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탐낸 사료·농약회사들의 도전과 실패
‘네이버’ 탐낸 사료·농약회사들의 도전과 실패
  • 김경탁 기자 (gimtak@the-pr.co.kr)
  • 승인 2023.02.15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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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국가대표 대기업집단 상표권 심층 분석 (24)
CACAO와 NEIGHBOR를 넘어선 카카오와 네이버 ③

더피알타임스는 공시대상기업집단의 5월 공시에 나오는 계열회사간 상표권 거래 현황을 중심으로 각 기업집단의 경영 상황과 역사를 들여다보는 연속기획을 진행 중이다. 2월호에서는 오래된 맞수이자 동병상련의 상황에 자주 처하는 카카오와 네이버를 비교했다. 분량관계로 인터넷 기사는 4회에 걸쳐 송고된다. <편집자주>

먼저 읽을 기사들
CACAO와 NEIGHBOR를 넘어선 카카오와 네이버①
식품회사들이 탐낸 ‘카카오’, 1년치 이름값은 93억여원

2022년 5월 1일 기준 136개의 국내 계열사 중에 이름에 ‘카카오’가 들어간 회사는 상표권 사용료 수취회사인 ㈜카카오를 포함해 17개이다. 그중에 2022년 3월 설립된 ㈜카카오헬스케어는 상표권 사용거래 공시에 언급되지 않았다.

한편 특허청에 ㈜카카오 이름으로 등록돼있는 전체 상표권은 총 2439건인데, 그중 가장 오래된 것은 1990년 7월의 ‘(주)국제음반 KR KUKJE RECORDS. INC.’(40-0196282)이고, 가장 최근 것은 2023년 1월 18일의 ‘Friends Mart Rush’(40-1963422) 등 3건이다.

㈜카카오와 카카오 계열사들이 특허청에 출원해 등록절차를 밟고 있는 상표권은 총 476건으로, 그중 104건이 출원공고일자까지 받아놓은 상태다.

 

네이버 로고 변천사
네이버의 로고프로젝트 사이트에 있는 네이버 로고 변천사. 네이버 측은 “언뜻 보면 비슷한 것 같고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네이버 로고는 몇년 간격으로 지속적으로 변화해 왔다”며 “변화를 고민하고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 네이버의 생각이 로고에도 반영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를 탐낸 사료회사와 농약회사

현재 특허청에 네이버㈜의 이름으로 등록돼있는 상표권은 총 872건이다. 이중 가장 오래된 것은 1999년 10월에 출원해 2000년 7월 등록된 ‘NAVER.COM’이고 가장 최근 것은 2023년 1월 4일 등록된 ‘accentalk’다.

출원공고까지 받아놓은 20건을 포함해 아직 등록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네이버㈜의 미등록 출원 상표권은 187건인데, 가장 최근의 출원은 ㈜KBOP·두나무㈜·㈜라운드원스튜디오 등과 함께 2022년 7월에 4자 공동출원한 ‘크볼렉트’와 ‘KBOLLECT’ 상표권이다. 크볼렉트는 한국프로야구의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NFT 상품을 발행하는 플랫폼이다.

공동출원자 중에 KBOP는 (사)한국야구위원회(KBO) 산하의 통합마케팅 대행회사이고, 라운드원스튜디오는 스포츠컨텐츠 전문 개발사이다. 네이버와 두나무, 라운드원스튜디오는 ‘두나무컨소시엄’이라는 이름으로 2022년 3월 KBO의 NFT 디지털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고 그해 7월 본계약까지 따낸 바 있다.

크볼렉트:네이버스포츠 사이트 캡쳐
'크볼렉트 : 네이버스포츠' 사이트 캡쳐

네이버그룹의 유일한 상장회사이자 공시대표회사인 ‘네이버 주식회사’의 설립일은 1999년 6월 2일인데, 네이버㈜가 특허청에 한글 상표권 ‘네이버’의 등록에 처음 성공한 것은 2004년 1월 29일(2002년 5월 30일 출원)으로 4년 8개월의 차이가 있다.

이에 앞서 1997년 12월 네이버의 모태인 삼성SDS는 NAVER에서 V를 강조한 로고를 중심으로 하는 ‘한글정보검색엔진 네이버 NAVER’라는 상표권 6건을 출원했다. 6건 모두 1998년 10월 출원공고가 나왔지만 4건은 등록료 미납으로 ‘포기’ 처리됐고 2건만 1999년 1월 등록을 완료했다.

한글 상표 ‘네이버’는 네이버㈜가 첫 등록에 성공한 것과 비슷한 시기인 2004년 2월 다른 회사에서 등록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1969년 설립된 축·수산 전문기업 ‘주식회사 우성’(현 우성사료)이 2002년 12월 출원한 것으로, 이 상표권은 2007년 네이버 측(원고 NHN)에서 제기한 상표등록 취소심판이 특허심판원에서 받아들여져서 2008년 2월 등록 취소됐다.

당시 네이버 측은 등록권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이 사건 심판청구일 전까지 연속 3년 이상 국내에서 상표권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취소 사유로 제기했고, 피청구인 측은 법원이 지정한 제출기일까지 답변서를 내지 않았다.

네이버 분당사옥 전경. 뉴시스
경기 성남시 분당에 있는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 뉴시스

이보다 앞서 1991년 금양물산이라는 중소기업이 출원헀던 ‘네이버 NEIGHBOR’ 상표권이 1992년 등록됐다가 2003년 존속기간 만료로 말소된 바 있다.

2000년 3월에는 양○○씨가 다른 상품분류로 유사 상표권 5건을 출원해서 4건은 2001년 2~5월 출원공고까지 받아놓고 등록료를 내지 않아 포기처리된 일이 있었다. 양씨가 출원한 5건중 유일하게 출원공고도 못받고 거절 처분된 출원은 광고업 관련이었다.

또한 2002년에 ㈜네이버여행사라는 네이버㈜와 무관한 중소기업이 출원한 ‘NAVER TOUR’ 상표권이 2004년 1월 등록까지 됐다가 그해 5월 네이버 측(원고 NHN)이 제기한 무효소송에 의해 2005년 10월 무효처리되는 일도 있었다.

한참 시간이 흐르고, 네이버가 완전히 자리를 잡는 것을 넘어 국내 최대 IT기업의 위상을 갖게 된 후에도 ‘네이버’를 키워드로 사용하는 다양한 상표권(예 : 청정네이버, 네이버푸드, 네이버좋은방구하기, 네이버로스팅 등)이 여러 개인에 의해 출원됐지만 대부분 거절 처분됐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2019년 10월 경북 칠곡의 한 홍삼제품 제조 중소기업이 ‘네이버홍삼’을 출원한 것이고, 이보다 한 달 앞선 2019년 9월에는 경기도 안성의 한 살충제·농약 제조 중소기업이 한글상표권 ‘네이버’를 출원했다. 두 출원 상표권은 2020년 11월 거절 처분을 받았다.

노..농약회사요?
노..농약회사요?

이 살충제·농약회사는 2017년 8월부터 2020년 4월까지 3년이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총 86건의 상표권을 출원, 그중 46건이 실제 등록으로 이어졌는데, 46건 중에는 해킹, 파킹, 충견, 팀플, 식스팩 등의 대중적인 단어들도 포함돼있다.

한편 네이버가 등록했던 상표권이 특허심판에 의해 무효 처분된 사례도 7건(블링크, BLINK, 무한도전3in1, NEXT 등)이나 되는데, 그중에는 네이버의 어린이포털사이트인 주니어네이버의 약칭인 ‘쥬니버’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IT·컴퓨터네크워크 전문 다국적 기업 주니퍼네트웍스(Juniper Networks Inc)는 2004년 12월 ‘JUNIPER NETWORKS’를 국내에 출원했다가 네이버의 ‘쥬니버’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최종 거절 처분을 받자 2007년 6월 상표등록 취소심판을 제기했다.

특허심판원이 2008년 9월 이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해당 상표권은 무효 처리됐다.

다만 등록무효가 된 ‘쥬니버’ 상표권은 과학, 연구,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에 적용되는 상품분류인 09류에 해당되는 것 1건으로, 네이버는 이 외에도 ‘쥬니버 JUNIVER’와 ‘쥬니버 토키’를 포함해 총 12개의 ‘쥬니버’와 ‘쥬니버’ 관련 및 1건의 ‘주니버’ 상표권을 여전히 보유중이다.

주니퍼네트웍스는 09류에 해당되는 ‘JUNIPER NETWORKS’ 상표권을 2008년 9월 다시 출원해 2009년 11월 등록하는데 성공했지만, 2010년 3월에 출원한 ‘JUNIPER’ 상표권의 09류 등 4개 상품 분류에 걸친 출원은 2011년 8월 거절당했다.

2월 16일 노출되는 네이버, 2021년부터 상표권 공시…한해 이름값 106억원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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