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OCI·두나무, 복잡한 정체성과 뒷이야기들
KCC·OCI·두나무, 복잡한 정체성과 뒷이야기들
  • 김경탁 기자 (gimtak@the-pr.co.kr)
  • 승인 2023.01.12 08: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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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대기업집단의 상표권 거래 현황 심층 분석 (21)
‘상표권 무상거래’ 고수 기업집단들 : KCC·OCI·두나무

더피알타임스는 각 기업집단의 5월 공시를 토대로 대기업집단의 계열회사간 상표권 거래 현황을 들여다보는 연속기획을 진행 중이다. 2023년 1월호에서는 상표권 무상거래 기업집단중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해당하는 곳들에 대해 분석했다.

더피알타임스=김경탁 기자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2021-2022 시즌 당시 수원 KT와 전주 KCC의 경기에서 KCC 이근휘가 드리블 하고 있다. 뉴시스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2021-2022 시즌 당시 수원 KT와 전주 KCC의 경기에서 KCC 이근휘가 드리블 하고 있다. 뉴시스

KCC, 주요 상표권 4개 계열사 공동 명의

범현대가 일원이지만 거의 대부분 기간 '독자경영'

공시대상기업집단 서열 37위의 케이씨씨는 계열회사간 상표권 사용거래 현황 공시에서 유·무상거래 현황 모두에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기재한다.

케이씨씨그룹은 산업용 자재와 도료, 실리콘 및 첨단소재를 생산하는 종합정밀화학 기업 KCC를 주축으로, 바닥재와 건축용 유리 및 자동차 유리 등을 생산하는 KCC글라스, 도급순위 27위의 대형건설사 KCC건설 등 상장회사 3개를 포함해 14개 국내 계열사를 두고 있다.

특허청 상표권 등록상황을 보면 그룹 CI 상표권을 비롯해 ‘KCC글라스’와 프로농구단 ‘전주 KCC 이지스’ 상표권에도 케이씨씨, 케이씨씨글라스, 케이씨씨건설, 케이씨씨실리콘 등 4개 회사의 이름이 함께 올라있다. KCC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스위첸 상표권은 KCC건설이 직접 보유중이다.

한편 케이씨씨그룹은 현대그룹 창업자인 정주영 회장의 막내동생 정상영이 1958년에 설립한 금강스레트를 모태로 하는 회사여서 ‘범현대가’로 분류되지만 2003년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에 잠깐 개입한 것을 제외하면 꾸준히 독자경영체제를 이어왔다.

OCI, SGC·유니드와 한지붕 세가족

박근혜 전 대통령 5촌 조카 회사, 2022년에 청산돼

공시대상기업집단 서열 43위의 오씨아이 그룹에는 오씨아이㈜(이하 OCI), SGC이테크건설, 부광약품, 유니드, SGC에너지 등 5개의 상장회사를 포함해 총 22개 국내 계열사가 소속돼있다.

오씨아이그룹은 공정거래법상 하나의 기업집단이지만 내부적으로는 2007년 OCI의 전신 동양화학 창업주 故이회림 회장 사망 이후 아들인 이수영·이복영·이화영 3형제가 OCI, SGC, 유니드 등 3개 기업집단을 각각 독자경영하는 ‘한지붕 세가족’으로 운영중이다. 계열사간 지분관계는 복잡하지 않지만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법적 계열분리는 시도하지 않고 있다.

OCI는 계열회사간 상표권 거래현황 공시에서 유상거래 현황에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기재하고 무상거래 현황에는 ‘45-0033148’ 상표권을 오씨아이스페셜티㈜와 오씨아이정보통신㈜ 2개 회사가 무상으로 사용중이라고 밝혔다.

‘45-0033148’은 2009년 출원해 2010년 첫 등록된 OCI의 CI 상표권에 대한 등록번호로, CI 이미지는 그룹 이니셜에서 I 부분을 측면에서 조감한 창문 이미지로 형상화해 미래를 향해 뻗어나가는 ‘내일의 창’을 시각화한 것이라고 한다.

OCI 광양사업장 원료저장탱크 앞에서 직원들이 현장점검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OCI 제공
OCI 광양사업장 원료저장탱크 앞에서 직원들이 현장점검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OCI 제공

무상거래 사유로 오씨아이스페셜티는 “Polysilicon 생산을 위한 소재 사업의 특성상 브랜드 사용에 따른 이익이 발생하지 않음”이라고, 오씨아이정보통신은 “컴퓨터시스템 구축 및 관리, 유지보수 사업의 특성상 브랜드 사용에 따른 이익이 발생하지 않음”이라고 각각 기재됐다.

이들 두 회사에도 회사이름에 오씨아이가 들어간 계열사는 4개가 있는데, 미국 FERRO주식회사와의 합작투자 외국인투자기업인 오씨아이페로는 그룹 CI를 사용하지 않지만 OCI파워와 OCI SE, OCI 드림 등 3개사는 그룹 CI를 사용한다.

한편 오씨아이그룹의 기업집단 현황공시 대표회사인 OCI는 여러 산업분야의 필수 원재료로 사용되는 기초화학제품을 비롯한 석유화학제품과 태양광 발전 등 에너지솔루션, 도시개발, 바이오 등의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다.

부광약품과 부광메디카는 올해 초 OCI가 기존 부광약품 창업주 김동연 회장 일가 지분의 절반을 전격 인수하면서 오씨아이그룹에 편입됐다. 부광약품에서 나오는 제품 중에는 변비약 아락실과 기능성 치약 시린메드 등이 잘 알려져있다.

그룹내 소계열의 하나인 SGC에는 SGC에너지와 SGC이테크건설(아파트 브랜드 ‘더리브’) 등 2개의 상장회사를 필두로, SGC솔루션(밀폐용기 브랜드 ‘글라스락’), SGC그린파워, SGC파트너스, SGC디벨롭먼트 등 6개 회사가 있다.

SGC에너지는 영문 이니셜 SGC로 만든 공통 CI를 2020년 특허청에 출원했는데, 이 CI는 2022년 12월 19일 등록이 완료된 상태이다.

마지막 소계열 유니드의 대표격인 ㈜유니드는 1980년 칼륨 제품 국산화를 위해 설립돼 현재는 가성칼륨과 탄산칼륨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기초화학물질 제조회사로, 2022년 11월 보드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유니드비티플러스(바닥재 브랜드 올고다 마루)를 설립했다.

이화영 유니드 회장의 사위인 한상준 유니드 부사장이 이끌었던 유니드LED는 2011년 설립 이후 LED 공급과잉에 따른 시황악화로 인한 적자가 자본잠식으로 이어져 명맥만 유지해오다가 2022년 5월 12일자로 청산됐다. 한 부사장은 한승수 전 국무총리의 장남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5촌 조카이다.

검찰이 국산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수사와 관련해 업비트와 빗썸 등 가상화폐 거래소 7곳을 비롯해 총 1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던 7월 20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본사 앞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이 국산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수사와 관련해 업비트와 빗썸 등 가상화폐 거래소 7곳을 비롯해 총 1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던 7월 20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본사 앞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두나무, 업비트 운영사…계열에 원더걸스 유빈의 르엔터 포함

첫 등재부터 자산총액 10조원 넘어 상호출자제한 적용

공시대상기업집단 서열 44위 두나무그룹에는 국내 1호 가상자산 사업자로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를 필두로 14개 계열사가 포진해있다.

두나무는 계열사간 상표권 사용거래 현황 공시의 유·무상거래 현황 모두에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기재했다.

특허청 특허정보검색서비스에서 ‘두나무’로 검색하면 두나무㈜에서 출원해 등록절차를 마친 상표권 말고도 다양한 분야의 상표권이 나온다. 다만 ‘업비트’ 관련 상표권은 다행히 두나무가 미리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나무그룹은 그룹에 상장회사가 없어서 회사 경영상황 전반에 대해 외부로 공개된 내용은 별로 없지만, 2022년에 처음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되는 것과 동시에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기업집단에 적용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도 포함되면서 눈길을 끈 바 있다.

그룹 계열사중에 람다256, 퓨쳐위즈, 코드박스, 바이버, 이지스네트웍스 등은 컴퓨터시스템과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등에 관련된 업체이고, 3개의 금융회사중 두나무앤파트너스는 스타트업 투자회사, 두나무투자일임은 투자솔루션업체이다.

오토매닉스는 이스포츠의 한 장르인 시뮬레이션 레이싱(심레이싱) 대회 프로모터 기업으로, 2021년에 ‘코오롱 AMX e스포츠 챔피언십’을 주최한 회사이다.

서울 잠실에 위치한 e스포츠 전용 경기장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2021년 ‘코오롱 AMX e스포츠 챔피언십’ 경기가 열렸다.  사진=오토매닉스 제공
서울 잠실에 위치한 e스포츠 전용 경기장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2021년 ‘코오롱 AMX e스포츠 챔피언십’ 경기가 열렸다. 사진=오토매닉스 제공

㈜르(영문명 RRR)는 걸그룹 원더걸스 출신의 가수 유빈(김유빈)이 JYP엔터테인먼트 전속 계약 종료 후 설립한 연예기획사 르엔터테인먼트(rrr entertainment)의 법인명으로, 두나무앤파트너스가 지분 57.69%를 갖고 있다.

르엔터에는 유빈과 같이 원더걸스에서 활동했던 혜림(우혜림)과 혜림의 남편인 익스트림 태권도 선수 신민철을 비롯해 가수와 배우 몇 명이 소속연예인으로 포함돼있다.

르엔터테인먼트의 공동설립자이자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김민선 음악감독(가수 예명 ‘라언’)은 ‘베리타스’로 해외에도 알려진 만화가 김동훈이 설립한 스튜디오넘버나인 이사직도 겸직하고 있다.

유빈
유빈. 사진=르엔터 제공

오즈나라컴퍼니는 2015년 설립된 종업원 수 1명의 의류봉제업체로,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박시연 대표가 두나무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송치형 회장과 인척 4촌 사이라는 이유로 계열사 명단에 포함됐다고 한다.

이 회사는 두나무의 다른 계열사들과 사업관계나 지분관계도 없어서, 대기업 집단 총수 친족 범위를 혈족 4촌, 인척 3촌으로 좁히는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12월 20일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2023년부터는 두나무 계열사 명단에서 빠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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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1-12 17:33:31
예전엔 거의 5일 근무일 수 중 최소 3일은 일부러 업무시간에 짬짬히 더피알 홈페이지에 들어와 기사를 읽었다. 최근 올라온 기사도 읽고....전에 못 읽었던 밀린 기사도 읽곤 했는데...
요새는 참...읽을 만한 기사가 읎다...
홍보쪽에서 경영쪽으로 지나치게 확대되 생산되는 기사들이 너무 많은 듯 하고...
몇몇 특정 기업들의 가쉽성 기사들이 상당수 많아진 부분은 확실해서
업무적으로 홍보계 동향이나 트렌드를 읽는데 예전만치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함.ㅠㅜ
그냥 혼자 쓴소리 해봤음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