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워서 강하다…틱톡, 뉴스 생태계를 바꿀까
가벼워서 강하다…틱톡, 뉴스 생태계를 바꿀까
  • 김경탁 기자 (gimtak@the-pr.co.kr)
  • 승인 2022.10.12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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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재단 미디어 리포트] 틱톡 활용 뉴스 서비스의 현황과 쟁점

언론사들, 미래 전략으로 숏폼 동영상 서비스 추진
허위정보 규제 사각지대…저널리즘 원칙 실종 고민

[더피알타임스] 재미있고 편리한 기능을 앞세워 젊은 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은 2020~2021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다운로드를 기록한 앱이었고, 2022년에는 누적 다운로드 수 33억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재미와 흥미 위주의 숏폼 동영상을 서비스하는 틱톡은 뉴스 이용을 위한 매체로서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 주요 언론사들이 미래세대를 위한 뉴스 전략으로 숏폼 동영상 형태의 뉴스 콘텐츠 제작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하 언론재단)은 미디어정책리포트 2022년 4호 ‘틱톡을 활용한 동영상 뉴스 서비스의 현황과 쟁점’ 보고서를 통해 틱톡에서의 뉴스 동영상 서비스 현황과 쟁점을 살펴보고 틱톡 활용 뉴스 동영상 콘텐츠 제작·유통이 우리 뉴스 생태계에 가지는 주요 의미와 시사점을 짚었다. 더피알타임스는 이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발췌·요약했다. <편집자주>

자료=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요약=김경탁 기자

페이스북, 아직까진 ‘뉴스 소비’ 메인 스트림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뉴스 이용에서는 전반적인 소셜 미디어 이용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페이스북이 뉴스 이용을 위해 가장 많이 활용되는 소셜미디어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다음으로는 유튜브,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조사를 보면 페이스북을 활용한 뉴스 이용은 2016년 42%로 정점을 기록했다가 이후 점차 감소해 2022년까지 12%p 하락했다.

유튜브는 2014년 16%로 2위를 기록했고 2022년에도 19%로 동일한 순위를 유지했다.

왓츠앱, 인스타그램은 2014년 대비 2022년 뉴스 이용률 증가 현상을 보였고 트위터의 경우 해당 기간 동안 뉴스 이용률에 큰 변화가 없었다. 틱톡은 2020년 뉴스 이용률 1%에서 2022년 4%로 증가했으나,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아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언론재단 자료에서도 2022년 기준 1주일 동안 뉴스 검색, 읽기, 보기, 공유, 토론을 위해 가장 많이 이용된 소셜 미디어는 페이스북(44%)이었다. 이어서 유튜브(30%), 왓츠앱(22%)이 많이 이용되고 인스타그램(17%), 트위터(13%), 페이스북 메신저(11%)도 두 자릿수였다.

46개국 평균 기준 페이스북이 뉴스 이용을 위해 가장 많이 이용된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유튜브가 가장 높은 이용률(44%)을 보이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카카오톡(24%)이 많이 활용되고 있었으며, 그 뒤로는 페이스북(14%), 인스타그램(11%), 트위터(6%) 순이다.

뉴스 이용을 위해 틱톡을 사용하는 경우는 46개국 평균 7%였는데, 한국에서는 이보다 낮은 3%였다. 틱톡은 뉴스 이용보다 주로 엔터테인먼트 목적의 이용이 많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해외 뉴스 미디어의 틱톡 활용 현황

숏폼 동영상 콘텐츠는 대부분 단순하고 즉각적인 흥미를 유발하는 내용이고 영상의 길이가 짧아 맥락과 단절되기 쉬우며 이성적·논리적으로 상세한 설명이 어렵다. 이 때문에 틱톡은 레거시 미디어의 기존 뉴스와 같은 진지한 정보를 전송하는 채널로 삼기에는 부적절한 플랫폼으로 보일 수 있다. 틱톡을 통한 뉴스 이용이 저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전통적 뉴스 미디어를 통한 뉴스 소비에 소극적인 집단인 10대~20대 젊은 층이 틱톡의 숏폼 동영상 콘텐츠에 열광하기 때문에 기성 뉴스 미디어 입장에서는 장기 전략 차원에서라도 틱톡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 틱톡을 적극 활용하는 기성 언론인들은 틱톡에 뛰어든 이유로 ‘새로운 수용자에 도달하기 위해서’(50.8%)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미 워싱턴포스트, USA투데이, CBS, NBC, ABC, 데일리메일 등 해외의 전통적 저널리즘 강자들이 숏폼 동영상 콘텐츠 제작과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며 젊은 감성에 맞춰 변신과 실험을 적극적으로 시도 중인데 언론사별로 틱톡 활용 서비스 전략은 상이하다.

워싱턴포스트는 젊은 세대 수용자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새롭게 포지셔닝하는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계정(@washingtonpost) 담당자인 데이브 조겐슨(Dave Jorgenson)을 중심으로 기존에 워싱턴포스트가 가지고 있던 무겁고 진지한 이미지를 버리고 젊은 세대가 친근감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인지하고 새로운 독자를 유인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목적에서 디지털 문화에 맞춰 바이럴 콘텐츠를 만들거나, 뉴스룸 내부에서 기자들이 일하고 장난치는 모습을 가벼운 분위기로 보여주는 방식이 활용된다. 실제로 2019년 5월 공식 계정을 오픈해 2022년 8월 현재 팔로워 140만 명에 이를 만큼 단기간에 매우 큰 성과를 냈다.

대조적으로 USA투데이(@usatoday)는 콘텐츠를 전송하는 채널을 다변화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틱톡을 활용하고 있다. 직접 새로운 영상을 제작하는 워싱턴포스트 방식과 달리 기존에 입수한 자료 영상을 재활용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다.

기존 뉴스 콘텐츠를 틱톡의 성격에 맞게 가공하고 최적화하여 업로드하며, 영상 속에 저널리스트가 출연해 최신 시사 이슈를 해설하거나 정보를 설명하는 자막을 배치하는 방식을 주로 채택하는 USA투데이는 팔로워 수도 2022년 8월 현재 140만을 넘어설 만큼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네트워크 방송사 NBC의 뉴스 계정(@nbcnews)은 2022년 8월 현재 35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NBC의 보스턴 지역방송 계정(@nbc10boston)도 20만이 넘는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다.

NBC뉴스의 이 두 계정은 기존 영상을 틱톡에 맞게 가공하여 재활용하되 즉각적 흥미를 유발하는 연성 뉴스에 집중하고 있다. 사건·사고, 연예, 스타일 관련 기존 영상에 새로운 자막을 붙여 주목을 끄는 전략이다.

국내 뉴스 미디어의 틱톡 활용 현황

국내에서도 방송사를 중심으로 여러 주류 언론사들이 틱톡 계정을 운영하며 숏폼 동영상 뉴스 콘텐츠를 제작·유통시키고 있다.

YTN(@ytnnews)은 다른 언론사들보다 한발 빠른 2019년 7월 틱톡에 진출하여 2022년 8월 현재까지 11만8천 팔로워를 확보하며 꾸준히 계정 운영 중에 있다. 초반에는 기상캐스터가 출연해 당일 날씨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2배속 날씨’ 등의 콘텐츠를 별도 제작하는 방식으로 운영했으나, 현재는 기자나 아나운서를 따로 등장시키지 않고 기존 영상을 틱톡에 맞게 편집하여 선보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현장감으로 눈길을 잡아끄는 사고·재난 영상, 유용한 일상 정보 등의 콘텐츠가 주로 업로드되고 있다.

KBS(@kbsnewsofficial)는 2020년 2월 서비스를 시작해 2022년 8월 현재 15만7천명이 넘는 팔로워를 확보한 상태이다. 틱톡 스타일에 맞게 자막과 그래픽을 활용해 기성 화면을 편집 가공해서 짧은 뉴스 브리핑을 제공한다.

2020년 9월 BTS가 KBS <뉴스9>에 출연했을 때 방송사 방문 과정을 라이브 콘텐츠로 중계해 전체 참여자 85만 명, 최고 동시 접속자 14만 6천 명을 모았던 것이 구독자가 크게 늘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각종 부처 브리핑과 선거 중계에도 라이브 방송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SBS(@sbsnews)는 2019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했고, 2022년 8월 현재 팔로워는 15만명이 넘는 상태이다. 계정을 담당하는 기자가 부계정(@giza_unnie)을 만들어서 별도 활동을 벌인 점이 인상적이다.

기자가 직접 복잡한 이슈를 쉽게 해설해주고 현장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거나 댓글로 소통을 하는 등 적극적 시도를 해 구독자수와 ‘좋아요’수를 늘렸으나 최근에는 따로 기자를 등장시키지 않고 해외 토픽성 연성 뉴스를 기존 영상 편집을 통해 보여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SBS는 본 계정과 별도로 스브스뉴스 채널(@subusunews.official)을 별도 운영해 8만 명 가까운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다.

MBC는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등 모바일용 버티컬 브랜드인 ‘14F’의 콘텐츠를 틱톡 계정(@mbc14f)에도 업로드하고 있다. 2020년 11월 시작해 2022년 8월 현재 팔로워는 5만 명 정도이다.

이 계정은 틱톡에 맞춰 영상을 별도 제작하거나 재가공하는 것은 아니며,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다른 플랫폼에 전송한 콘텐츠 중 분량이 3분 안팎의 영상을 선별해 틱톡에도 서비스하는 것이다. 내용, 분량, 길이, 섬네일 제목 등이 모두 다른 플랫폼과 동일하다.

JTBC(@jtbcnews_official)는 다른 언론사보다 비교적 늦은 2022년 4월 첫 업로드를 시작해 2022년 8월 현재 팔로워는 4만 5천명 가량이다.

기자가 출연해 가벼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가질 만한 이슈를 중심으로 뉴스를 쉽게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반 방송과 달리 자막의 크기나 위치, 등장 방식에 역동적 변화를 주어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한 세대의 취향에 맞추고 있다.

해외 신문사들이나 국내 방송사들과 달리 국내 신문사들은 틱톡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이미 촬영하거나 제작한 영상이 있는 방송사와 달리 재활용 가능한 기존 영상이 없는 신문사에게 영상 플랫폼인 틱톡은 어려운 도전이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2019년 1월 다른 언론사들보다 한발 먼저 ‘Z세대 뉴스채널’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틱톡 계정 뉴스쿨(news_cool)을 런칭했으나 2020년 1월 이후 업로드 중단 상태다.

운영 당시 파이낸셜뉴스는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밈(meme)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마라탕에 중독되는 이유, 외계생명체의 존재 등 10대~20대가 관심을 가질 만한 흥미로운 주제에 관한 정보를 30초 안팎의 짧은 시간에 전달하는 데 집중했었다.

경향신문은 암호명3701(codename3701)이라는 이름의 버티컬 브랜드로 2021년 8월 틱톡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2022년 8월 현재 1만 5천 명의 팔로워를 확보중이다.

기자가 이슈를 이해하기 쉽게 해설해주고, 디지털 스타일에 맞춘 빠른 편집과 역동적 자막 배치로 주목도를 높이는데. 여기에 기자가 코믹한 분장이나 율동을 하는 등 유머스런 코드로 재미를 더한다. 1주일에 한 번씩 꾸준히 업로드가 이루어진다.

머니투데이(@moneytodaynews)는 2021년 2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2022년 8월 현재 1만 3천 명의 팔로워를 확보중이다.

경제 전문 미디어답게 경제 이슈를 중심으로 손흥민의 광고 모델료 액수, 술자리 인싸템 등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가질 만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 특히 ‘주식입문 교육’ 등 주식과 재테크 기초지식을 가르쳐주는 콘텐츠가 주목을 받았다.

틱톡 동영상 뉴스와 허위정보 대응

전통적 뉴스 미디어들의 실험적 노력과 별개로 틱톡이 뉴스를 유통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저널리즘의 기본적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해소되어야 할 문제가 있다. ‘허위정보와의 전쟁터’가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뉴스 유통 플랫폼에 중요한 신뢰가 부족한 점이다.

틱톡은 전통적 언론사와 전문적 언론인보다는 인플루언서나 일반인이 생산하는 뉴스 콘텐츠에 관심이 집중되는 환경이므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무차별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틱톡에 코로나19(COVID-19) 백신 관련 허위정보가 유포되어 젊은 세대의 백신 수용성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틱톡을 통해 전세계에 중계되어 ‘첫 번째 틱톡 전쟁’이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우크라이나’ 태그를 단 영상은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이중에는 다수의 허위정보가 포함돼 있다.

틱톡에 허위정보가 많이 유통되는 것은 이 플랫폼 특유의 기술적 환경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 해결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허위정보를 담은 콘텐츠는 이용자의 높은 관여를 이끌어내기 때문에 알고리즘이 선호하고, 이용자에게 더 많이 추천되기 때문이다.

허위정보와 관련해 틱톡은 사실상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허위정보 규제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추가적 입법보다는 사업자의 자율규제를 촉진하고 정부는 자율규제 이행을 감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외부로부터 강력한 자율규제 요구를 받은 틱톡은 2019년부터 분기별로 투명성 보고서를 발간한다.

2022년 6월 30일 발표된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3월 사이 삭제된 동영상 총수량은 1억230만5516개로, 틱톡에 게시된 전체 동영상의 약 1% 수준이다. 이중 자동 삭제된 동영상은 3472만6592개였다.

틱톡의 최고운영책임자(COO) 바네사 파파스는 2022년 7월 28일 ‘투명성에 대한 더욱 강력한 약속’이라는 제목의 공지문을 발표했지만 전문가들은 틱톡이 허위정보 차단과 삭제를 위하여 더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틱톡을 활용한 저널리즘에 관심을 갖는 기성 뉴스 미디어는 새로운 뉴스 유통 채널을 확보하면서도 저널리즘 원칙이 실종되지 않도록 하는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아직 틱톡을 통한 뉴스 유통 서비스의 수익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기성 언론사에 틱톡은 비중 있는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에 인력과 자원 투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극소수 인력이 계정 운영을 전담하며, 그마저 인사 발령으로 담당자가 다른 부서로 이동하면 서비스의 지속성과 일관성이 훼손되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 접근 전략이 요구된다.

사회적·장기적 차원에서는 이용자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제고를 위한 정책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이용자 스스로 허위정보를 판별하고 고품질의 정확한 정보를 집중적으로 추구하는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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