성하다가도 뒤집어진다.

레거시 미디어가 죽었다는 판단이 잘못됐다는 것은 여기서 비롯된다. 물론 레거시 미디어는 불특정 다수의 무수한 1인 미디어들이 만들어내는 생산량을 따라갈 수는 없다. 그러나 레거시 미디어에는 정제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신뢰의 역사와 시스템이 있다. 그래서 특히 시사와 보도의 영역에서 레거시 미디어는 여전히 힘을 발휘하는 중이다.

그러나 레거시 미디어에게 유독 강하게 씌워지는 족쇄가 있다. ‘언론 플레이’라는 단어의 족쇄다. 엄청난 구독자 수를 가진 1인 미디어가 벌이는 언론플레이도 있지만, 레거시 미디어의 언론플레이는 그보다 더 정교하고 광범위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다. 레거시 미디어가 가진 고전적인 권위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기업 언론플레이의 대표 전략 케이스

언론플레이는 PR팀원에게는 기초 기술이면서 때로는 중대한 전략 개념으로 사용된다. 일상적인 업무로 보고, 긴장하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 기업의 역사적 사례를 공부하고 익히며 서적을 통해 실력을 키워가는 길도 있다. 이 분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나 경험을 가진 식자별로 다양한 타입(Type)별로 구분해서 편의상 A,B,C,D 4가지로 나누어 들여다본다.

먼저 경쟁기업을 압박하고 투자 축소를 유발시키는 언론플레이 전략이다. A타입으로 칭한다. 마켓 쉐어 1등 기업이 2등, 3등 기업의 계속적인 투자를 막거나 주저하게 하고, 또는 중단시킬 수 있는 PR 전략 중 하나다. 실제로 여러개의 용해로를 가동하는 전자제품 특수유리 H업체가 증설투자를 할 예정이라는 정보가 사내에 보고되자, H회사 경쟁사 S사(국내 최대 1위업체)는 신속히 이사회를 거쳐, 언론플레이를 했다. ‘G기업, 연간생산량 000개 규모, 대대적 증설 투자키로’라는 보도기사를 대대적으로 플레이 했다. 관련 유리협회와 조사 기관에서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언론플레이를 시행한 것이다.

B타입은 창의적인 PR 기법이라 하겠다. 팩트(Fact)에 입각한 기초 자료의 완벽한 이해와 악착같은 열의를 필요로 한다. PR 용어 Naming에 대한 센스(Sense)가 요구되는 기법이다.

이 B타입은 전문적인 PR 대행사에서 대부분 구사한다. 그들은 그것이 체질화 되어 있다.

지인이 다니는 N기업 PR팀에서 있었던 사례이다. 자체 연구소에서 10년 연구 끝에 친환경 특수소재를 개발 했다. 오너는 물론 경영층에서 방송에도 보도 되도록 신경 쓰라는 엄명아닌 지시가 내려졌다. 인력채용과 투자 규모 등은 물론 친환경 소재 시장에서 일거에 세계적인 지배력을 구축하겠다는 사업전략을 대내외에 ‘선포’하려는 의지가 묻어 있었다. 이 회사 연구소와 PR팀은 소재분야 유명한 대학 교수들의 자문은 물론 국내외 학술논문과 글로벌 기업의 특수 물질관련 PR 사례를 샅샅이 조사해서 보도자료를 만들었다. 전문가들의 보도자료 핵심콘셉트는 인류 역사에 빛나는 “제 2의 나일론, N사 개발”로 모아졌다. 방송사에서는 기술의 의의 및 친환경 영상자료와 그래픽 설명 자료에 이어, 연구소장 인터뷰도 보도되었다.

C타입은 평상시 부정적인 사건이 회사 내 발생했을 때 이를 온라인 상에서 이슈화 되는 것을 약화시키거나 다른 주제로 전환하는 기법이다. 이것은 잘못하면 “호미를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윤리적인 비난을 받는 경우도 나온다. 일부 기업은 이 사례를 통해 더 큰 치명적인 부정적인 기사거리를 파생시킨다. 대개 그 회사 CEO의 언론감각이나 공감 부족에서 나온다.

한 회사에서 나오는 축산식품에 비위생적인 처리가 문제가 되었을 때 NGO 등과 일반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하게 된다. 이 제품을 생산하는 관련 가공 공정에 관련된 협력업체와 축산업자, 축산 농가 관련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해당기업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방안을 발표하는 등 다양한 이슈로 바꾸는 경우다.

D타입은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언론플레이 기법이다. 예를 들어 한 회사의 부정적인 사건 보도가 장시간 지속될 때 타이밍을 맞추어 언론의 관심을 끌만한 호재(好材)를 터뜨리며 이를 블로킹하는 케이스다. 이는 경쟁사 제품 호재 보도시점을 알고, 이것에 반박할 법적, 기술적 객관적 자료 등을 언론에 동시에 배포하여 함께 보도 되도록 하는 경우 등이다.

뭐니뭐니 해도 기업에서는 PR 효과를 톡톡히 얻는 언론플레이란 PR팀이 ’플레이‘한 기사 소재를 탈락(Kill)시키지 않도록 재밌고, 사실적이고, 이슈화 시키는 마술(Magic) 같은 기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언론플레이에 맞서 본질을 드러내야 하는 게 언론

언론플레이는 때때로 기업을 넘어 국정 운영의 판도를 바꾸기도 한다.

조국 사태 때 언론이 가졌던 잣대를 지금 정권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비교해봤을 때, 언론의 태도를 과연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 조 전 장관의 집 앞까지 찾아가 배달부까지 인터뷰하며 범죄 흔적을 캐내려 했던 그때의 언론 모습이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벌어지고 있는 사안의 경중이 그때에 비해 결코 가볍지 않은데도 그렇다. 어째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이러한 노골적인 괴리 현상을 보면, 조국 사태 때 언론의 모습은 나쁜 언론플레이가 적용된 사례가 아닌가 판단하게 된다.

정치권에서의 언론플레이는 매우 단순하다. 상대방 비난하기 아니면 자기 당의 좋은 이미지 구축하기 바쁘다. 경쟁 상대방도 간단하다. 상대방 정당에 대한 비난 발언의 경우, 다양한 계층으로 이루어진 국민들의 배려도 없고 그러다보면 공감이 떨어지는 발언이 다반사다. 최종적으로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에서도 반감을 사게 된다.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결과로 이어진다. 지지율이 우수수 떨어지는 것이다.

양날의 칼인 언론플레이의 긍정적인 면이 문제가 되는 사안을 바로잡거나 나쁜 언론플레이에 맞서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한다면, 지금의 언론은 어느 정도 준비는 갖춰진 상태다. 언론사들의 언론플레이가 지능적으로 바뀌고 있고 그것 또한 물론 진실을 말하는 언론도 찾아보면 있다. 문제는 그들이 말하는 정보를 보려면 매우 피나는 공을 들여야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삶에 밀접하게 자리하며 편의성 높은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에서는 그러한 언론의 기사가 자동적으로 제공되지 않는다. 여기에서 언론사들의 ‘이익’ 문제가 드러난다. 포털 뉴스가 클릭 수에 기사의 가치를 두는 이상, 진실을 추구하는 언론플레이보다는 자극적인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플레이가 플랫폼 입장에서나 언론사 입장에서도 환영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한 클릭 수와 자극성에 일반 언론사뿐만 아니라 원료로서의 뉴스를 제공하는 뉴스통신사들마저 비윤리적이라면 문제는 더욱 커질 것이다. 정부의 공적 지원금을 받으며 운영되는 Y사가 기사 속에 광고를 교묘하게 녹인 기사형 광고 송출 사태를 일으킨 사건도 있었다. 상수원 역할을 하는 Y사 같은 대형 언론사마저 ‘돈과 클릭이 만드는 언론플레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 그걸 받아서 뉴스를 재생산하는 일반 언론사의 뉴스는 더욱 오염될 수밖에 없다.

세상 가치를 셋팅하는 언론플레이의 힘

언론 현실을 비판하는 ‘기울어진 운동장’, ‘기레기’라는 용어가 일상처럼 쓰이게 된 지도 1인 미디어의 정착만큼 오래됐다. 이는 사람들이 나쁜 언론플레이에 질렸다는 증거고, 언론플레이란 단어 자체가 부정적인 의미로만 취급되게 된 근거다. 돌아보건대 대형 저널리즘이 세상을 선하게 바꾸겠다는 언론플레이로 기능했던 것은 JTBC ‘뉴스룸’에서 추진했던 세월호 참사 보도가 가장 선명하게 남은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당시 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 프로페셔널리즘 부재, 안이한 관료주의가 만든 부조리에 대한 슬픔과 분노를 담아 진행된 그 보도 시리즈는 결국 정권까지 바꾸는 사회적 흐름의 신호탄이 되었다고 보는 견해들도 있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세상이 바뀌지는 않았다. 탐사보도가 옐로 저널리즘으로 극대화되었던 조국 사태는 또 한 번 정권을 뒤집는 원인 제공의 하나가 되었다. 이는 세월호 때와는 반대 방향으로 언론이 만드는 세상을 드러낸 아이러니한 광경이다.

최근에는 진짜 언론을 타지 않았더라도 어떤 특정 집단에 특정인에 대한 유언비어나 소문을 뿌리는 행위 자체도 언론플레이라고 확장되는 추세다.

언론플레이는 기업이나 정치인, 연예인 등 누구나 한다. 자사 제품을 우호적으로 쓰도록 해서 언론에 관련 자료를 배포하는 것도 PR인에서는 ‘전략적 플레이’이고, ‘가짜뉴스’를 언론플레이 한다면 법적 처벌을 받아야 마땅한 것이다. ‘언론장악’, ‘여론을 모으기 위한 언론 활용’이나 ‘어그로’ 역시 나쁜 언론플레이다. 그러나 삼인성호(三人成虎, Three men make a tiger)란 고사성어처럼 ‘세 사람만 우기면 없는 호랑이도 만든다’는 여론몰이가 이제는 통하지 않는 디지털시대다.

언론플레이의 진정한 여론은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여론이 조성될 수 있는 균형된 조건에 발효되어야 비로소 만들어지는 것이다. 결국 부메랑이라는 것도 부인하지 않는다.

A언론사 대표는 “언론플레이 자체가 문제가 아니고 잘못된 언론플레이가 통한다는 게 문제고, 그것에 낚이는 언론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렇다, 그걸 바로잡는 게 언론의 역할이다.

이처럼 방관과 수많은 실망 끝에 도착한 결과가 지금이다. 정치와 경제, 사회까지 위기 상황을 맞은 지금, 언론이 ‘좋은 언론플레이’를 추구하며 지금까지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 혹은 외면하고 있었는지 점검해야 할 시간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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