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기업 PR에 미치는 영향은?
챗GPT가 기업 PR에 미치는 영향은?
  • 김영순 기자 (ys.kim@the-pr.co.kr)
  • 승인 2023.03.03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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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의 공존’은 피하지 못할 미래…어떤 도구여야 할지 숙고 필요

더피알타임스=김영순 기자

대화형 AI 챗GPT가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몰고 있다는 사실은 새삼스럽지도 않은 얘기다. 혁신적인 기술로서의 챗GPT는 수많은 가능성의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다.

간단한 질문에도 다양한 정보를 고려한 구체적 대답을 내놓는 챗GPT가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악명을 떨치는 분야는 다름 아닌 학생들의 학교 과제 해결 및 시험 부정행위다. 이 현상은 구글이 처음 나왔을 때 벌어졌던 검색 결과 베껴 쓰기 부작용을 그대로 따라가는 모습이다.

그러나 챗GPT는 구글의 검색 결과 수준을 넘어서 논문을 만들고 코딩을 짜는 수준으로 훨씬 더 고도화되었다. 각 기관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가공해 기사 형식으로 바꾸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노래, 가사, 시, 소설, 연설문, 논문, 그림, 보도자료 작성 등 결과물을 내놓는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챗GPT로 인해 구글에 위기가 닥쳤으며 수많은 사람들의 직업이 사라질 수 있다는 문제 제기가 나오기도 한다.

양날의 칼이 된 챗GPT

다행스럽게도(?) 챗GPT는 공개 이후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면서 실직을 걱정하는 이들의 근심을 덜어주는 중이다. 이 문제들의 근원에는 시스템 구동 방식에서 비롯되는 면이 있다.

챗GPT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용하고 판단하여 대답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시간을 들여 방대한 정보 데이터를 축적한 후 그 데이터 안에서 확률적 기준으로 최선의 대답을 내놓는 방식이다. 즉 인간처럼 스스로 추론이나 담론 전개를 할 수 없으며, 가치 판단의 기준이 통계적 수치에 맞춰지기 때문에 잘못된 답을 내놓기도 한다. 때론 잘못된 답 수준을 넘어서 틀린 답을 맞다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현재의 챗GPT가 잘못된 정보를 내놓는 이유 중 하나는 챗GPT가 다루는 정보의 시점이 2021년 10월 이전으로 제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시의성이 지난 정보에 근거하여 답을 제공하려다 보니 발생하는 문제인데, 팩트체크 과정 없이 정보의 오류를 아는 입장에서는 AI가 뻔뻔한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이는 계속해서 지금의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PR 관점에서 보면 더욱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그래서 챗GPT에게 트렌드에 관해 묻고 그 답을 맹신하는 것은 실패한 PR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챗GPT는 언어를 분석하고 질문에 맞는 답변을 서술형으로 작성하는 기능이다. 때문에 언론홍보, 소셜미디어 측정, 저널리즘, 광고업, 보고서·기획서 등 문서 작성업 등의 미디어業을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의 한 대형서점에서 인공지능 챗GPT가 쓴 자기계발서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이 진열되어 있다. 이 책은 챗 GPT가 집필, 교정, 교열을, 번역은 AI 파파고. 인간은 기획, 인쇄, 출판을 담당했다. 사진=뉴시스
서울의 한 대형서점에서 인공지능 챗GPT가 쓴 자기계발서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이 진열되어 있다.
이 책은 챗 GPT가 집필, 교정, 교열을, 번역은 AI 파파고. 인간은 기획, 인쇄, 출판을 담당했다. 사진=뉴시스

챗GPT와 공존하는 미래

물론 그러한 문제들을 고려하면서 챗GPT를 운용한다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예를 들어 한국어 데이터베이스가 지금보다 더 쌓인 챗GPT에게 양자역학을 다룬 신간 홍보를 맡길 모델 후보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한다 치자. 우선 보고서에 인용할 수준의 적합한 이유와 함께 10명을 추천해 달라고 하고, 그다음 단계로 그중에서 부적절한 실수나 범죄 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은 빼라고 하는 등의 소거법적인 요구를 하면 그 기준에 따라 차차 정리된 후보군이 나올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결정적인 문제가 생긴다. 그 후보군이 2021년 10월 이후에 저지른 범죄 행위에 대해선 챗GPT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결국, 추려진 후보군이 2021년 10월 이후에 저질렀을지 모를 문제에 대한 추가 정보는 우리가 직접 검색 엔진을 두드려서 찾아내야 한다. 즉 챗GPT는 기반이 되는 정보를 쌓아주는 역할을 하고 그 마무리와 가치적 보완은 인간이 해야 한다. 이 사례는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챗GPT가 할 수 있는 일과 인간이 해야 할 일에 대한 역할론을 알려준다.

 사진=뉴시스

 챗GPT를 바라보는 PR적 시선

PR 업계에서 챗GPT를 바라보는 시선은 우려보다는 도구로서 활용의 가치가 있다는 시각이 크다. 박재항 G_BAT 대표는 챗GPT의 의의를 대화식으로 아이디어를 다듬고 기존 자료를 보다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챗GPT 관련 인공지능을 크리에이티브에 활용한 광고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웹사이트나 SNS 사용자에 맞춤형 광고를 바로바로 대응하여 만들어내는 게 사람이 할 수가 없었거든요. 챗지피티는 인공지능 이용을 기술자가 아닌 누구나 할 수 있게 자연어로 대화하며, 대화 형태로 아이디어를 다듬고, 기존 자료를 보다 정리된 형태로 보인다는 데 광고 부문에서 의의와 쓰임새가 있다고 봅니다.”

박 대표는 그럼으로써 광고 카피와 그래픽 이미지 디자인 등에 독창성이나 크리에이티브 능력의 전체 수준을 올리는 자극제로 쓰일 거라고 설명한다.

김기훈 PR기업협회 회장 또한 세일즈 증대, 기업 평판 강화 전략 등을 수립할 때 타게팅, 이슈 파악, 전략 수립, 효과 측정 등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PR 과정에서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표명했다.

챗GPT의 대성공으로 인해 구글, MS 등 경쟁사들에서는 그와 비슷한 AI들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AI들과 PR의 공존 또한 피하지 못할 미래인 바, 성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와 어떤 도구여야 할지 숙고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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