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둘째, 셋째도 경제”의 윤 대통령 메시지
“첫째, 둘째, 셋째도 경제”의 윤 대통령 메시지
  • 안홍진 (bushishi3@naver.com)
  • 승인 2023.01.20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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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쉽고 국민에 친근감 주는 '반복화법'

기업인들에겐 희망과 격려의 메신저 역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다보스에서 열린 2023년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에서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다보스에서 열린 2023년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에서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피알타임스=안홍진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 속 오로지 ‘경제’용어 반복 화법이 기업인들에게 큰 관심을 일으키고 있다. 또 이는 기업인들에게 희망과 격려의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판이다.

“매우 반가운 이야기입니다. 경제가 밑바탕이 돼야 K-POP도 되고, BTS가 나옵니다. 문화, 정치가 잘 되려면 경제가 먼저입니다” 초고속 직진형 음성기기 부품을 국내와 수출업체에 공급하는 벤처기업 J 대표의 말이다. “첫째, 둘째, 셋째도 경제라는 뉴스를 보니 통상적인 말로 들렸는데 ‘대한민국 영업사원’이 되겠다는 대목이 저같은 기업인에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고 말했다. 이는 경기도 이천에서 비닐제조 공장 두 곳을 경영하는 L 대표의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과 떡케이크를 자른 뒤 박수치며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윤 대통령,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과 떡케이크를 자른 뒤 박수치며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윤 대통령,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6·1 지방선거에 승리 후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더 잘 챙기라는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인다”며 “정부는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라는 자세로 민생 안정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경제라는 용어를 되풀이 했다. 또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역사상 처음 합동으로 주최한 2023년 신년 하례회에서다. 여기서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라고 했다. 글로벌 5대 그룹 회장 외에도, 허창수 전국경제인 연합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구자은 LS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 한국경제를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다.

“저는 대한민국 영업사원입니다. 기업인을 업고 다니겠습니다” 라는 말도 했는데, 16일 UAE 아부다비 한 호텔에서 우리 기업인 130여 명의 '경제사절단'과 만찬석상에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과 함께 여러 경제단체장들도 함께한 자리에서다. 경제인,기업인들 만나면 계속 시장 친화적인 메시지를 되풀이 한다.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라는 발언을, 역대 어느 대통령이 이렇게 일관성 있는 스피치를 한 적이 있는가? 역사적으로 저명한 지도자들의 명연설문에는 짧은 단어를 반복해서, 국민들이 이해와 기억을 쉽게 하는 경우가 많다. 남북전쟁의 위기를 이끌며, 국민이란 단어를 세 번 반복하며 민주주의 정의를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이라고 연설한 링컨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같은 단어 반복은 기업에선 전략의 상징이기도 하다. 글로벌 기업 중에는 사훈에 첫째도 innovation, 둘째도 innovation , 세째도 innovation 이라고 쓴 곳도 있다.

지난 6월 당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유럽 출장 소회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시장에 여러 가지 혼돈과 변화와 불확실성이 많다”며 “우리가 할 일은 좋은 사람 모셔오고, 그다음엔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답했다. 한국이 세계 최강의 인터넷 강국인데 미,중,일에 비해 AI가 뒤진다며, 첫째도 AI(인공지능), 둘째도 AI, 셋째도 AI라고 충고해준 사람은 한국계 일본 기업인 손정의이다. 이렇듯 탁월한 리더들은 발언 중에 “첫째, 둘째, 셋째”라는 반복화법을 자주 구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국가브랜드 위원회 소속으로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글로벌 전문가인 한국외국어대 K 교수는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라고 한 윤 대통령 연설 메시지는 “일에서 원칙과 순서의 중요성을 암시한다며, 자원의 선택과 집중, 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하는 복합적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똑같은 단어나 콘텐츠를 되풀이 하면 받아들이는 사람, 즉 청취자는 긴장하고 다시 새겨보게 된다. 소위 ’반복효과‘이다. 상품 이름을 반복해서 부르는 광고를 보면 가끔 지루하거나 반감을 갖게 되기도 하지만 시간이 쌓이게 되면서 친근감과 믿음으로 이어진다. 명연설에서 강한 의지와 공감을 일으키기 위해 쓰는 테크닉이 화자(話者)의 반복술이기도 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가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은 우리자신이다. 따라서 탁월함은 행동이 아닌 습관에서 나온다“고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전시내각의 총리 첫 지명 후 ”저의 피와 눈물과 땀을 바치겠다“고 말한 윈스턴 처칠 영국 수상의 피, 눈물, 땀에서는 ‘첫째도 희생, 둘째도 희생, 세째도 희생’이란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전세계 국가는 치열한 ’경제전쟁 중‘이라는 냉엄한 현실 속에 있다. 취임 이후 기업,경제인을 만나면 언제 어디서든 ’경제‘를 말하는 윤 대통령에게서 ’거기에 올인‘하겠다는 메시지를 읽는 건 지극히 당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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