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타임스=최소원 기자

'진로'에 취하다, 세월에 취하다

빈티지 느낌이 나는 어둑한 원목 인테리어를 배경으로 맑은 눈의 두꺼비 한 마리가 소주잔을 든 채 앉아있다. 느와르에서 나올 법한 음악이 흐르고, 카메라와 눈을 맞춘 그가 말한다. "두껍, 두껍 두껍".

"저를 이즈백이라고 부르시던데, 사실 맞습니다. 내년이 바로 저의 100번째 생일이거든요."

1924년, 세상에 처음 공개된 진로가 내년에 100주년을 맞는다. 하이트진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2월 13일부터 광고 캠페인 '진로이즈100년'을 온에어했다. 

한 주간 2382회를 집행해 GRP 405.99를 달성, 이번 주 차트 15위에 이름 올렸다.

레트로 열풍을 타고 2019년 다시 출시된 진로는 브랜드 해리티지를 표현한 '소주의 원조, 진로'와 '진로이즈백'이라는 마케팅 구호를 내세웠다. 이번 광고 CF는 많은 소비자가 진로를 '진로이즈백' 또는 '이즈백'으로 부른다는 점에 착안해 진정한 '이즈백(100)'으로 거듭날 진로의 정통성을 강조했다.

브랜드 역사를 자랑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2019년 진로 광고와 유사한 분위기로 시작한 광고는 '진로 이즈 100th'라는 자막으로 전환된 후 분위기를 바꾼다. 빈티지한 인테리어와 시각 효과, 무겁고 중후한 내레이션과 배경 음악 대신 화려한 조명과 신나는 음악이 흐른다. '소주의 원조, 진로'를 외치는 목소리도 경쾌하다.

그 경쾌함에 맞춰 두꺼비도 가볍게 변한다. 99년간 술독에 앉아있어서인지(?) 소파에 몸이 끼인 채 인사하던 뚜거비의 몸이 갑자기 홀쭉해지는 것이다. 진로가 올해 선보인 제로슈거 버전을 유쾌하게 표현했다.

Park 깨는 판타stick한 '컨디션 스틱'

술에 따라오는 지독한 친구, 숙취. 엔데믹 이후 대면 만남이 잦아지고 술자리도 늘어나자 숙취해소 시장은 새로운 모델을 기용하거나 신제품을 선보이는 등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1993년 국내 최초로 숙취해소제를 선보인 컨디션도 전소미 대신 박재범을 새로운 모델로 내세웠다. HK이노엔(HK inno.N)은 6일 컨디션 공식 유튜브 채널에 박재범의 인터뷰 영상을 선공개하며 MZ세대 소비자 공략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2월 15일 공개된 박재범의 신규 CF '젤로 판타스틱한 상태'는 중독성 있는 리듬과 '젤로 확 깨는 상태'라는 반복적인 가삿말로 컨디션 스틱 제품을 알리고 있다. 박재범과 프로듀서 우기(WOOGIE)가 직접 작·편곡하고 박재범이 부른 음악에 맞춰, 박재범이 결성한 댄스팀 MVP에서 안무를 개발했다.

녹색 틀의 창호가 열리면 초록색 야구 점퍼를 입은 박재범이 서 있다. 함께 흘러나오는 박재범의 목소리는 'Jay Park'이라는 이름에 이어 'Jello Park'이라는 문구를 말한다.

모델의 이름을 'Jello Park'이라는 제품 특성을 표현한 문구로 대구시키며 음율을 만들고 재미를 줬다. 또 '젤로 확 깨는 상태'를 반복하고 중간마다 '물 없이', '맛있게' 등의 외침을 삽입해 쉽고 직관적인 CM송을 만들었다.

자칫하면 촌스럽고 재미없을 수 있는 흐름을 박재범이라는 모델, 트렌디한 멜로디의 음악, 끊임없이 변화하는 컷, MVP와 홀리뱅으로 꾸민 안무 구간 등으로 세련되게 표현했다.

눈여겨 볼 만한 점은 그들이 있는 '공간'이다. 한국적인 문양이나 소품으로 전통성을 가미했지만 예스럽거나 지루하지 않다. 트렌디함을 지키면서도 전통성을 부각해, 숙취해소제의 '원조'라는 느낌을 냈다.

한 주간 924회 집행, 313.25GRP를 기록해 차트 26위에 올랐다.

최소원글로 세상에 말 거는 사람. 읽고, 생각하고, 쓰기.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