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버버리·코오롱, 불어온 ‘리셀 열풍’에 직접 판 깔아
구찌·버버리·코오롱, 불어온 ‘리셀 열풍’에 직접 판 깔아
  • 최소원 기자 (wish@the-pr.co.kr)
  • 승인 2022.11.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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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CATCH] 리셀[resell]에 대처하는 브랜드의 포스 (2)
코오롱FnC는 자사몰인 ‘코오롱몰(www.kolonmall.com)을 통해 자사 브랜드 전용 중고 마켓 서비스를 4월 1일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코오롱FnC는 자사몰인 ‘코오롱몰(www.kolonmall.com)을 통해 자사 브랜드 전용 중고 마켓 서비스를 4월 1일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사진=코오롱

[더피알타임스=최소원] 대중은 나이키 및 명품 브랜드의 한정판 전략 자체가 리셀 시장을 형성한 원인이라고 말한다. 그들 브랜드가 수요에 맞게 제품을 생산해 판매한다면 리셀의 형성과 과열이 지금과 같진 않았을 것이란 주장이다.

먼저 읽을 기사 : 소비시장 흔드는 리셀 열풍…나이키와 명품들은 막아섰다

실효성 없는 약관 조항은 오히려 리셀시장에의 관심을 더 키웠고, 여기서 행해지는 어떠한 거래도 제한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소비자 권익 보호, 브랜드 가치 하락 방지, D2C 전략 강화 등을 목적으로 하는 브랜드의 리셀 금지 조치는 ‘내로남불’, ‘적반하장’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만큼 인기 있고 대중이 선망하는 명품 브랜드라는 이미지도 함께 못박았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 구찌가 20세기 구찌 제품만을 모아 판매하는 중고 플랫폼 ‘구찌 볼트’를 오픈했다. 사진=구찌 인스타그램 캡쳐
글로벌 명품 브랜드 구찌가 20세기 구찌 제품만을 모아 판매하는 중고 플랫폼 ‘구찌 볼트’를 오픈했다. 사진=구찌 인스타그램 캡쳐

직접 리셀, 미래 패션산업에 적응하는 방법

리셀을 금지한다고 밖힌 샤넬, 에르메스, 나이키 등과 달리 구찌, 버버리,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이하 코오롱FnC) 등 리셀에 직접적으로 나서는 브랜드도 있다. 이들 브랜드는 커가는 중고 시장에 직접 판매 혹은 플랫폼 협업의 형태로 관여하고 있다.

구찌를 보유한 프랑스 기업 케링은 2020년부터 미국 온라인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 더리얼리얼과 협업해 구찌 중고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버버리와 스텔라 매카트니 등도 고객이 보유한 자사 제품을 구매해 재판매하거나, 중고 거래 플랫폼과 협업하고 있다. 판매할 상품을 플랫폼에 보내거나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제품의 진위를 가려주는 인증 사업을 운영하는 식이다.

이들의 목적은 다양한 경로로 시장에 풀린 상품을 통해 타깃 고객층을 확대하고, 수익을 늘리는 것이다. 대중화된 명품 시장에서 젊은 고객층과의 접촉을 늘려 그들 세대 내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또 중고 판매를 통해 리셀 시장으로 흘러갈 수 있는 수익을 브랜드로 귀속할 수 있다. 브랜드가 직접 인증과 검증을 거친 명품 중고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고객 입장의 장점이 있다.

한편, 브랜드의 리셀 시장 진출은 브랜드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치소비’, ‘미닝아웃’ 소비성향을 보인다고 일컬어지는 MZ세대는 환경과 윤리 등에 관심이 크다. 이들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각성과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는데, 변화를 요구해 온 산업 중 하나가 패션산업이다.

많은 브랜드가 가치주의 성향의 소비자를 잡기 위해, 혹은 글로벌 ESG경영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명품 브랜드의 직접 리셀 혹은 리셀 플랫폼과의 협업은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긍정적으로 읽힌다. 다량 생산해 그냥 버려지는 의류 폐기물들의 생산과 처리에 경각심을 가질 것을 요구한 대중에게 나름의 응답을 전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2019년 11월 28일 낙원악기상가가 위치한 낙원빌딩 1층에 콘셉트 스토어 ‘솟솟상회’를 오픈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2019년 11월 28일 낙원악기상가가 위치한 낙원빌딩 1층에 콘셉트 스토어 ‘솟솟상회’를 오픈했다.

코오롱FnC는 올해부터 ESG경영의 일환으로 리사이클링 및 리셀 제품을 판매한다. 의류 쇼핑 스타트업 마들렌 메모리와 협업해 국내 패션기업 최초로 중고 거래 서비스를 도입했다.

올해 4월부터 코오롱스포츠 상품을 대상으로 3주간 운영된 ‘솟솟릴레이’에 앞서 오프라인 콘셉트스토어 ‘솟솟상회’가 있었다. 솟솟상회에서는 코오롱스포츠의 헤리티지 상품을 리셀한다.

혜화에 위치한 코오롱FnC의 오프라인 스토어는 평일이면 중장년층으로, 주말이면 젊은 층으로 붐빈다. 뉴트로 유행과 겹쳐지면서 과거를 추억하는 이들과 새로운 유행을 좇아 온 사람들이 이곳에서 모이는 것이다.

코오롱FnC는 이 공간을 판매를 위한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강화하는 브랜딩 도구로 사용했다. 해리티지 상품 판매와 스토어 전용 굿즈, 벽면을 가득 채운 브랜드의 역사 등이 자연스레 그들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

소비자가 가치를 추구하면서 기업 및 브랜드도 그들의 가치를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리셀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가지기 어려운 선망의 대상’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지만, 반대로 리셀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패션 산업의 미래를 고민하는 지속가능한 브랜드’ 등의 이미지로 나타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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