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CAO와 NEIGHBOR를 넘어선 카카오와 네이버 ①
CACAO와 NEIGHBOR를 넘어선 카카오와 네이버 ①
  • 김경탁 기자 (gimtak@the-pr.co.kr)
  • 승인 2023.02.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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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국가대표 대기업집단 상표권 심층 분석 (22)
대표 빅테크 기업들, 맞수 혹은 동병상련…따로 또 같이

더피알타임스는 공시대상기업집단의 5월 공시에 나오는 계열회사간 상표권 거래 현황을 중심으로 각 기업집단의 경영 상황과 역사를 들여다보는 연속기획을 진행 중입니다. 2월호에서는 오래된 맞수이자 동병상련의 상황에 자주 처하는 카카오와 네이버를 비교했습니다. 분량이 긴 관계로 인터넷 기사는 4회에 걸쳐 송고됩니다. <편집자주>

더피알타임스=김경탁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빅테크 기업이자 대한민국 인터넷 역사를 이끌어온 쌍두마차 역할을 해온 카카오와 네이버 두 기업을 함께 설명할 때 ‘따로 또 같이’라는 관용표현만큼 적절한 것은 없을 것이다.

이들 두 회사는 각각 다른 사업분야에 주력을 두고 출발해 다른 방식으로 성장했지만 사업의 규모와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겹치는 부문이 많아져왔고 여러 다양한 측면에서 비교 대상이 되고 경쟁상대가 되기도 한다.

현재 기업집단의 일반 계열사 자산총액과 금융 계열사 자본총액을 더한 ‘공정자산’을 기준으로 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서열에서는 15위 카카오가 22위의 네이버보다 상당히 앞서 있지만, 상장주식 전체의 시가를 평가하는 시가총액에서는 네이버가 9위, 카카오가 10위이다.

2022년 5월 1일 기준 네이버그룹의 국내 계열사 54개 중에 상장회사는 공시 대표회사인 네이버㈜가 유일한 반면, 카카오그룹은 국내 계열사 136개중에 공시 대표회사인 ㈜카카오를 필두로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넵튠 등 5개 상장회사로 주식 가치가 분산돼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캐릭터 상품을 파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맞대결을 벌이는가하면 국내외에서 콘텐츠 IP(Intellectual Property)와 이커머스 등 분야에서 인수합병(M&A)과 스타트업 투자 경쟁을 벌이며 대형 매물의 인수경쟁자로 나란히 이름을 올리는 일도 몇 차례 있었다.

두 회사 사이의 격돌 중에 대표적 사례로 웹툰·웹소설기업 문피아와 초대형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를 놓고 맞붙었던 일이 손꼽힌다. 현재 시가총액 9·10위에 자리잡고 있는 두 회사가 시총 3위 경쟁을 벌이던 2021년에 있었던 일이다.

그해 문피아를 품에 안는데 성공한 네이버는 이듬해인 2022년 4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서 철수 방침을 공식 선언했다.

카카오는 올해 1월 12일 SM엔터 지분 투자와 사업제휴 등에 대한 9번째 미확정 공시를 내 눈길을 끌었는데, 2월 7일에는 SM엔터테인먼트의 신주 123만주(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총 114만주, 지분 9.05%를 확보(총 투자 금액은 2171억원)했다고 공시해 미확정의 행렬을 마무리했다.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투자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카카오의 9번째 미확정 공시.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투자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카카오의 9번째 미확정 공시.

브랜드 측면에서 봐도 카카오와 네이버는 기업집단의 이름이자 대표회사의 이름이 사람들에게 익숙한 영단어의 철자를 다르게 쓰는 방식으로 비틀어 작명함으로써 익숙함과 신선함을 동시에 얻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회사의 이름이 모두 일반명사에서 어원을 끌어온 것이다 보니 유사 상표권 출원이 많았다는 점도 겹치며, 동시에 국민 일반에게는 해당 단어를 들었을 때 어원이 된 명사보다 기업 이름이 훨씬 직관적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라 하겠다.

KAKAO와 CACAO 그 사이

㈜카카오 법인은 1995년 설립된 ‘주식회사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뿌리를 두고 있다. 2014년 10월 ‘주식회사 카카오’(2006년 11월 설립)와 합병하면서 회사 이름을 ‘다음카카오’로 바꾼 이 회사는 11개월 뒤인 2015년 9월 지금의 이름 ‘주식회사 카카오’로 재차 변경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서비스가 출시된 것은 2010년 3월(iOS)과 8월(안드로이드)인데, ㈜카카오가 한글 상표권 ‘카카오’를 처음 출원한 것은 2009년(통신서비스업)이었고 등록이 완료된 것은 2010년 10월이다.

한글 ‘카카오’가 들어가는 국내 최초의 상표권은 강○○씨가 1984년 2월 출원해 같은 해 12월 등록됐던 ‘카카오 CACAO’다. 그러나 이 상표권은 강씨가 1989년 5월에 말소등록(권리의 포기)을 하면서 소멸됐다.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글로벌 화장품 회사 인테르코스(INTERCOS S.p.A)가 1988년 11월 특허심판원에 이 상표권에 대해 등록취소 청구를 제기한지 6개월 뒤에 벌어진 일로, 소송은 상표권 소멸에 따라 본안심리 없이 1989년 7월 각하 처분됐다.

‘카카오 CACAO’는 그후 의자 브랜드 ‘시디즈’로 유명한 가구회사 퍼시스홀딩스(2007년 주식회사 시디즈와 주식회사 일룸으로 분할)가 2000년 7월 출원한 상표권이 2001년 등록된 적 있었지만, 해당 상표권 역시 2022년 5월 존속기간 만료로 소멸된 상태이다.

이밖에 롯데, 오리온 등 식품기업들을 중심으로 ‘카카오’가 들어가는 여러 상표권이 출원됐지만 회사 이름이 들어가지 않은 상표권들은 대부분 거절 처분됐다.

2016년 7월 2일 서울 서초구에서 문을 연 카카오프렌즈 플레그십 스토어 강남. 뉴시스
2016년 7월 2일 서울 서초구에서 문을 연 카카오프렌즈 플레그십 스토어 강남. 뉴시스

거절 처분된 출원 중에는 한때 광풍에 가까운 국민적 인기를 끌었던 카톡 연동 게임 ‘애니팡’의 개발사 위메이드가 출원한 ‘카카오팡’도 있다.

안드로이드용 애니팡이 출시된 것은 2012년 7월이었고, iOS용이 공개된 것이 같은해 9월이었는데, 위메이드는 그해 10월 ‘카카오팡’이라는 상표권을 출원했지만 2013년 10월 거절 결정을 받았다.

반면 대놓고 ‘카카오톡’이라는 이름을 내건 상표권이 ㈜카카오 외의 출원인으로 등록된 사례도 1건 있다. 카라멜콘, 초코비 등으로 유명한 일본 제과회사 토하토 제품을 국내 유통하는 ㈜초코사이버라는 중소기업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2011년 5월 출원해 2012년 7월 등록된 ‘카카오톡 CACAOTALK’ 상표권은 ‘카카오톡’이라는 이름의 과자류 상품이 유통된 흔적을 찾아볼 수 없고 존속만료예정일(2022.7.16)도 이미 지난 상태여서 곧 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2월 14일 노출되는 식품회사들이 탐낸 ‘카카오’, 1년치 이름값은 93억여원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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