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회사들이 탐낸 ‘카카오’, 1년치 이름값은 93억여원
식품회사들이 탐낸 ‘카카오’, 1년치 이름값은 93억여원
  • 김경탁 기자 (gimtak@the-pr.co.kr)
  • 승인 2023.02.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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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국가대표 대기업집단 상표권 심층 분석 (23)
CACAO와 NEIGHBOR를 넘어선 카카오와 네이버 ②

더피알타임스는 공시대상기업집단의 5월 공시에 나오는 계열회사간 상표권 거래 현황을 중심으로 각 기업집단의 경영 상황과 역사를 들여다보는 연속기획을 진행 중이다. 2월호에서는 오래된 맞수이자 동병상련의 상황에 자주 처하는 카카오와 네이버를 비교했다. 분량관계로 인터넷 기사는 4회에 걸쳐 송고된다. <편집자주>

더피알타임스=김경탁 기자

CACAO와 NEIGHBOR를 넘어선 카카오와 네이버①에서 이어집니다.

‘카카오’ 관련 상표권이 등록됐다가 특허심판원의 심결에 의해 취소된 사례는 2건이 있다.

우선 경기도 군포에 있는 초콜릿·쿠키 전문기업 코롬방제과가 2012년 11월 출원해 2013년 11월 등록된 카카오樂(카카오락)이라는 상표권이다.

이 상표권은 스페인의 F&B기업 카카오랏 S.L(Grupo CACAOLAT, S.L)에서 제기한 등록취소 청구심판에 의해 취소됐는데, 카카오樂 상표권은 2018년 8월 김□□씨가 다시 출원해 2020년 5월 등록까지 완료된 상태이다. 이 상표권의 존속기간만료일은 2030년 5월이다.

카카오가 아닐뻔 했다고?
카카오가 아닐뻔 했다고?

또 다른 김◇◇씨가 2015년 8월 출원해 2016년 1월 등록된 ‘카카오포스’라는 상표권에 대해 ㈜카카오 측이 2020년 11월 제기한 등록 취소소송의 결과로 취소 심결이 내려진 일도 있다.

한편 최초의 ‘카카오 CACAO’ 상표권을 갖고 있다가 권리를 포기한 강○○씨는 말소 등록(1989.5) 며칠 후에 영문 CACAO를 뺀 한글 상표권 ‘카카오’를 출원했지만 이 출원은 2년 뒤인 1991년 5월 최종 거절 처분됐다.

이 출원이 거절되지 않았다면 우리에게 익숙한 국민 메신저의 이름은 ‘카카오’가 아니었을 수 있다.

한글 ‘카카오’ 상표권에 대해서는 이밖에도 1987년과 1999년에 삼양식품, 애경산업이 각각 출원했다가 거절당한 것을 비롯해 여러 개인들이 다양한 상품분류에 대해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다가 거절당한 것이 확인된다.

2022년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의 ‘알파돔시티’ 6-1 블록에 문을 연 카카오의 두 번째 사옥 ‘아지트’ 전경. 이곳에는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벤처스, 카카오임팩트, 카카오헬스케어 등이 입주했다. 사진=카카오 제공
2022년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의 ‘알파돔시티’ 6-1 블록에 문을 연 카카오의 두 번째 사옥 ‘아지트’ 전경. 이곳에는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벤처스, 카카오임팩트, 카카오헬스케어 등이 입주했다. 사진=카카오 제공

‘카카오’ 1년치 이름값 93억6400만원

공시대상기업집단 카카오에서 상표권 사용료 수취회사인 ㈜카카오가 2021년 한 해 동안 계열사들로부터 받은 카카오 관련 상표권 사용료는 93억6400만원이다.

같은 기간 계열사들이 ㈜카카오에 지불한 상표권 사용료라고 공시된 81억8100만원과 11억8300만원 차이가 나는데, 이는 공시기준시점인 5월 1일 기준 계열사 명단에서 ㈜카카오커머스와 ㈜카카오엠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가 2018년 설립한 상거래 전문 자회사로, 2021년 9월 모회사인 ㈜카카오에 흡수합병되면서 ‘커머스사업부’로 격하됐다가 2022년 8월 사내독립기업(CIC)로 다시 분리된 상태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가 1월 27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2023 소상공인연합회 신년인사회에서 발언 하고 있다. 뉴시스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가 1월 27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2023 소상공인연합회 신년인사회에서 발언 하고 있다. 뉴시스

카카오커머스를 ㈜카카오에 땠다 붙였다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정도 변화는 카카오엠의 경우와 비교하면 매우 단순명료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카카오엠의 기원은 1978년 시사영어사(현 YBM)의 자회사로 출범한 서울음반이 1982년 법인화된 것에서 시작한다. 2005년 SK그룹에 인수돼 2008년 로엔엔터테인먼트로 이름을 바꾼 이 회사는 2009년 SK텔레콤의 음원 사이트 ‘멜론’ 운영권을 넘겨받았으며 2013년 사모펀드에 인수되면서 SK계열에서 제외됐다가 2016년 카카오 계열로 편입됐다.

카카오는 2018년 3월 이 회사 이름을 카카오엠으로 바꾸고, 두 달 뒤인 5월 ㈜카카오로 흡수합병(동년 9월 1일자)을 결정했는데, 합병 3주 전에 영상과 음악 콘텐츠 전담 자회사 이엔컴퍼니㈜를 설립한 후 이 회사 이름을 카카오엠 구 법인 소멸 이틀 후인 9월 3일 ‘카카오엠’으로 바꿔 운영하다가, 2021년 3월 카카오페이지(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다시 흡수합병시켰다.

합병 전까지 카카오엠은 케이윌·몬스타엑스·우주소녀 등의 소속사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 에이핑크·허각 등의 소속사인 플레이M, 아이유·피에스타 소속사였던 페이브엔터테인먼트, 멜로디데이 소속사였던 크레커 등 다수의 가수 기획사와 이병헌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 공유·공효진·남주혁 등의 소속사인 숲엔터테인먼트, 박서준·한지혜·김유정 등이 소속된 어썸이엔티 같은 다수의 배우 기획사들을 자회사로 뒀었다.

카카오 친구는 더 많다요

카카오그룹의 상표권 사용료 산정은 각 회사의 손익계산서상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와 내부매출을 뺀 금액에 사용료율 0.3%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손익계산서상 매출액-광고선전비-내부매출) × 0.3%

다만 카카오페이에 대해서는 지급결제대행 관련 서비스로부터 발생한 매출에는 손익계산서상 매출이 아닌 순매출액을 적용하고, 카카오엠의 경우는 광고선전비와 내부매출을 빼지 않은 손익계산서상 매출을 적용했다.

상표권 사용거래 현황 공시에서는 각 계열사들이 사용하는 대표상표권 항목에서 ‘카카오’라고 쓰고 그 뒤에 각기 다른 상표권 등록번호와 취급 상표권 개수를 기재하는데, 확인 결과 해당 번호들은 각 회사의 회사명이나 대표적 상표에 대한 것이었고 카카오 대표 CI의 상표권 번호는 공시하지 않았다.

2021년 한 해 동안 ㈜카카오에 가장 많은 상표권 사용료를 지불한 회사는 31억1400만원의 카카오뱅크, 두 번째는 20억1200만원의 카카오게임즈였고, 세 번째가 ㈜카카오에 흡수합병되기 전까지 8개월간 사용료 13억8300만원을 낸 카카오커머스였다.

이어서 카카오모빌리티(11억2200만원), 카카오엔터테인먼트(8억2500만원), 카카오브이엑스(3억1200만원), 카카오페이증권(1억9000만원), 카카오엠(1억2300만원), 카카오페이(1억300만원), 카카오엔터프라이즈(8500만원), 카카오스타일(7400만원), 카카오벤처스(2100만원), 카카오브레인(20만원), 카카오인베스트먼트(11만원), 카카오스페이스(6만원) 순이다.

제주 첨단과학기술단지에 위치한 카카오 구 본사 스페이스닷원(Space.1) 전경.
제주 첨단과학기술단지에 위치한 카카오 구 본사 스페이스닷원(Space.1) 전경.

무상거래현황에는 손해보험사 본 인가 준비를 위한 법인인 ㈜카코오페이보험준비법인이 한글 상표권 카카오페이(41-0319437)를 사용하지만 영위 사업의 특성상 브랜드 사용에 따른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유상거래 현황 주석에는 “(주)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는 독자적 브랜드(CI)를 사용하고 있어 상표권 거래 대상에 해당하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이 있다.

공시 주석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카카오’ CI 이외의 상표권도 포함해 계약을 체결하고 사용료를 지급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현재 특허청에는 ㈜카카오 소유의 ‘카카오’ 관련 상표권이 카카오톡, 카카오맵, 다음카카오 등을 포함해 총 294건 등록돼있다.

2월 15일 노출되는 ‘네이버’ 탐낸 사료·농약회사들의 도전과 실패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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